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남아메리카

페루, ‘쿠스코’에서 볼리비아, ‘라파즈’까지

by 조인스 자전거 2018. 12. 21.

페루, ‘쿠스코’에서 볼리비아, ‘라파즈’까지는 비행기로는 1시간도 안 걸리지만

자동차로는 15시간이나 걸리는 먼 길이다.  3,500m를 오르내리는 고원지대를

하루 종일 달리는데 그야말로 죽을 고생을 했다.

 

 

 

처음 두어 시간은 창밖으로 펼쳐지는 고원지대 풍경 감상하느라 나름 즐거웠는데

점점 밀려드는 고산병으로 나중에는 거의 졸다가 끝났다.

 

 

 

‘쿠스코’에서 ‘라파즈’행 비행기는 결항되는 경우가 가끔 있단다.

허나 우리가 그 가끔이 된 것은 현지가이드도 황당해 할 만큼 갑작스러운 일이었다.

처음에는 호기로 안데스 산맥 구경을 제대로 하는구나 하고 기대도 했지만

버스타고 15시간은 보통일이 아니었다.

 

 

 

 

이런 풍경사진을 찍을 때만해도 좋았는데 나중에는 카메라 들이댈 힘도 없었다.

 

 

 

고산병의 맛을 여기서 제대로 맛봤다.

 

 

 

그러나 무심한 안데스 고원은 한없이 넓고

 

 

 

그리고 비옥해 보였다.

 

 

 

마을이 가까운 곳은 봄을 맞는 경작지도 나름 보이고

 

 

 

'라마'나 소. 말의 무리들이 벌판에서 평화롭게 풀을 뜯고 있었다.

 

 

 

‘쿠스코’ 가는 길은 처음부터 끝까지 남쪽으로 향한다.

고속도로는 남아메리카치고는 꽤 괜찮았고 풍경도 산과 들이 잘 어울려 보기에 좋았다.

그러나 좋은 것도 한 두 시간이지 15시간은 정말 고역이다.

 

 

 

페루 ‘푸노’ 외곽풍경.

‘푸노’를 지나고부터는 버스가 ‘티티카카호수’를 왼쪽으로 끼고 계속 달리는데

자느라고 그 멋진 풍경들을 하나도 담지 못했다.

 

 

 

아침 여덟시에 ‘쿠스코’를 떠났는데 저녁 어스름해서야 페루 국경마을 ‘Yunguyo’에 도착했다.

정면 아치문을 넘어서면 볼리비아 ‘Kasani’이다.

 

 

 

국경선에 세워진 뜬금없는 페루 조형물 하나.

저 조형물을 찍을 때는 글자모양처럼 머리가 뱅글뱅글 돌 지경이었다.

뒤로 보이는 곳이 티티카카 호수의 남단.

 

 

 

볼리비아로 넘어와서 찍은 사진.

딱 국경선에 자리한 성모마리아 교회가 눈길을 끈다.

지친 여행자들을 위해 자리한 교회려니.

 

 

 

 

출입국관리소가 7시에 문을 닫는다는 바람에

어두운 곳에서 플래시를 켜고 입국신고서를 정신없이 썼다.

그러나 결국 7시를 넘겼고 또 무사히 볼리비아로 넘어갈 수 있었다. 

역시 세상일은 미리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걸 여기서 새삼 느꼈다.

 

 

 

 

‘Kasani’에서 삼십 여분 더 달려 도착한 나루터 마을 ‘Tiquina’

이웃나라들이 잉카제국의 이름을 페루 혼자서 독차지한다고 뭐라 한다더니만

역시나 한적한 부둣가에서도 잉카 전사가 나홀로 마을을 지키고 있다.

 

 

 

 

이곳은 페루와 볼리비아 경계에 자리한 티티카카 호수에서 건너기가 가장 가까운 지점이라고 한다.

부두에서 우리가 타고 온 버스는 바지선에 올라가고

 

 

 

우리는 모두 작은 나룻배로 올라탔다.

어떻게 된 배가 불도 없어 깜깜한데 사람은 또 왜 그리도 많은지

이거 가라앉으면 꼼짝 못하고 여기서 죽는구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배를 타고 건너와서 바라본 반대쪽 풍경. 밤은 깊어 거의 한밤중이다.

사진으로는 꽤 거리가 되는 것 같은데 건너는 데는 사실 오 분도 안 걸렸다.

그리고 한 40여분 더 달려서

 

 

 

 

드디어 ‘라파즈 유로파 호텔’에 들어섰더니 시계가 자그마치 11시 반을 가리킨다.

그러니까 ‘쿠스코’에서 이곳까지 딱 15시간이 걸린 거다. 기절하기 전 마누라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