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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케이프타운, '보캅(Bo kaap)' 마을

by 조인스 자전거 2017. 6. 19.

케이프타운 시내 ‘시그널 힐’과 ‘워터프런트’ 사이의 언덕에 자리한 지역.

짙은 파스텔 톤의 색깔을 입힌 고만고만한 슬라브 주택이 밀집된 곳.
 

 

 

 

 

주로 동남아계 이슬람 주민들이 모여 산다는 산비탈 동네로

많은 이슬람 사원이 이곳에만 몰려 있단다.

 

 

 

 

 

이곳에 동남아계 회교도들이 모여 살게 된 것은

19세기 식민지 쟁탈전이 벌어지던 시절부터라고 하는데

영국군에 의해 강제로 이주된 '인도네시아나' '인도' 사람들에 의해서란다.

 

 

 

 

 

따라서 이곳을 옛날부터 동남아시아 출신 노예들이 산다고 해서

'말레이 지구‘(Malay Quarter)라 불렀다고 한다.

 

 

 

 

 

인도양 건너 아프리카로 끌려와 백인들의 허드렛일을 담당하던 아시아인들은

인종분리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가 한창이던 시절에

시 외곽으로 강제로 쫓겨나기까지 한다.

 

 

 

 

 

이후, 세상이 바뀌고 옛날 이곳 ‘보캅마을’에 살던 이슬람교도 주민들은

고향을 찾듯 하나둘 다시 이 마을로 돌아왔다는 거다.

 

 

 

 

 

그들은 마을을 다시 찾은 자유의 기쁨 위에다 정부의 부당한 억압에 대항하는 분노까지 더해서

슬라브 주택의 편평하고 흰 벽면에다 파스텔 톤의 강렬한 색을 입히기 시작했단다.

 

 

 

 

주민들은 커뮤니티를 조직하고 조례까지 정해가면서 마을 이미지 개선에 나섰는데

이웃한 집끼리는 서로 다른 색을 쓰자는 약속까지 했단다.

 

 

 

이후 20여 년 만에 이곳의 알록달록한 독특한 주택들은

‘보캅 마을’의 상징으로 알려지게 된다.

 

 

 

 

처음 ‘보캅’이란 단어와 알록달록한 집들을 보면서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보카지구’와 헷갈리는 바람에 어리둥절했는데

 

 

 

같은 역사적 배경은 아니더라도 그 표현방식이 아무래도

그곳을 벤치마킹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렴 어떤가, 거주하는 사람들이나 구경하는 사람들이 좋다는데.

특히 다른 것은 몰라도 이곳만큼 집 찾기 좋은 곳도 없겠나 싶다.

 

 

 

어쨌든 이제 ‘보캅 마을’은 ‘케이프타운’의 관광 명소다.

주민들이야 왁자지껄 다소 시끄럽기도 하겠지만 활기찬 사람 사는 맛이 동네에서 풍긴다.

 

 

 

 

그리고 보면, 옷이든 립스틱이든 주택이든 짙은 색깔을 마구 칠한다는 것은

뭔가 내면에 아픔이 있는 사람들이 손쉽게 선택할 수 있는

효과적인 자가 치료방법임이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