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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그리스 까발라 항구

by 조인스 자전거 2011. 11. 10.

'마테오라'에서 '데살로니카'를 지나 저녁 무렵 목적지 '까발라' 시에 도착했다.

'까발라'는 그리스에서 터키로 가는 길목에 자리한 항구도시다.

항구라고 하기는 좀 작고 포구라 부르기는 큰 그런 곳.

 

 

 

우리가 묵을 호텔이 항구와 근접해 있어 체크인만 하고 부둣가 구경에 나섰다.

해지는 부두에 한가롭게 앉아 있는 낚시꾼들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

낚시꾼 곁에 서서 그리스 낚시를 한참 구경했다.

 

 

 

 

그리스 바다낚시는 우리와 사뭇 다르다. 부표 같이 둥근 찌가 그렇고 바늘도 십여 개가 달렸는데

송사리만한 미끼를 통째로 둘둘 말아 물에 던지는 것이 색다르다. 우리가 지켜봐서 그런지

곧 물고기가 한 마리 달려 올라왔다. 파닥거리는 몸짓이 요란하다.

 

 

 

 

'리바'라는 물고기다. 열대어 같이 예쁘게 생겼는데 크기는 손바닥보다 작다.

부둣가 물이 얼마나 맑은지 속이 다 보이는 곳에서 잡아 올린 물고기다.

큰 것 올라 올 때는 댓다 크다고 옆에 있는 사람이 몸짓으로 해설했다.

 

 

 

 

낚시 구경 후 디귿자 모양의 부두를 빙 한 바퀴 돌았다. 정말 한산한 부두였다.

그리스 경제가 죽어가는 모습은 이곳도 다를 바 없었다.

 

 

 

 

저녁노을에 흔들거리는 해안경비정도 힘이 없어 보이고

 

 

 

 

부두에 고깃배 대신 서 있는 승용차, 그리고 여기저기 걸터앉은 낚시꾼들도 그렇고

 

 

 

 

갈 곳 몰라 두리번거리는 그리스 개를 보더라도 쓸쓸하기가 한겨울 같은 거다.

 

 

 

 

학생도 힘이 없어 보인다. 학교 끝나고 바로 이리 왔는지 가방을 멘 채 낚시에 열중이다.

영락없는 옛날 내 모습 같았다.

 

 

 

 

저녁을 먹으러 숙소로 들어왔다.

호텔 창 바로 아래가 도로다. 위에서 바로 내려찍은 사진.

 

 

 

 

저녁 반주로 먹은 술기운이 남아 오밤중 다시 밖으로 나왔다.

12시가 다 된 시각 조명이 멋있는 성을 보겠다고 산 위로 올라갔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 문을 걸어 잠갔다. 돌밖에 없는 성에서 뭘 훔쳐간다고 그러는지 야속했다.

 

 

 

 

호텔로 돌아오자 현관 앞 화단에 개가 자고 있네.

멀쩡한 흙을 파헤치고 저러고 잔다. 그리스 호텔은 개도 재워주나.

 

 

 

 

다음날 아침.  아침 운동 삼아 요트장 부둣가를 돌아보았다.

좀 이르다고 하기는 해도 너무 조용했다.

아니 고요한 게 아니라 쓸쓸했다.

 

 

 

 

입구 다이빙 센터 벽 전체에 그린 금지 표시가 인상적이다. 노는 것 그만.

 

 

 

 

부두에 고깃배 대신 즐비한 요트가 흔들거리는 까발로 항구.

일 안하고 놀기만 좋아하다 발이 묶인 오늘의 그리스 모습.

조상의 빛나는 얼을 오늘에 되살려 딩가딩가 놀다가 쪽박 차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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