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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387

라트비아 (리가), 리투아니아(샤울레이, 카우나스) '리가' 관광은 구시가지 시청사 광장부터 시작 했다. 온통 중세 건물인데 입구에 네모난 현대식 건물이 하나 있다. 벽에 붙은 사진을 보니 홀로코스트다. 잠시 잊었던 기억을 되살렸다. '검은머리 전당'이라는 이상한 이름의 건물. 이름과 달리 여태껏 봐왔던 중세 건물 중에서 제일 아름답다. 이곳에 건물이 들어선 것은 1334년, 검은 머리 형제들이란 길드는 젊고 미혼의 외국 상인들이었다는데 이 조직의 수호성인이 아프리카 무어인이었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단다. 그리고 바로 이웃한 베드로 성당. 높이가 123m나 되는 리가에서 제일 높은 성당으로 여섯 번이나 번개를 맞았다고 하는데 이런 것을 보면 하느님은 늘 과학적이시다. 종탑을 올라가기 위해 줄을 서다 지루해 찍어본 베드로 성당 정면. 러시아가 가까워 그.. 2012. 6. 22.
에스토니아 (탈린), 라트비아 (리가) 러시아와 에스토니아 국경사이를 흐르는 '나르바' 강. 나라 사이의 긴장과는 달리 얼마나 평화롭게 보이던지 지루했던 러시아 출국심사가 한방에 다 씻겨 내려간다.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 '울레미스트' 호텔 로비에서 본 돌멩이. 생긴 모양이 꼭 경주 황남빵 같다. 돌이 빵처럼 보이기는 생전 처음이었다. '탈린' 구시가지 '톰베아' 언덕을 오르다 본 카드 파는 아가씨. 부동자세로 섰는데 내려 올 때도 저러고 있었다. 사람들이 무서워 다가가지 못한다. 바로 옆 수도원 유니폼의 아가씨들. 눈웃음이 매력적인데 이번에는 물건이 맘에 안 든다. 수도사들이 먹는 것인지 만든 것인지 아무튼 비릿한 맛이 난다. '탈린'에서 꽤 유명한 '툼베아' 언덕. 말이 언덕이지 사실은 교회 뒷마당이다. 그러고 보니 발트 삼국은 모두 산.. 2012. 6. 21.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설렘이 하나 있다면 아마도 여행 떠나는 순간일 것이다. 이번에는 아들이 공항까지 차로 데려다 주니 그 느낌이 더하다. 공항에서 비행기 표를 끊는데 직원이 묻지도 않은 공항 라운지 이용을 알려 준다. 마침 점심을 어디서 무얼 먹을까 고민하던 참이라 편안한 휴게실에서 맛있게 한끼를 해결했다. 상테페르부르크 공항 청사 앞 풍경. 저녁 여섯시쯤 출발한 비행기는 아홉 시간 넘게 서쪽으로 날아가 우리를 내려 주었다. 여섯 시간 시차를 빼도 여기는 밤 열한시가 넘었다. 그러나 밖이 훤하다. 백야다. 공항에서 호텔로 가는 도중 차창 밖 풍경. 토요일 밤 열두시가 가까웠지만 어스름한 것이 왕래하는 사람들도 꽤 많다. 다음날 아침거리. 소나기가 지나갔는지 거리가 시원하다. 반팔로 시내의 안데르슨.. 2012. 6. 20.
핀란드, 헬싱키 삼바퍼레이드 원로원 광장에 집결했던 참가팀들이 하나둘 행진을 시작한다. 어디서 구경해야 좋을까 사람들 뒤에서 우물쭈물하는데 저기 길 안쪽에 한국 아줌마가 보인다. 용기를 내 나도 사람들 틈을 비집고 들어가 길 안쪽에 쪼그리고 앉았다. 의자는 없지만 편안히 앉아 사진을 찍으니 로얄석이 부럽지 않다. 어마어마한 덩치의 무희가 덩실 덩실 몸을 흔들며 걸어온다. 제일 앞에 서서 신나게 몸을 흔들어댄다. 과연 선진국이다. 이어 시커먼 젊은이들이 미는 커다란 무개차도 나타난다. 위에 탄 미녀들은 춤추며 신이 났는데 아래 남자들 표정은 다 죽는 표정이다. 어린 꼬마들로 이루어진 팀도 있다. 질서 있게 걸어오며 춤을 추는데 아이고, 깨물어 주고 싶었다. 춤추는 무희를 바로 앞에서 보고 있자니 인생이 행복했다. 요 동작은 서너 발짝.. 2012. 6. 19.
2012 헬싱키 삼바축제 구경 헬싱키 관광은 이번이 두 번째다. 발틱 삼국 관광일정에 포함되는 바람에 또다시 가게 되어 시큰둥했는데 이게 웬일.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오늘은 일 년에 딱 하루 열린다는 헬싱키 삼바축제가 있는 날이라는 거다. 우리 가이드는 물론이고 현지 가이드도 몰랐다며 신이 났다. 특히 이렇게 날씨 좋은 날 삼바 축제가 열리기는 오랜만이란다. 원로원 광장에는 관광객과 원색으로 치장한 무희들의 숫자가 점점 불어난다. 삼바축제는 브라질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브라질 반대편에도 있었던 거다. 별별 괴상한 복장의 무희들이 이곳저곳에서 불쑥불쑥 나타나는데 순식간에 그 수가 엄청나게 늘어났다. 나타나는 참가자들의 모습을 보자니 생긴 것은 물론이고 그 화려한 색깔이 장관이다. 그런 것을 보는 사람은 두말할 것도 없고 구경꾼 못지않게.. 2012. 6. 18.
루이스 마제스티 크루즈, 과일 카빙 쇼 지난 시월 그리스 여행 사진을 정리하다 발견한 크루즈의 망중한. 배 위에서 놀고먹는 것으로도 성이 안 찼던지 음식물 가지고 별 쇼를 다 한다. 수박, 파인애플, 방울토마토 등등이 놓인 작업대 앞에 선 요리사 네 명. 시작 소리와 함께 칼질을 시작 하는데 네 명 다 멈칫거림이 없다. 말 그대로 뚝딱 뚝딱하더니 순식간에 작품을 하나 만들어 냈다. 탄성이 여기저기서 터지고 박수소리 요란하다. 이어 활짝 핀 수박 꽃을 들어 올리는 태국 요리사. 시원하고 맛있는 꽃을 만들었다. 마이크 들고 설치던 사회자 둘이 사정없는 키스를 퍼붓는다. 주인공보다 자기들이 더 좋아한다. 홍일점인 여자 요리사. 누가 여자가 아니랄까봐 가장 귀여운 작품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먹는 것 갖고 저게 무슨 짓인가 했는데 그것이 예술이었다. .. 2011. 12. 12.
그리스 터키 도로변 풍경(까발로에서 이스탄불) '까발로'에서 하루 묵은 버스는 '이스탄불'을 향해 다시 달렸다. 길은 올망졸망한 배들을 매단 작은 포구를 지나고 아침 햇살 퍼져나가는 넓은 들은 지나 바짝 마른 강을 건너고 눈을 머리에 인 높은 산을 끼고 서쪽으로 향했다. 아직은 그리스 땅이지만 생활권은 터키에 속한 국경지대다. 국경 가까이 오자 거대한 발전소가 길가에 보인다. 일부러 그랬는지 터키 가까이에 지어놓았다. 그리스와 터키의 관계는 우리와 일본사이 관계보다 훨씬 더 나쁘단다. 그러거나 말거나 플라타너스 듬성듬성 선 시골 벌판에는 가을이 한창이다. 국경에서 서너 시간 붙잡혀 있다 드디어 터키로 들어섰다. 동네 한가운데 어김없이 들어선 회교사원의 뾰족한 미라넷들이 우리나라 동네마다 솟은 교회 십자가가 생각나는 풍경이다. 그리스에서 이스탄불로 향.. 2011. 12. 4.
그리스 도로변 풍경(메테오라에서 까발로) '마테오라'에서 '까발로'는 서북 방향이다.길은 그리스 남북으로 길게 놓인 핀도스 산맥사이를 비집고 지나간다.   산을 넘어 두 시간여 평지를 달리자 엄청나게 높은 산이 왼쪽으로 나타났다.그리스 신들의 고향, 고도 2,919미터의 그리스에서 제일 높은 올림푸스산이다.올림푸스 카메라로 올림푸스산을 찍었다.  산 아래를 달리는 E90번 도로 길 양쪽은 모두 목화밭이다.가까이서 보고 싶은 마음에 고개를 길게 뺐는데   헉, 목화 컨테이너가 옆 차선에 딱 붙는다. 목화를 가까이서 실컷 봤다.저 목화를 손으로 언제 다 딸까 늘 궁금했었는데 기계로 딴단다.당연히 손으로 따는 목화와 기계로 따는 목화 값은 천지차이란다.   이어서 나타나는 풍경은 논이다. 그리스 북쪽에는 예상외로 벼농사를 많이 짓는단다.아직 수확하지.. 2011. 12. 2.
그리스 도로변 풍경(델피에서 마테오라) 반나절 '델피' 구경을 끝내자마다 다음여행지인 '마테오라'로 향했다. 길은 그리스 발칸반도 중앙을 지나는 E65번 도로다. 도로는 국립공원 'Oiti' 산을 왼쪽으로 끼고 바위와 잡목으로 덮인 산허리를 따라 북으로 북으로 달린다. 아름다운 풍광 속에 생뚱맞은 낙서가 보였다. 검정 스프레이로 쓴 글자가 뜻은 모르겠지만 왠지 초라하다. 뭐든 분위기가 맞아야 통하는 법. 가는 내내 보이는 풍경은 산과 들뿐인데 이렇게 이따금 나타나는 마을이 있어 사람 사는 냄새를 풍긴다. 이름 모르는 동네를 숱하게 지나며 버스는 계속 달린다. 길 위에서 보는 먼 나라 마을은 사진으로 봐도 왜 이렇게 가슴이 울컥 하는지 모르겠다. 길은 좌로 우로 돌고 넘어 크게 휘어지는 고개 길을 감아 돌더니 뜻밖에 멀리 바다가 나타났다. 보리.. 2011. 11. 29.
아테네, 아크로폴리스 아테네 아크로폴리스 오르는 길에서 본 그리스 산비둘기. 노아의 방주로 올리브 나무 잎을 물고 온 비둘기의 직계다. 그래서 그런지 새 색깔이 올리브 나무색과 비슷하다. '아크로폴리스'에 오르다 처음 만나는 고대 건축물. AD 161년 완공된 'Odeum of Herodes Atticus' 음악당이다. 지금도 자주 사용되어 무대가 윤이 나는데 '아크로폴리스'가 배경이 되는 바람에 더 유명한 곳이다. 아크로폴리스 북쪽에 홀로 떨어져 있는 Erechtheum 신전. 모시는 신은 Athena 신을 능가하지만 Parthenon 신전 때문에 관광객의 시선을 별로 끌지 못한다. 쓸쓸해 하는 신들을 위로도 해 볼 겸 일행을 먼저 보내고 한 바퀴 둘러봤다. 신전 한쪽 켠 에 아테나 여신이 준 나무라고 이름 붙은 올리브 나.. 2011. 11. 13.
그리스 까발라 항구 '마테오라'에서 '데살로니카'를 지나 저녁 무렵 목적지 '까발라' 시에 도착했다. '까발라'는 그리스에서 터키로 가는 길목에 자리한 항구도시다. 항구라고 하기는 좀 작고 포구라 부르기는 큰 그런 곳. 우리가 묵을 호텔이 항구와 근접해 있어 체크인만 하고 부둣가 구경에 나섰다. 해지는 부두에 한가롭게 앉아 있는 낚시꾼들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 낚시꾼 곁에 서서 그리스 낚시를 한참 구경했다. 그리스 바다낚시는 우리와 사뭇 다르다. 부표 같이 둥근 찌가 그렇고 바늘도 십여 개가 달렸는데 송사리만한 미끼를 통째로 둘둘 말아 물에 던지는 것이 색다르다. 우리가 지켜봐서 그런지 곧 물고기가 한 마리 달려 올라왔다. 파닥거리는 몸짓이 요란하다. '리바'라는 물고기다. 열대어 같이 예쁘게 생겼는데 크기는 손바닥보다 작.. 2011. 11. 10.
그리스, 하늘 위 수도원 '메테오라' '메테오라'로 들어가는 고속도로에서 본 풍경. 직선으로 뻗은 도로 끝으로 돌출한 봉우리가 나타나는데 저곳이 그 '메테오라'다. 차가 내달리고 마을이 성큼성큼 눈 앞으로 다가온다. 키를 하나씩 얻어서 호텔 방으로 가는데 복도 끝에 정교회 건물이 보인다. 호텔 안에도 교회가 있는 거다. 수도원 마을이라더니 역시 다르다. 저녁 무렵 도착한 숙소에서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고 맞이한 이른 아침. 호텔 주변이 너무도 궁금해 해가 밝자마자 밖으로 나왔지만 쌀쌀한 날씨에 기겁한 풍경이다. 숙소 바로 뒤에 어제 저녁 도로에서 본 바위 봉우리들이 우뚝한데 그 꼭대기에 수도원이 과연 보인다. 아침 식사 후 드디어 공중에 뜬 수도원을 찾아 나섰다. 마을에서 북쪽으로 20여분 산 능선을 따라 북쪽으로 달리자 보이는 남쪽 풍경. .. 2011. 11. 7.
그리스 신화의 도시 '델피' 아테네에서 북서쪽으로 서너 시간을 버스는 쉬지 않고 달린다.밋밋한 풍경이 계속되던 중 갑자기 나타난  '파르나소스 산'산 중턱에 세계의 중심이라고 하는 '델포이 유적지'가 있다.    '델피로' 가는 길은 모든 것이 신비롭게 보였다.이천 년 전 많은 사람들이 아폴론 신의 예언을 듣고자복채를 잔뜩 실은 마차를 끌고 이 길을 지나 '델포이'로 향했다.    '델피' 작은 마을에 있는 기념품 가게 앞.다른 곳에서 잘 볼 수 없는 돌로 깎아 만든 각종 조각상이 가득 찼다.모양은 거의 짝퉁수준인데 돌의 질감에서 신들의 마을 같은 분위기가 났다.    델피 신전 입구. 세상의 중심지라는 이름을 갖은 곳임에도 간판하나 없다.입구에서 유적지가 거의 한눈에 들어온다.오후 햇살 가득한 산비탈이다.   언덕을 조금 오르자 .. 2011. 11. 4.
산토리니의 밤 이아마을에서 '피라마을'로 넘어오니 해도 저물고 비도 개었다. 우산 없이 다니니 세상에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다. 이 형편없이 가벼운 존재. 당나귀 세 마리도 신이 났는지 셋이 같이 차차차 춤을 추는데 그 모습 정말 귀엽다. 동영상이 아니라 아쉬었다. 날이 어두우니 이제 구지레한 것들이 안 보여 더 좋다. 더구나 여기저기 따뜻한 주황색등이 하나 둘 켜지는데 동화 속 나라가 여기다. 조명이 없어도 하얀 풍경은 그 자체로 빛을 낸다. 어두우니 파란 바다가 아니라도 괜찮았다. 모든 것이 감사할 따름. 피라마을은 산토리니 섬 딱 중앙에 자리 잡고서 섬의 대장노릇을 하는 마을이다. 성수기 밤에는 난리가 나는 곳이라는데 지금은 시월 비까지 내린 뒤라 한산하기 그지없는 밤이다. 산토리니 섬은 원래 하나의 섬이 화산 폭.. 2011. 11. 3.
산토리니, 뉴포트에서 ‘이아마을’까지 뉴포트 선착장에서 ‘이아마을’까지 가는 길의 중간지점인 ‘피라마을’. 높은 종탑 하나가 마을 중앙에 서서 좁은 길을 빠져나가는 관광 버스들을 내려다본다. 섬 중앙에 자리한 ‘피라마을’에서 섬 북쪽 끝에 자리한 ‘이아마을’까지는 버스로 이십 여분. 도로가에는 드문드문 하얀 벙커스타일의 건물들이 보이는데 내리는 비 때문인지 상상외로 을씨년스럽다. 여기서도 부의 편중은 어쩔 수가 없는지 절벽 쪽과 도로변의 집들이 빈부 차이가 크다. 산토리니 섬이 세계적인 관광지로 부상한 것은 그리 오래전 일이 아니다. 1970년대 그리스 정부에서 펼친 관광 진흥정책 때문이라는데 지금도 산토리니는 열심히 공사 중이다. ‘이아마을’ 즉 ‘산토리니’ 섬의 북쪽 끝에서 바라본 남쪽. 멀리 산토리니 최고봉인 ‘Mount Profiti.. 2011. 1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