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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31

드림파크 CC 오랜만에 볼을 치자고 잡은 날에 황사특보가 내렸다. 여름 같은 5월에 마스크까지 하고 볼을 치는데 생각 외로 최고 기록을 세웠다. 여직 미처 모르고 살았지만 황사에 내성이 생겼는지 아니면 본래 그랬는지 내심 의아했다. 대기는 탁했으나 휴대폰 사진기는 진실을 보여주지 못한다. 푸른 하늘 아래 연초록 풍경은 싱싱하기만 하다. 포대 그린을 향해 볼을 몰고 올라가는 사람들. 전날 제초작업을 했다더니 5월의 꽃향기에 짙은 풀냄새까지 코끝을 자극한다. 황사 빼고는 모든 게 완벽한 풍경이었다. 5월이지만 날씨는 여름이다. 몇 홀 지나지 않았는데 등짝이 벌써 흠뻑 젖은 이프로 청라국제도시를 배경으로 한 골프장의 5월. 드림파크는 드림과 파크로 코스를 나누는데 파크가 길이도 길고 풍경도 좋다. 싱그런 5월 골프장 풍경... 2023. 5. 23.
봄맞이 골프 지난 2월 북풍한설 휘몰아치던 페어웨이가 두 달 사이에 완전 딴 세상이 되었다. 코스를 돌며 내내 보이는 청라지구는 볼때마다 건물이 늘어난다. 저곳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지가 10년이 한참 지났을텐데 아직도 개발중이다. 올해 US여자오픈해외 예선전이 한국, 일본, 영국 3곳에서 치러진다는데 한국에서는 내일 여기서 한단다. 골프장 여기저기를 깨끗하게 다듬어 놓았다. 경기장이 좋아지는 것은 반길 일이나 다음 달부터 그리피를 한방에 50% 넘게 확 올린단다. 가까운 곳에서 낮은 가격에 즐기던 재미를 이제 더 이상 못 느끼게 생겼다. 아무려나 초록과 연두색이 앙상블을 이루는 이 좋은 곳에서 볼은 제멋대로 날아간다. 이렇게 마음과 볼이 따로 노는 경우도 정말 오랜만이다. 코로나의 공포도 희미해진 데다가 아름다운 .. 2022. 4. 22.
한겨울 라운딩 겨울에 볼 치는 사람들 보고 정신 나갔다고 흉보던 사람이 그만 그 짓을 하고 말았다. 드림파크에 쌓아논 포인트를 잘못 배팅하는 바람에 덜컥 예약이 되고 말았으니 하는 수없이 겨울바람 부는 벌판을 헤매어야만 했다. 아무려나 잔설 보이는 꽝 얼어붙은 골프장을 돌아다니다 보니 잠시나마 몸과 맘이 살아나는 느낌이 든다. 심지어 벚나무가 줄지어 선 운치 있는 길을 마주할 때는 따뜻한 봄날이 어른거리기까지 했다. 청라지구가 보이는 드림파크에서 가장 짧은 파3 홀. 이곳에서는 탑볼 맞은 공이 얼어붙은 페어웨이를 데굴데굴 굴러서 온 그린 될 뻔도 했다. 청라지구와 정서진이 바로 앞으로 보이는 파크코스 13번 홀. 오른쪽에서 불어오는 북서풍에 겨울임에도 매립지의 향 ?이 솔솔 풍긴다. 시원하게 펼쳐진 페아웨이에는 겨울 .. 2022. 2. 8.
가을 골프 오랜만에 볼을 쳤다. 요즘 친구들을 만나면 서로 어디가 아프다는 소리만 한다. 아픈 곳도 정말 가지가지인데 이번에는 한 친구가 개한테 물렸다고 붕대까지 감고 나타나는 바람에 깜짝 놀랐다. 골프가 가을운동이라 부르는 건 뭔가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어서다. 움직임이 그렇고 대화도 그렇고 가는 세월 뭐 그런 것들이 여러가지로 골프와 궁합이 맞는다. 오늘은 날씨까지 받쳐주는데 선크림은 뭐 하러 발랐나 싶을 정도로 종일 흐렸다. 심지어는 빗방울이 투덕 투덕 떨어지다 말다 하기도 했다. 우리 집은 물론 친구들 집에서도 삼십여분도 안 되는 거리에 있는 이곳은 18홀 내내 '계양산'이 보인다. 따지고 보니 저 산 주변을 뱅뱅 돌며 평생을 살았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청라지구 고층 아파트가 보이는 풍경. 나 어릴 적엔 .. 2021. 9. 28.
하짓날 골프 일 년 중 낮이 제일 길다는 하짓날 뜨거운 열기 아래서 볼을 쳤다. 더웠지만 그늘에서는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아무려나 골프란 운동은 할수록 그 속을 모르겠다. 이젠 뭔가 볼 치는 이치를 좀 알겠구나 싶다가도 어느 순간 초보처럼 엉망이 된다. 오늘이 바로 그런 날이라 볼을 열 개나 잃어버렸다. 뱀 나올 정도로 우거진 잡초 탓도 했지만 모두 다 무너진 내 스윙 때문이다. 요즘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볼을 제대로 맞힐 수 있는지 기본을 모르겠다. 이런 중상은 언제부터인가 점차적으로 진행되었는데 이젠 완전히 바닥을 친 느낌이다. 따라서 오늘은 넷 중에서 꼴찌를 하고 말았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지만 나름 오랜만에 콧바람을 쐬는 걸로 보충해 보니 그래도 조금은 남는 장사였다. 2021. 6. 22.
봄날 골프 골프장 필드에서 동물은 몇 번 봤지만 개를 보기는 처음이다. 인근 재개발 지역에서 방출?된 분들이라고 하는데 절대 잡히지 않고 저렇게 지낸단다. 운동하는 사람들이나 캐디들이 잘 돌 봐주어 그런지 나름 괜찮은 표정들이다. 계양의 진산 ‘계양산’을 마주한 하염없이 넓은 홀. 이런 곳에서는 볼은 어김없이 왼쪽 아니면 오른쪽 숲으로 날아간다. 이곳 파3는 모두 길어서 보통 150m를 넘나든다. 4월 하순이지만 녹음이 우거져 볼이 페어웨이를 벗어낫다 하면 찾을 수가 없다. 오랜만에 처서 그런지 볼을 다섯 개나 잃어버렸다. 그래도 즐거운 건 오랜 골프 친구들이 있어서다. 요즘은 골프장에서 우리보다 연장자들은 보기 힘들다. 우리가 늙은 건지 아니면 세상이 늙은 건지. 2021. 5. 2.
코로나 19 속 라운딩 오랜만에 찾은 드림파크 골프장. 마스크를 써야만 들어갈 수 있다는데 어째 예전보다 사람들이 더 많다. 언제 봐도 시원한 이런 풍경들이 '코로나19'로 인한 갑갑증이 사람들을 꼬드기고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마스크를 썼는데도 불구하고 '코로나19'의 공포는 넓디넓은 이곳에서도 사람들 사이를 멀게 만든다. 어쩔 수 없이 모일 때도 있지만 어딘지 모르게 자꾸 등지고 싶은 건 인간이기 전 동물적 본성의 발로인지. 아무려나, 아카시아 꽃 하얀 신록의 오월은 찬란한데 전염병의 공포는 18홀을 도는 내내 우리 주변을 맴돌았다. 아, 코로나, 징하다. 2020. 5. 26.
가을 골프 골프는 가을에 그 맛이 제대로 난다. 풍경이나 즐기는 사람들이나 다 저물어 가는 것이라는 동질감 때문인 것 같은데. 아무튼, 그런 눈을 갖고 걷다 보면 풍경이 모두 예사롭지 않다. 따라서 가을엔 대충 볼을 치게 되고 볼은 별 탈 없이 목표지점에 안착한다. 풍경에 취해 별 생각 없이 때리는 까닭이다. 가을정취를 만끽하며 신나게 채를 휘두르다가 높이가 한 뼘 정도인 미니 코스모스를 봤다. 코스모란 대저 늘 한들한들거리는 줄로만 알았는데 '미니코스모스' 라니 예전엔 상상도 못한 일이다. 그리고 보니 내겐 골프도 그렇다. 소시 적엔 저런 게 뭔 운동이냐고 흉까지 보던 걸 이젠 이런 재미가 없으면 뭔 재미로 사냐고 한다. 안 찍어도 될 사진을 괜히 아니 일부러 한 방씩 찍는다. 나도 이젠 추억으로 살 때가 된 거다. 2019. 10. 10.
비 온 다음날 골프 지난달 골프 약속 한 날에 하필 비가 내려 허탕을 쳤는데 이번엔 딱 비 온 다음 날 쾌청한 하늘 아래서 볼을 쳤다. 제 차례도 안 왔는데 서로들 티박스에 올라가 골프채를 휘두르는 것은 완전 날씨 탓으로 나도 공연히 맘이 들떠 하늘을 향해서 렌즈를 겨누기도 했다. 이상하게도 나이가 들수록 날씨만 좋으면 세상이 그냥 다 좋다. 평소에는 거의 막판에 찍는 단체사진도 시작 전에 한 방 찍었다. 보기엔 그래도 네 사람 살아온 세월을 더하면 자그마치 250년도 넘는다. 드림파크cc는 드림코스와 파크코스 36홀로 이루어졌다. 그 중 경관이 좀 난 곳이 이곳 드림코스로 이곳은 파 3 홀 중 제일 멋진 홀. 엄청나게 큰 벙커가 그린 바로 앞에서 입을 크게 벌리고 있다. 그리고 드림파크 통틀어 가장 멋진 파 4 홀. 티박.. 2019. 6. 12.
캘거리 워터밸리 골프장 지난번에 간 골프장이 맘에 안 들어서 이번에는 좀 더 먼 곳을 찾아갔다. 시내를 벗어나 북서쪽으로 가는 길은 허허 벌판이 계속된다. 나중에는 일명 기름 캐는 ‘메뚜기’가 보이기도 하는데 그리고 보니 캐나다는 샌드오일로 이름난 산유국이 아닌가. 고원지대에 자리한 캘거리에서는 낮은 지대는 무조건 ‘벨리’라는 이름을 붙인 모양이다. 이곳은 물이 많아 그랬을까 ‘워터 밸리’라는 이름을 붙인 골프장인데 4월 말인 지금 개장한지 일주일 밖에 안 되었단다. 연습장이 얼마나 훌륭한지 연습장으로만 쓰기에 아까울 정도로 나처럼 실력 없는 사람들은 일찍 와서 연습 볼이나 맘껏 쳐봐도 좋을 듯하다. 물론 코스도 하나같이 일품인데 페어웨이를 둘러싼 나무들이 울창해서 오비 전문 백돌이에게는 더없이 좋은 환경이다. 거기다 홀마다 .. 2019. 5. 10.
캘거리 레이크사이드 골프장 오랜만에 캘거리에서 볼을 쳤다. 4월 말 평일 오전 개장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골프장은 한산하기 그지없다. 작년까지는 레인지에서 연습 볼을 그냥 쳤다는데 올해는 유료란다. 공짜 손님이 많아서라는데 요즘 세상은 어디서나 다 거시기 하다. 캘거리에서 서북쪽으로 30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자리한 '레이크 비치' 골프장. 이름대로 '레이크'가 있긴 한데 골프장은 그 호수와는 전혀 상관없이 마을 한가운데 자리했다. 그리고는 미안해서 그랬을까 해저드는 얼마나 많은지 거의 홀마다 있는 듯싶었다. 아무려나 땅 넓다는 캐나다지만 사람 살만한 곳은 많지 않은 탓이려니 생각하면서 코리아 보다는 한결 좋은 점수를 기록했다. 허나 골프장 주변 집들이 페어웨이와 얼마나 가까이 붙어 있는지 볼을 치는 내내 갑갑한 맘을 떨쳐낼 수.. 2019. 5. 6.
11월 라운딩 근 2년 만에 찾은 ‘한탄강 CC’ 미세먼지 나쁨이라는 아침뉴스는 뭔 뉴스인지 깨끗한 가을 풍경이 골프장에 그득하다. 이곳에서 라운딩은 볼치는 재미도 재미지만 풍경이 아름다워 나름 소풍 나온 재미도 즐긴다. 매 홀 지는 해를 마주하고 볼을 치다가 드디어 맞이한 해를 등진 홀. 인생 말년에 바라보는 지나온 시절이 바로 이거구나 했다. 편안하고 싱싱하고 결국에는 아름답다. 그러니까 젊은이들이 세상을 바라보면 이렇게 보이는 거다. 부연 것이 도대체 뭐가 뭔지 분명한 것이 없다. 방황할 수밖에. 아무튼, 한 시 반에 티업 했는데 후반 두 홀은 결국 라이트 아래서 볼을 쳤다. 그 새 더 늙었을까 어두워지니 예전과 다르게 볼이 잘 안 보인다. 파3에서 버디를 하나 얻어 위안을 삼은 올 마지막 라운딩이다. 2018. 11. 13.
폭염주의보 속 라운딩 월초 장마 때 날 잡았던 라운딩을 결국 폭염 속에서 치렀다. 오후 12시 반 쯤 된 시각에 찍은 이천 실크밸리의 한산한 로비 풍경. 실크벨리 로비는 놓인 소파가 작은 것 달랑 두 개 밖에 없는 협소한 곳이지만 그곳에서 바라다 보이는 풍경은 어디 전망대 수준이다. 가트가 왔는데 캐디백 두 개가 안 보여 잠시 당황했다. 누군지 시작도 안 한 가방들을 라운딩 끝나고 나가는 곳에 갖다 놓았단다. 푹푹 찌는 무더위에 일하는 분들도 더위를 먹었나 보다. 아무려나 오늘따라 볼도 참 지독히도 안 맞는다. 치는 볼마다 오 미터 가량 짧거나 아니면 벙커로만 들어간다. 사진 속은 마냥 평화로운 풍경이지만 실제 기온은 거의 섭씨 34도. 그래도 카트에 올라앉으면 달리는 속도에 꽤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이곳 헤저드에서는 오.. 2018. 7. 18.
폭염 속 버디 모처럼 집에서 멀리 라운딩을 나간 날. 제주도의 장마가 밀어올린 습기로 날씨가 푹푹 찌는 바람에 오랜만에 모인 중원 맴버들의 기록은 대단히 저조하였으나 재수좋게 잘 맞은 티샷에다 냅다 지른 세컨 샷이 덜컥 그린에 올라가고 이어 엉겹결에 때린 롱 퍼팅이 홀로 쏙 들어가는 바람.. 2018. 6. 26.
수도권 매립지, '드림파크CC' ‘드림파크 CC’는 수도권 쓰레기 매립한 곳에다 만든 골프장이다. 그래서 그런지 클럽하우스가 사뭇 비장해 보인다. 내부도 그렇다. 일반 클럽하우스보다 작고 수수하다. 쉼터엔 자판기만 있고 아예 사람이 없다. 그러나 잔디나 페어웨이 크기는 웬만한 일반 골프장보다 길고 넓고 깨끗하다. ‘드림파크CC’는 지난 1992년 부터 2000년 까지 9년간 수도권 2000만시민이 버린 쓰레기 위에다 세운 골프장이다. 쓰레기를 매립 종료한 부지는 법적으로 20년간 사후관리를 해야 한단다. 이곳에선 인천의 진산 계양산이 정면으로 보이는 홀이 많다. 처음 와 본 곳이지만 이것저것 눈에 들어오는 시설이나 환경이 매우 알뜰살뜰하다. 후반 홀을 기다리는 가트의 행렬로도 짐작할 수 있는데 여기서 거의 삼십 여분 넘게 기다렸다. 그.. 2018. 6.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