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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일기

우중골프

by 조인스 자전거 2022. 6. 14.

모처럼 볼한번 치겠다고 나섰더니만 이게 무슨 변괴인지.

 

 

일기예보에도 없던 소나기가 티오프 순간부터 쏟아지기 시작하는데  

홀이 거듭될수록 강도가 점점 더 세진다.

 

 

 

구름 사진을 보니 중부지방에 조그마한 점이 하나 만들어지면서 뇌우라는 표시가 뜨는데

그게 바로 여기었던 거다. 더 괴이한 일은 이 비구름 층이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제자리에서 계속 커졌다 작아졌다 하며 계속 비를 뿌려댄다.

 

 

 

허나, 지독한 캐디는 그만두자는 말없이 계속 저쪽이요 이쪽이며 하며 볼치기를 재촉하는데

참을성 없는 내가 먼저 그만 치자 하고 뒤로 누워 버렸다.  

 

 

 

그런 와중에 때마침 경기 스톱 신호가 왔다나 뭐라나 경기를 포기하고 싶으면 하란다.

결국 4번째 홀에서 우리는 남은 홀을 취소했다.

 

 

 

대기실로 들어왔더니만 우리 팀 뒤로도 몇팀이 들어온다. 더 지독한 팀도 있었던 것이었다. 

아무려나 볼 치다 중간에서 그만둔 것은 내 생전 처음 있는 일이다.

 

 

 

그나마 골프장에서 그린피를 친 홀만 계산을 해 줘 그나마 덜 맘이 상했지만 그래도 분이 안 풀려

근처 스크린 골프장에 들어가서 남은 힘을 다 쏟았다. 나름 비도 안 맞고 볼도 안 줍고

주전부리 하면서 볼 치는 즐거움도 있었지만 못내 아쉽기만 한 것은

푸른 대지가 내뿜는 기운을 느끼지 못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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