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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요르단, 카락 성채

by 조인스 자전거 2012. 5. 15.

요르단 남부에 있는 '알 카라크'[al-Karak] 성채 입구.

이 성은 삼면이 높은 절벽으로 되어 있는 천혜의 지형위에 건설된 성으로

마을과 연결된 유일한 이곳은 높은 성벽과 해자로 막혀있어

앞에 보이는 도개교를 내려야만 성으로 들어갈 수 있는 난공불락의 성채이다.

 

 

 

 

성으로 들어가는 도개교에서 내려다본 북쪽 절벽.

이 요새는 구약시대 왕국 '모압'의 중심도시였으며

십자군 전쟁당시 악독하기로 이름난 십자군 기사 '레날드 드 샤티용'이 이곳을 본부로 삼아

강도질과 부도덕한 짓을 많이 저질러 유명해진 곳이다.

 

 

 

 

성채는 고대 왕국의 성을 십자군들이 요새화 한 것으로

예루살렘 공국을 세운 '발드윈 1세'가 카락을 점령하고 지중해로 진출하는 아랍 국가들의 세력을 막기 위해

5년간의 공사 끝에 1132년 완성했다고 한다.

 

 

 

 

'카락성'은 모세의 출애굽과정에서

모세가 이곳을 지나는 왕의 도로를 타고 가려다 '모압' 왕의 거절로

발길을 돌려야 했던 성서의 현장이기도 하다 지금의 카락성은

먼지와 돌덩이와 풀떼기가 여기저기 널린 쓸쓸한 곳이다.

 

 

 

 

그 후 19세기말부터 20세기 초까지 '알 카라크'[al-Karak]는

터키인들에 대한 베두인족의 저항 중심지가 되기도 했으며

오늘날은 요르단 남부지역을 배후지로 둔 시장도시로 발전하고 있다.

 

 

 

 

마구간이라고 하는데 참 고급스럽다.

성채에서 아름다운 무지개형태의 공간을 보니 그 느낌이 색다르다.

아름다움을 쫓는 인간의 본능은 어디서나 숨길 수 없나보다.

 

 

 

 

성 입구에서 들어와 정면으로 바라다본 서쪽.

성채의 전체 모양은 고구마모양으로 동서로 큰 벽을 쌓았고

남북으로는 주변의 경치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형태다.

 

 

 

 

남쪽, '카락성'을 중심으로 휘휘 감아 돌아 오르는 길이 아름다운 곳이다.

어디든 성채에 오르면 치열했던 싸움터라는 생각은 다 잊고

내려다보이는 아름다운 풍광에 정신을 빼앗긴다.

과거가 비참할수록 현실은 아름답게만 보이는 이런 삶의 불편한 진실.

 

 

 

 

성채의 삼면은 절벽인데 그곳에 돌로 축대를 다시 쌓았다.

비잔틴, 프랑크, 이슬람의 성채 축조방식들이 뒤섞여 만들어졌다는 성이다.

 

 

 

 

서쪽. 성채에서 내려다보면

동서로 이어진 계곡사이로 지나는 길이 사통팔달로 통하는 것을 지켜볼 수 있다.

성채의 위치로는 정말 최고의 명당자리다.

 

 

 

 

서쪽 끝에서 바라본 우리가 들어온 동북쪽.

성채의 앞마당이 축구경기장만하다. 카락 성은 높고 넓고 튼튼한 지형이다.

 

 

 

 

성채는 5층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하는데

통로는 대개 지하터널로 연결되어 감옥부터 마구간에, 창고,

막사, 양조장, 큰 아궁이가 있는 급식소와 교회당까지 없는 것이 없는

작은 마을이라 할 수 있을 정도다.

 

 

 

 

북쪽. 이 성채는 12세기 일반 건축물 중에서도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곳으로

6년간의 공사 끝에 완성했다. 성채 아래에 터널을 뚫어 식수를 저장하여 활용했다고 하는데

천여 명 이상의 상주인구가 있었다 한다.

 

 

 

 

소풍을 왔는지 많은 아이들이 밀물처럼 와 몰려와 정신을 빼놓고는 갑자기 사라진다.

유대인과 원수지간인 '모압족'의 후손들이다. 질긴 역사의 굴레는 오늘도 멈출 줄을 모른다.

 

 

 

 

성채 북쪽 성벽 중간에 있는 박물관으로 일본에서 준 자금으로 만들었다 한다.

일본이란 나라는 못된 짓은 자기 이웃들에게 해 놓고는 먼데 와서 이런일을 한다.

참 교활한 나라다.

 



 

박물관에서 본 십자군 방탄조끼.

늘 드는 생각이지만 엄청난 무게를 어떻게 감당했는지

적과 싸우기도 전에 저 무게에 힘이 다 빠질 것만 같다.

 

 

 

 

성 아래쪽으로 내려와 올려다본 성채. 위에서 내려다본 아름다운 풍경은 온데간데없고

단단한 바위로 겹겹이 쌓아올린 방어의 벽이 눈앞에 가득하다.

 

 

 

 

'카락 성'은 성서에 기록된 패륜의 영역 두 가지가 벌어진 곳이다.

롯과 딸의 근친상간으로 태어난 모압족의 성채이며

자신의 맏아들을 적들 앞에서 불태워 죽인 모압왕 '메사'의 성채다.

끔찍한 역사를 안고 이천 년을 지내온 카락성을 뒤로하고 떠나는 길.

황사는 비교도 안 될 정도의 심한 모래 바람이 갑자기 불어왔다.

조금 늦었다면 성채 구경은 불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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