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러 시간을 맞춰 나간 것은 아닌데 썰물 때와 딱 맞는 바람에
막 드러난 갯벌로 몰려드는 새떼를 제대로 만났다.
'검은가슴물떼새'
'알락꼬리마도요'
어디서 날라오는지 한두 마리씩 보이던 마도요들이 순식간에 십여 마리로 늘어났다.
마도요들은 헤엄을 못 친다고 알려졌는데 그래서 그런지 밀물 때면 보이지 않다가
이렇게 물이 빠지기 시작하면 어디 선지 사방에서 날아든다.
산책로에서 지켜보니 채 몇 분도 지나지 않아 백여 마리의 새들이 내려앉았다.
도요새들에게 우리나라 갯벌들은 먼 이동경로 중에 있는 중간 기착지이다.
이들은 러시아 동북부쪽에서 번식을 한 후 동남아시아에서 겨울을 난다는데
대부분이 아시아 대륙의 동쪽 해안가를 따라 비행한다.
그러니까 우리나라 갯벌은 도요새들에게 고속도로 휴게소 같은 거다.
즉 만 여 km가 넘는 장거리 노선에서 주유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쉬다 가는 곳이다.
하지만 갯벌을 메워 땅을 넓히기 좋아하는 근래 대한민국의 현실은
마도요들에게 쥐약 아니 최악이다.
요놈들은 '중부리도요'같은데 덩치나 부리 길이가 마도요의 반 정도 되는 새다.
떼로 몰려와 내리려던 놈들이 마도요가 뭐라 했는지 질겁하고는 다시 치솟아
자기들끼리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 자릴 잡는다.
의견이 맞지 않아서인지 잠시 갈팡질팡하는 '중부리도요' 무리.
도요새는 오래도 날지만 빠르기도 하다.
비행 자세가 딱 전투기 모습이다.
마도요들은 지금 즉 8월 초순에 우리나라에 와서 지낸다는데
내년 4월 하순까지 머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위쪽 비행하는 새떼는 '중부리도요' 아래쪽은 '알락꼬리마도요'.
알락꼬리마도요는 도요새중에서 덩치가 제일 크다.
왠만한 치킨보다 크다.
인터넷 지난 6월 데일리안 기사를 보니 알락꼬리마도요가 서해 갯벌을 중간기착지로 이용 후
번식을 위해 약 3523㎞ 떨어진 러시아 캄차카 반도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단다.
알락꼬리마도요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멸종위기종(EN, endangered)으로 등재돼
국제적으로 보호받고 있는 종으로 전 세계적으로 약 3만2000마리가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세계 주요철새의 9개 이동경로 중 우리나라가 포함된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만을 이용하는 철새로
이번에 부착된 위치추적기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러시아 극동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이 최초로 확인됐다.
산책로 외딴 곳에 무궁화가 조용히 나홀로 곱게 피었다.
과연 삼천리 강산에 피는 우리나라 꽃이다.
그 옆 묵은밭에 비비추도 곱게 폈고
난생 처음 보는 검은색고추도 주렁주렁 열렸다.
'흰가시광대버섯'
'광비늘주름버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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