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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알혼섬, 후지르 마을

by 조인스 자전거 2015. 8. 6.

'후지르'(Khuzhir) 마을을 떠나는 날 이른 아침 호텔에서 가까운 마을을 굽어보는 언덕에 올랐다.

아침 여섯 시경인데 해는 벌써 높이 떠올랐다.

 

 

 

 

멀리 우리가 이틀 묵은 ‘오스트로그’ 호텔이 보이고 왼쪽으로 마을이 펼쳐진다.

마을은 ‘바이칼’ 호수와 낮은 구릉을 하나 두고 나뉘어있다.

 

 

 

 

마을 서북쪽으로는 ‘알혼’ 섬의 랜드마크 ‘불한 바위(Burkhan)’가 있다.

‘알혼’ 섬을 샤마니즘의 성소라 부르는데 그 중심이 저 바위다.

 

 

 

 

좀 더 가까이 다가가 찍은 풍경. 바람 한 점 없는 고요함이 호수 표면을 거울로 만들었다.

‘불한’ 바위 가운데 있는 동굴이 신비함을 더해준다.

 

 

 

 

이른 아침인데도 그림 그리는 사람들이 언덕에 자리를 잡았다. 성소에서 나오는 기를 담기 위해 새벽부터 그리는가 싶다.

 

 

 

 

얼마나 열중했는지 사람이 지나가도 카메라를 겨눠도 도대체 아는 척을 안 한다.

셔터를 저음으로 하고 나도 기를 담는 기분으로 신중하게 셔터를 눌렀다.

 

 

 

 

물가로 향하는 가파른 언덕길에 '두메자운'이 활짝 폈다.

이번에는 암벽 타는 기분으로 기우뚱 절벽에 기대 셔터를 눌렀다.

 

 

 

 

바이칼의 새벽이 사진에 고스란히 담겼다. 7월 샤머니즘의 고향은 풍요롭고 고요했다.

 

 

 

 

산책길이 도무지 끝이 안 보여 도중에 발길을 돌렸다. 마을은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않았다.

 

 

 

 

호숫가를 벗어나 마을 안길로 들어갔다.

언덕에는 아직도 그 이름을 모르겠는 키 작은 야생화들이 만개했다.

 

 

 

 

샤머니즘의 성소에도 교회는 있다. 교회는 작은데 울타리를 물샐틈없이 잘 둘렀다.

뭔가 무서운 게 있나 보다.

 

 

 

 

'알혼' 섬에는 현재 5개의 마을에 약 1,500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는데 이곳 면소재지인 ‘후지르’에만 1,2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단다. 주민은 대개가 원주민인 ‘부리야트’(Buryats)족이다.

 

 

 

 

마을 주민 대부분은 어업 농업 목축업에 종사한다는데 최근에는 관광객이 밀려들어오면서

여기저기 민박 업이 성업 중이다.

 

 

 

 

아침 근 한 시간을 마을길을 쏘다니는데 만난 사람은 딱 한 분 꽤나 게으른 후지르 마을이로다.

 

 

 

 

딴 세상 같은 후지르 마을의 고즈넉함.

 

 

 

 

나무를 잇대어 만든 생선가공공장 벽이 거의 작품수준이다.

그 푸짐한 풍경에 걸음을 멈추고 한참을 쉬었다. 그리고 보니 알혼섬의 이틀은 모두 쉼이었다.

 

 

 

 

2박 3일 ‘알혼’ 섬을 구경하고 ‘이르쿠츠크’로 향하며 뒤돌아 본 바이칼 쪽 풍경.

신기하게도 고향을 뒤로하고 잠시 어디 다니러 나가는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