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유럽

그리스 신화의 도시 '델피'

by 조인스 자전거 2011. 11. 4.

아테네에서 북서쪽으로 서너 시간을 버스는 쉬지 않고 달린다. 밋밋한 풍경이 계속되던 중 나타난  '파르나소스 산'

저 산 중턱에 세계의 중심이라고 하는 '델포이 유적지'가 있다.

 

 

 

 

'델피로' 가는 길은 모든 것이 신비롭게 보였다. 이천 년 전 많은 사람들이 아폴론 신의 예언을 듣고자 복채를

잔뜩 실은 마차를 끌고 이 길을 지나 '델포이'로 향했다.

 

 

 

 

'델피' 작은 마을에 있는 기념품 가게 앞. 다른 곳에서 잘 볼 수 없는 돌로 깎아 만든 각종 조각상이 가득 찼다.

모양은 거의 짝퉁수준인데 돌의 질감에서 신들의 마을 같은 분위기가 났다.

 

 

 

 

델피 신전 입구. 세상의 중심지라는 이름을 갖은 곳임에도 간판하나 없다.

입구에서 유적지가 거의 한눈에 들어온다.

오후 햇살 가득한 산비탈이다.

 

 

 

언덕을 조금 오르자 나타난 신전의 우람한 기둥들.

'아폴론신전'은 그리스 여기저기 많이 있지만 세상의 중심지라는

'델피'의 아폴론신전'은 왠지 분위기가 남다르다. 돌이 말을 한다.

 

 

 

 

신전 터에 쌓인 돌들에는 아폴로 신께 바치는 글들이 헬라어로 깨알같이 새겨져 있었다.

이천 오백년 전 당시 그리스 여러 도시의 이름난 사람들은 이곳에 와서 자신의 운명을 묻고 답을 얻었다.

 

 

 

 

당시 사람들의 미래는 신을 통해서만 알 수 있는 영역이었다. 이곳에서 얻는 신탁에 따라 전쟁에서 이길 수도

그리고 질수도 있었다. 비록 사제들이 주는 모호한 답이었지만 그들은 만족했다.

 

 

 

 

'델피'의 신탁이 유명세를 탄 것은 '오이디푸스'의 끔찍한 예언이 들어맞으면서부터다.

각국에서 온 사절단이 낸 복채를 쌓아두는 건물이 따로 있을 정도로 세상 많은 사람들이 찾던 곳이었다.

 

 

 

 

햇빛을 받아 반짝거리는 사초 사이로 움직이는 들 고양이가 보인다.

쓰러진 신전 돌 위에 고인 물을 맛있게도 먹네.

 

 

 

 

비표를 목에 건 무지막지하게 생긴 돌이 눈길을 끈다. 적들이 '아폴론신전' 을 부수고자 쳐들어 왔을 때

산 위에서 굴러 내려와 적을 깔아버렸다는 돌이란다. 아군은 말고 적들만 해치웠다는데

나중에는 급기야 돌들이 날아다니면서 적을 무찔렀다는 용감한 돌이다.

 

 

 

 

핵탄두 같이 생긴 이 돌이 그 유명한 '옴파로스' 모형.

옴파로스가 옷 상표이름으로만 알다가 그 뜻이 배꼽이란 말을 듣고 놀랐다.

델피가 세상의 중심이라는 증표란다.

 

 

 

 

신전을 받치고 있는 정사각형 돌덩이들. 그냥 보면 돌덩이지만 자세히 보면 돌 하나하나에 글씨가 새겨져 있다.

 

 

 

 

무엇이든 서있는 것을 보면 힘이 느껴진다. 건물은 사라졌지만 기둥은 남아 영화롭던 신화의 역사를 증거 한다.

아폴론 신전에는 단순하지만 힘 있는 모습의 도리아식 기둥이 38개나 있었다고 전한다.

 

 

 

 

위에서 내려다본 아폴론 신전 터. 신탁은 황금의 아폴로 신이 모셔진 전실 지하에서 이루어졌다.

전실에는 피티아라 불리는 늙으나 깨끗한 여사제가 들어갔고 옆방에서 불러주는 사제들의 물음에 아폴로의 예언을

알려주었다.

 

 

 

델피 고대 극장 터.

기원전 4세기에 만들어 졌지만 이곳에서 제일 온전하게 남아있는 유적지다.

여름에 음악회도 열린다고 하는데 정말 튼튼한지 동양처자가 확인중.

 

 

 

 

유적지를 보며 비탈을 계속 올랐다. 델포이 유적지에서 제일 전망이 좋은 포토 존.

이곳에서 명당이 어떤 곳인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유적지에서 가장 위쪽에 있는 4년마다 운동경기가 열린 '피디아' 스타디움. 운동 경기장이 가장 위쪽 외진 곳에

있어 좀 의아했지만 얘기를 들어보니 그럴 만도 하다. 이쪽에서 저쪽까지 거리는 헤라클레스의 보폭 178m 이란다.

힘차게 달려 나가는 벌거벗은 우락부락한 그리스 스프린터가 보인다.

휙 ~ 딸랑딸랑

 

 

 

 

돌 더미 사이사이 수선화가 곱게 피었다. 따로 화단을 만들지 않고 유적지 돌 사이 일부러 심은 꽃들이다.

유적지에서 보는 작은 화초는 유난히 더 예뻤다.

 

 

 

 

'사이프러스' 나무가 경기장 가에 섰다. 나무줄기가 생각보다 굵다.

아폴론이 사랑했던 꽃사슴이 자신이 잘 못 던진 창에 맞아 죽자 슬퍼 울자

눈물이 흘러내린 곳에서 자란 눈물 모양의 나무다.

 

 

 

 

'델피'는 로마의 그리스 점령과 기독교 공인 이후 약탈과 파괴로 세상의 관심에서 사라졌다.

신화 속 흔적 양지바른 세상의 중심에 고양이가 꼼짝 않고 중심을 잡고 앉았다.

그러고 보니 그리스 신화는 뭔가 고양이와 닮은 점이 많다.

야밤에 덮치고 생으로 잡아먹고 바람피고 시기하고 질투하고 내던지고 공중을 날아다니는.

 

 

 

 

 

 

 

 

 

 

 

'유럽'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리스 까발라 항구  (0) 2011.11.10
그리스, 하늘 위 수도원 '메테오라'  (0) 2011.11.07
산토리니의 밤  (0) 2011.11.03
산토리니, 뉴포트에서 ‘이아마을’까지  (0) 2011.11.01
바다에서 본 '산토리니'  (0) 2011.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