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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영국 오리

by 조인스 자전거 2013. 8. 14.

‘하워스’로 가다 점심을 먹기 위해 들른 윈더미어 ‘담손 딘 호텔’ (Damson Dene Hotel)

앞뜰 연못에서 오리를 키우는데 똥 오줌으로 잔디와 못이 엉망이다.

 

 

 

본래 오리란 그 엄청난 먹성과 뒷처리가 무서워 집에서는 잘 키우지 않는데

그래도 좋다고 앞마당에서 오리를 키우는 주인장이 새삼 장해 보인다.

 

 

 

아무튼, 호텔 식당에서 점심을 일찍 먹고 나와

앞마당에서 잘 놀고 있는 오리들과 새끼들 사진을 오랜만에 실컷 찍었다.

 

 

 

그리고 오리 사진 설명이 궁해 검색창에다 ‘영국오리’를 쳤더니만 이런 기사가 뜬다.

‘영국, 오리 공습경보 발령’ 아니, 이게 무슨 일인가 하고 살펴보니 전말이 이렇다.

 

 

 

때는 1992년, 태평양을 건너던 중국화물선 한 척이

그만 폭풍우를 만나 장난감이 가득 든 컨테이너를 바다에 떨어뜨렸다는데

이때 노란 장난감 오리인형 이만여 개가 바다로 쏟아졌다는 것이다.

 

 

 

이후, 주먹만 한 오리 인형들은 본의 아니게 자기들끼리 꽥꽥거리며 세계 일주를 시작했는데

이 소식을 접한 해양학자들은 신이 나서 이 인형들의 상륙지점과 때를 나름대로 계산했고

그들은 이 노란 오리들이 2007년쯤 영국해안에 몰려올 것이라 발표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거대한 해류의 흐름은 보란 듯이 그들의 예상 시점을 무시해 버리고 말았고

결국 학자들은 다시 올 2013년 7월쯤 영국 해안에서 오리들을 볼 수 있다고 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재미난 일이 하나 더 있으니 미국 해양학자 ‘커티스 에비스메이어’라는 사람이

이십여 년 만에 드디어 상륙하는 이 '오리인형'에다가

한 마리당 100달러씩의 현상금을 내걸었다는 거다.

 

 

 

더위에 헉헉거리며 지내는 작금, 이런 멋진 일이 영국 바다에서 벌어지고 있다니

이처럼 시원한 뉴스거리가 세상 어디에 있을 수 있겠는가.

 

 

 

대한민국 TV에서는 요런 소식을 좀 찾아 뉴스로 내 보내면 좋을 것을

볼수록 더운 맨 여의도 아니면 시청 앞 풍경만 보여주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무튼, 요즘 바닷가에서 혹시 어른 주먹만 하고 노란색 나는 고무 오리를 주운 사람들은

고것이 100달러는 훨씬 더 넘어가는 고가 인형이라는 것을 알아 두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