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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프랑스, ‘레보 드 프로방스’

by 조인스 자전거 2014. 6. 6.

'고르드'에서 남서쪽으로 버스로 40여분 달리자 나타난 산꼭대기 성채.

‘레보 드 프로방스’(Les Baux de Provence)의 ‘보(Baux)’ 성이다.

 

 

 

 

성들이 보통은 다 돌을 쌓아 만드는데 비해 보(Baux) 성은 돌산 정상의 바위를 깎아 만들었다.

따라서 긴 세월 허물어진 성을 다시 세울 수 없어 그대로 놔둘 수밖에 없었고

그 무너진 모습으로 이름이 나는 바람에 ‘유령의 성채’라 부른다.

 

 

 

 

 

성채로 오르는 마을 입구 풍경.

보이는 마을 골목길을 따라 오 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갑자기 성의 입구가 나온다.

 

 

 

 

 

‘레보 드 프로방스’의 상징인 ‘보(Baux)’ 성채는

11세기 이곳 남프랑스에서 최강의 세력을 자랑했던 ‘보(Baux)’ 家의 城으로

 

 

 

 

 

지금이야 폐허로 유명한 유령의 성채이지만 ‘보(Baux)’ 전성기에는

인근 80여개의 마을을 거느리는 대단한 곳이었다는데

 

 

 

 

 

14세기말 ‘보(Baux)’ 가문의 혈통이 끊기면서 쇠락의 길을 걸었고

결국 프랑스 왕의 지배를 받게까지 되었단다.

사진 푸른 휘장이 걸린 문이 성의 입구.

 

 

 

 

 

'보 가문'의 세력은 대단해서 프랑스 왕의 말이 잘 먹히지 않자

1632년에 이르러서는 루이 12세가 이곳을 아예 쑥대밭을 만들어 결국은 폐허가 된다.

 

 

 

 

 

城 위에서 바라본 풍경은 절경이다.

작은 알프스라는 뜻의 '알피유(Alpilles) 산맥'이 평야를 따라 길게 달리는데

올리브 밭 포도밭이 들판에 그득하다.

 

 

 

 

 

 

‘보(Baux)’ 성채의 터는 높기도 하지만 넓기도 하다.

산꼭대기 넓은 터만해도 ‘만 이천 평’이 넘는다고 한다.

 

 

 

 

 

프로방스 산들은 거의 석회암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깎고 뚫고 하기가 그나마 쉬워서 그랬을까마는 산을 깎아 성을 만들 생각을 한 것을 보면 

참으로 독한 사람들이라 아니 할 수 없다.

 

 

 

 

 

폐허가 된 성벽 곳곳에는 전성기 시절의 모습을 그림으로 그려 놨다.

대개가 돌덩이와 불화살이 오가는 치열한 공방전 그림들이다.

 

 

 

 

 

성으로 오르는 입구에서 바라다본 풍경.  

빨간 깃발이 하나 기운차게 바람에 휘날리는데 보(Baux) 가문의 깃발인가?

 

 

 

 

 

성을 오르다가 계단에서 내려다 본 ‘레보 드 프로방스’ 마을 전경.

 

 

 

 

 

그리고 같은 자리에서 올려다 본 성벽.

 

 

 

 

 

 

가파른 계단을 따라 성벽 위로 드디어 올라서서 바라본 서쪽.

마을은 성의 북서쪽에 오도카니 자리 잡았는데 상주인구가 오백 명 정도로 작은 동네다.

 

 

 

 

 

성벽 망루까지 올라와서 내려다본 풍경.

계단쪽에서 봤던 보 가문의 깃발이 아래쪽으로 보인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성벽을 오른 사람은 나 혼자다.

이리저리 오르다 온 곳이 이곳인데 이런 내려가는 길이 안 보인다.

그래 다시 들어온 길을 찾는데 그곳마저 안 보이는 거다. 내려가는 길을 찾느라 한참 쩔쩔맸다.

지나온 길이 숨어버리는 미로 같은 곳이다.

 

 

 

 

한참 출구를 찾느라 고생하다 결국 절벽 가장자리로 난 출구를

가까스로 찾아내고 안도의 숨을 더해서 찍은 사진 한 장.

동쪽으로 ‘고르도’쪽에서 오는 도로가 한눈에 보인다.

 

 

 

 

성벽을 내려와 올려다 본 성벽.

지형지물을 잘 이용해 만들었던 요새의 흔적이 역력하다.

 

 

 

 

 

성채 안 광장에는 갖가지 공성 무기를 전시했다.

돌격대들이 성문 부수는데 쓰는 ‘공성망치’(Battering Ram).

저 시커먼 삼각형 집모양은 위에서 내려쏘는 화기를 방어하기위한 지붕이다.

 

 

 

 

 

‘보(Baux)’ 성채 주 출입구에서 돌아다본 성채.

볼수록 난공불락을 넘어 철옹성의 형세다.

 

 

 

 

 

성의 기념품 가게에서 만난 '성채 복원 모형도'.

멀쩡하게 복원된 모습을 보니 유적지란 모름지기

부서져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순리인 듯싶다.

 

 

 

 

 

‘레보 드 프로방스’ 마을을 오른쪽으로 벗어 나와 버스 주차장에서 올려다본 성채.

빼앗기란 절대 불가능하게 보이는 저 철옹성도 한때 함락된 적이 있다는데

함락의 단초는 성채 안 사람들의 시기심과 질투심 유발이었단다.  

성채나 기업이나 국가나 심지어 우리의 적은 늘 내부에 있음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래로 내려오는 진리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