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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그리스 도로변 풍경(델피에서 마테오라)

by 조인스 자전거 2011. 11. 29.

반나절 '델피' 구경을 끝내자마다 다음여행지인 '마테오라'로 향했다.

길은 그리스 발칸반도 중앙을 지나는 E65번 도로다.

 

 

 

도로는 국립공원 'Oiti' 산을 왼쪽으로 끼고

바위와 잡목으로 덮인 산허리를 따라 북으로 북으로 달린다.

 

 

 

 

아름다운 풍광 속에 생뚱맞은 낙서가 보였다.

검정 스프레이로 쓴 글자가 뜻은 모르겠지만 왠지 초라하다.

뭐든 분위기가 맞아야 통하는 법.

 

 

 

 

가는 내내 보이는 풍경은 산과 들뿐인데

이렇게 이따금 나타나는 마을이 있어 사람 사는 냄새를 풍긴다.

 

 

 

 

이름 모르는 동네를 숱하게 지나며 버스는 계속 달린다.

길 위에서 보는 먼 나라 마을은 사진으로 봐도 왜 이렇게 가슴이 울컥 하는지 모르겠다.

 

 

 

 

길은 좌로 우로 돌고 넘어 크게 휘어지는 고개 길을 감아 돌더니

 

 

 

 

뜻밖에 멀리 바다가 나타났다. 보리오스 에보이코스만 stilida 시. 

산과 바다와 들과 마을이 한곳에 다 모였다.

 

 

 

 

왼쪽으로 방향을 잡는데 오랜만에 큰 마을이 나타났다.

고만고만한 집들이 모여 하얗게 마을을 이루었다.

'lamia' 시

 

 

 

 

그리스에서는 도시든 시골이든 도대체 공장 건물을 찾아보기 어렵다.

가이드 말로는 공장을 더 이상 짓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유로에 가입했다고 하니 뭔 일인지 모르겠다.

'domokos' 시

 

 

 

십자가가 달린 시골 버스 승강장. 기도하며 버스를 기다리는 곳이다.

 

 

 

그리스에서 처음으로 자전거타고 여행하는 사람을 봤다.

사람이 보이니 풍경이 갑자기 따스해졌다.

 

 

 

 

길은 사막 같은 황량한 들과 산을 지난다. 그리스 본토 중앙부 지역 늦가을 풍경이다.

 

 

 

 

들판 가운데로 바퀴자국 두 개가 사이좋게 달린다.

뭐든 짝이 있으면 다정하게 보인다.

 

 

 

 

이렇게 한가한 도로도 있다. 맘 놓고 도로 가운데에 서서 사진을 찍어 봤다.

 

 

 

 

쌀쌀한 바람이 부는 오후 들녘,

밭과 양과 목동이 모두 누르끼리한 풍경이 길 옆으로 휙 지나간다.

 

 

 

 

잠시 후 큰 산을 넘었는데 구불구불한 도로 앞으로 넓은 평야지대가 나타났다.

목적지인 '마테오라'가 가까워진 거다.

 

 

 

 

그리스도 우리나라 못지않은 산이 많은 나라다.

제법 긴 산악지대를 넘어가는데 겹겹이 쌓인 산 능선 사이로

고대 그리스 기마병 말발굽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산악지대를 지나자 다시 평야가 펼쳐졌다.

멀리 '마테오라'가 있다는 너른 벌판으로 도로가 지나는데 길 양쪽은 다 목화밭이다.

 

 

 

 

산이든 들이든 도무지 생기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그리스의 가을.

그 끝에.

 

 

 

 

 

땅거미가 질 무렵 그러니까 출발하고 다섯 시간이 지난 시각.  드디어 '마테오라'에 도착했다.

여행은 찾아가는 집이 있어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