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일기438 수도권 매립지. 야생화 단지 미물들이 하는 소리를 듣는 건 나이 듦의 전조다. 요즘은 말 못하는 짐승이나 풀떼기들을 보노라면 괜히 말을 붙이고 싶다. 왁자지껄 한판 국화 잔치가 끝난 썰렁한 매립지 국화 전시장에서 시든 국화들이 트럭에 실려 나가는 모습을 보며 열매와 꽃과 벌과 나비와 한참을 놀았다. 나와 친구해 준 매립지 야생화들. 가을벚나무(Autumnalis) '춘추벚나무'라고도 부른다. 일반 벚꽃과 달리 개화기간이 길다. '까치수염' '감국'과 '부전나비' '망종화'와 '부전나비' 휴식 '산국과 '네발나비' '황금눈향나무' '찔레' '대나물' '속새' '거북꼬리' '스텔라원추리' '벌개미취' '자작나무' 오솔길 '휴식' '두메부추'와 된장잠자리 굴포천 '억새' 2014. 10. 17. 수도권 매립지, 꽃밭 오후에 ‘드림파크 국화전시장’ 뒤끝이 궁금해 자전거를 타고 매립지로 갔다. 구경하는 사람 없는 전시장에는 활짝 핀 야생화가 자기들끼리 신이 났다. 국화향기 진동하는 노란 ‘감국’ 꽃밭에서 나비 벌과 놀다가 꽃잎이 하얀 감국을 발견했다. 감국의 변종인가 했더니만 이런 감국 종류에 ‘흰감국’이라는 이름의 감국이 따로 있단다. 이 꽃은 동의보감에서도 ‘백국우가’(白菊尤街)라고 언급된 국화 중에서 으뜸으로 치는 희귀 약재로 수많은 국화 중에서 유일한 약용 및 식용이 가능한 꽃이라는 거다. 역시 아는 만큼 재밌는 세상이 아닌가. ‘흰감국’ 꽃밭에서 찍은 내 흰색 자전거. 많은 색깔 중에서 별 생각 없이 고른 흰색이 오늘따라 예뻐 보이는 것은 순전히 ‘흰감국’ 때문이다. 2014. 10. 16. 부천 무릉도원의 가을 꽃과 열매 늦은 오후에 들른 부천 ‘무릉도원 수목원’. 갖가지 나무와 꽃이 가을을 노래하고 있었다. 7호선 까치울역 1번 출구로 나오면 나타나는 말 그대로 현대판 무릉도원이다. 조용하고 볼 것도 많다. 거기다 무료다. '무늬이삭여뀌' '미국부용' '꽃댕강나무' '소국' '노랑숙근코스모스' '풍차국' '자주벌향유' '보리사초' '해국' '개미취' '물대' '아로니아'(Choke berry) '장구밥나무' '리아트리스' '조팝' (골드프레임) '구절초' '좀작살나무' '억새' '대상화' (對霜花) '조팝' (페아코크) '남천' '매자' (아우레아) '애기솔나물' '덜꿩나무' '나무수국' 2014. 10. 9. 손녀딸 소꿉놀이 구경 올 초 돌을 지난 손녀딸. 자라는 모습이 하루가 다르다. 지난번 쇼핑몰에서 인형을 하나 안고 오더니만 이젠 마당에 텐트까지 치고서 돌본단다. 벌써 에스트로겐이 힘을 발휘하는가도 싶은데 이 오묘한 생물학적인 프로그램을 뒤로하고서라도 키우는 제 부모나 그걸 보는 할아버지 할머니는 저 쑥쑥 커가는 모습을 보며 문득 문득 행복에 젖는다. 2014. 10. 5. 한탄강 CC의 가을 철원평야와 ‘금학산’을 바라보고 있는 ‘한탄강 CC’ . 보일러 만드는 회사가 2001년부터 운영하는 ‘퍼블릭 골프장’이다. 여기서 ‘한탄'이라는 이름은 큰 개울이라는 뜻이라는데 뭔 일인지 이곳에 오면 늘 민족분단을 한탄하게 된다. 어제 비가 종일 내린 덕에 페어웨이의 잔디는 한여름 풍경으로 싱그럽다. 철원평야는 가을걷이가 한창이다. 요즘 추수는 트랙터가 부르릉 지나가면서 하얀 건초 더미들만 남기고 순식간에 끝나 버린다. 티박스에 선 모니터. 페어웨이가 안 보여서 만들어 세운 반사경이란다. 9월 마지막 날 골프장 풍경 하나. 이상하게 한가한 모습인데 아무래도 골프 즐기는 사장님들이 월말 수금에 바쁘신가 보다. 골프장 바로 옆을 지나는 ‘순담계곡’의 현무암 협곡. 이 사진만으로는 제주도 어디 풍경과 다름이.. 2014. 10. 1. 가을 산, 풀, 꽃, 열매 ‘쑥부쟁이’ 병든 어머니와 11명의 동생을 돌보며 쑥 캐러 다녔던 ‘불쟁이(대장장이)의 딸’ 전설에서 유래. 지난 월요일 강화 삼산 석포리 산길에서 찍은 들꽃 사진들. '미역취' 나물 만들 때 물에 주무르면 ‘미역거품’이 인다거나 또는 이 나물로 국을 끓이면 미역국 냄새가 난다고 한다. ‘독활’ 홀로 우뚝 서 바람이 불어도 잘 흔들리지 않아 얻은 멋진 이름. '사위질빵' 우리나라에는 4000여종의 자생식물이 있단다. 그리고 식물이름은 대개가 조선식뭃향명집(1937), 조선식물명집(1949)에 근거를 둔다. 일제 강점기 속에서 이름이 지어지기 시작한 식물들이었기에 작명에 큰 어려움이 있었다. 아무려나 나름 우리의 혼이 담긴 소중한 풀 이름 만이라도 잘 불어 우었으면 하는 바람이 늘 있다. '돌배나무' ‘고.. 2014. 9. 27. 농막의 9월 가을 구경하고 밤도 줍고 하자면서 승호를 따라 강화 삼산농막으로 향했다. 김포평야 아래로 지나는 터널구간. 설마 파리 라데팡스 지하차도 방식은 아닐 텐데 늘 봐도 이상한 기분이 드는 곳이다. 강화도에 들어서자 길가에는 포도 파는 곳이 한 집 건너 들어섰다. 그냥 지나가기 미안해서 인산리 부근 노점에 잠시 차를 세웠다. 맛없으면 나올 때 반납하기로 했는데 그럴 필요 없는 정말 맛있는 강화 포도다. 이 저녁에 삼산도로 들어가는 배에는 거의 손님이 없다. 구명조끼를 걸친 마네킹이 비장한 모습으로 혼자 섰다. 배에서 마주한 ‘외포리 젓갈 수산 시장’. 그렇게 이곳을 오가면서도 아직 한 번도 못 들어가 봤는데 너무나 커다랗게 잘 지어놔서 부담이 되서다. 삼산도로 들어가는 배에서 바라본 남쪽 풍경으로 언제 봐도 멋.. 2014. 9. 24. 인사동 나들이 북촌은 전망대만 들렀다가 안국동으로 직행했다. 언덕을 내려오다 만난 한옥 창이 달린 예쁜 옹벽 시간을 넘나드는 퓨전 담벼락이 멋스러워 기념사진 하나 찍었다. 안국역으로 내려오다 북촌로에서 찍은 ‘헌법재판소’ 못된 법을 혼내주는 기관이라는데 법이야 뭔 잘못이 있겠는가. 법을 요리조리 피해가면서 사고치는 인간들이 못 됐지. 인사동 입구에서 바라본 안국동 사거리 풍경. 팔월 어느 여름날 오후 세 시의 모습이다. 인사동 넓은 길에는 놀러 나온 사람들이 넘친다. 간혹 차가 지나다니나 여기서만큼은 사람이 중심이다. 옛 서점 통문관이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서울 인사동이 화랑과 筆房, 골동품 거리가 된 것은 다 연유가 있다. 조선 왕실 그림을 그리던 화원들의 일터인 도화서 (圖畵署)가 바로 저 가림막 뒤쪽 견.. 2014. 8. 23. 서울 북촌 전망대 일명 북촌 전망대에서 바라본 인왕산으로 북동 방향이다.이 지역은 조선시대부터 북촌이라 하여 양반동네였다는데 당시 상류층 기와집들이 몰려있던 곳이다. 남동 방향으로 오른쪽에는 남산이 그리고 왼쪽 멀리로 강남 빌딩들도 눈에 들어온다.원래 이 동네에는 솟을대문이 있는 큰 집 몇 채와 30여 호의 한옥밖에 없었으나일제 말기와 6.25 수복 직후에 지금의 작은 기와집 형태로 재건축되었단다. '인왕산' 쪽 북서 방향으로 청와대 정문이 오른쪽으로 보인다.이 일대는 80년대 들어와 전통문화에 대한 국가나 시민들의 관심 속에 기와집을 보수 보전하면서서울의 전통 한옥 밀집지역으로 유명하게 되었단다. 정면 숲이 보이는 곳이 경복궁으로 서쪽 풍경.이 지역은 조선 두 궁궐인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에 들어선 동네다.. 2014. 8. 22. 현대미술관, 서울관 그동안 안 온 비가 한꺼번에 오려는지 요즘 들어 늘 날이 좋지 않다.자전거를 놔두고 오랜만에 마누라와 서울나들이를 했다.종각역을 빠져 나오자 거대한 빌딩들이 앞을 가린다. 올 연말 준공한다는 ‘광화문 D타워’ 목적지는 인사동으로 정했으나일부러 광화문 네거리를 지나 북촌까지 한 바퀴 멀리 돌자고 교보문고 앞에서 우회전을 했다.늘 그냥 보고 지났던 네거리 이 건물의 정체는 ‘고종 즉위 40년 칭경기념비전’(紀念碑殿) 세종로 거리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동서남북 다 멋있다.KT광화문타워와 교보문고 빌딩 사이로 보이는 신축건물들. 왼쪽이 ‘올레플렉스’ 오른쪽이 ‘광화문D타워’ 경복궁 사거리에서 바라본 남쪽 풍경. 두 개의 큰 빌딩을 거느린 ‘동십자각’이 의연하다.한국일보 사옥 터 위에 들어선 ‘트윈.. 2014. 8. 21. 굴포천의 여름 꽃 오랜만에 아침 일찍 ‘굴포천’을 한 바퀴 돌았다. 늘 오므린 모양만 보던 나팔꽃의 제대로 된 모습도 보고 이제 막 비상을 꿈꾸는 ‘민들레’ 씨앗도 봤다. 풀잎 이슬과 나란히 앉은 ‘큰 주홍부전나비’ 암컷. 몸은 작지만 유라시아 대륙 전역에 분포한다는 멋진 나비. 황진이를 월경에 통달하게 만든 ‘익모초’. 이파리와 꽃의 위치가 한 치도 흐트러짐이 없다. ‘개망초’의 변신. 꽃이 지면 그 모습이 돌변해 완전 다른 식물 같다. ‘달맞이꽃’. 달맞이꽃과 함께 밤새고 잠든 방아깨비는 흔들어 깨워도 움직이지 않는다. '뚱딴지' 꽃인줄 알았는데 이런, 고향이 북미인 생태계교란식물 '나래가막사리'란다. ‘자주개자리’ 갈퀴나물과 비슷한 곳에서 비슷하게 자란다. '알팔파'라고 옛날에 배운 가축사료용 풀. ‘금계국’의 변신.. 2014. 8. 15. ‘검단산’ 여름산행 어제 그 더위에 해성이와 승호와 검단산에 올랐다. 생각 외로 잘 정비된 넓은 등산로가 처음 찾은 우리를 즐겁게 한다. 등산로 뿐 아니라 입구에서부터 시작된 크고 울창한 숲은 오대산 침염수림과 맞먹을 만큼 아름답다. 쭉쭉 벋은 소나무, 전나무는 물론이고 나무 아래 양치류 군락은 쥬라기 공원도 부럽지 않다. 허나 아름답고 시원한 숲길에 미치지 못하는 저질 체력이 문제였으니 온 몸이 땀으로 젖는 바람에 걷다 쉬다를 쉼 없이 반복했다. 그러다가 만난 반가운 약수터. 검단산 산세와 어울리는 엄청난 물이 콸콸 쏟아져 나오는데 그 맛 또한 천하제일이니 산 좋고 물 좋고란 딱 이곳을 지칭하는 말이겠다. 그렇게 드디어 결국 깔딱 고개까지 무사히 지나 산 위에 섰으나 이런 불상사가 다 있는지 그 좋다던 검단산 조망이란. .. 2014. 7. 16. 유월은 ‘블루베리’가 익는 계절 유월의 과일 ‘블루베리’구경도 하고 개시도 해 줄 겸 용구와 광택이네 블루베리 농장에 다녀왔다. 작년과 달리 지붕까지 잘 해 덮은 블루베리 농장 전경. 논바닥에 흙 메우며 독학으로 시작한 과실 농사가 이제는 거의 기업수준으로 변모했다. 블루베리 묘목도 그새 몰라보게 자랐는데 작년에 비해 올해는 알갱이도 커지고 개수도 엄청나게 많이 늘었다. 농막에서 저 혼자 자고 먹으며 애쓴 노력이 촘촘히 달린 저 블루베리 열매처럼 결실을 맺은 것이다. 블루오션을 블루베리에서 찾아낸 광택이가 제 이름처럼 빛나 보이는 오늘이다. 2014. 6. 18. 농막의 유월 지난달에 심은 채소 모종들이 잘 자라는지 궁금해 저녁 아홉시가 다 되어 승호와 삼산 농막으로 들어갔다. 하지가 가까워 그런지 늦은 시각이지만 주변이 훤하다. 만조 때 ‘외포리’ 풍경은 사방이 풍성하다. 그 많은 갈매기들은 벌써 자는지 하나도 안 보인다. ‘삼산도’로 건너는 배 위에서 보는 ‘고려산’은 언제나 아름답다. 늦은 저녁 식사를 ‘석포리’에서 하고 농막으로 들어왔다. 어두웠지만 지난달 심은 고구마, 고추, 오이들이 잘 자란 모습으로 우리를 반긴다. 다음날 새벽같이 일어나 김매기에 나섰다. 다행히 해가 늦잠을 자는 바람에 오전 내내 힘들지 않게 일을 했다. 잡초를 홀라당 뽑아내고 물까지 한번 시원하게 뿌려준 풍경. 잡초들이야 마른하늘에 날벼락 맞고 나자빠졌지만 보는 나는 얼마나 통쾌한지 모르겠다. .. 2014. 6. 15. 뿌니 저는 뿌니임다. 태어난 지 두 달 됐음다. 오늘 처음 이 집에 놀러 왔음다. 저는 이집에서 사는 네 살짜리 뿌꾸임다. 전 쟤가 무서워 죽겠슴다. 그래서 잠시 피난 중임다. 아니? 제가 뭘 그리 무섭다 그러는지 모르겠슴다. 하기는 심심해서 저 언니 몇 번 물긴 물었음다. 하지만 뭐 그 정도 갖고 저러는지 당최 모르겠슴다. 저기 저 소파 언니 꽤 소심함다. 하긴, 전 호랑이도 안 무섭슴다. 제가 바로 하룻강아짐다. 크크. 2014. 6. 5. 이전 1 ··· 11 12 13 14 15 16 17 ··· 3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