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의 고장 문경을 지난다.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길가 사과가 눈길을 끈다.
아래쪽 반 잘린 사과가 아니었음 앵두라 해도 되겠다.
문경을 가로지르는 중부내륙 고속도로 위에도 빨간 사과가 있다.
언젠가 고속도로를 지나며 봤던 그 구조물을 오늘은 자전거 위에서 본다.
낙동강과 한강의 분수령이 되는 문경. 과연 그 산세가 하늘을 찌른다.
자전거 길은 레일바이크로 유명한 ‘불정역’과 같이 달린다.
우리나라 레일바이크의 원조 문경 ‘철로 자전거’. 멈춰 있지만 관리가 잘 되어 그냥 보기에도 좋다.
그리고 레일바이크가 끝나는 모퉁이를 돌자 나타난 열차 팬션. 방 이름도 목포방.
동대구, 마산, 서울, 대전 등이다.
4인기준 십 만원.
문경 ‘불정역’을 지나고는 자전거 도로가 마을 안길을 지난다.
주인들은 일 나가셨는지 집마다 인기척은 없는데
덩굴장미 한창인 마당에 백구가 혼자 외롭다.
낙동강 자전거 길은 강물과 자전거가 함께 남쪽으로 흐른다.
이곳에서 4대강 사업은 남의 나라 얘기일 뿐 습지 같은 강이다.
낙동강 상류에서는 옛 도로가 자전거 도로다. 자전거로 자동차처럼 터널을 지나는데 무섭다.
강변 고수부지에서 꿀 따는 작업이 한창이다. 부부는 꿀 따느라 벌들은 꿀 모으느라 서로 분주하다.
요즘은 어디서나 부부가 함께 일하는 풍경을 심심치 않게 본다.
문경시 외곽을 벗어나자 모내기 한창인 들 너머로 ‘상주시’가 나타났다.
상주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자전거의 도시다.
이쪽서부터는 자전거 도로 색깔이 벌써 다른데 그 촉감이 미끄러지는 듯하다.
자전거 원조 마을의 관록이 묻어난다.
낙동강 둑 위로 오월의 단풍나무가 늘어섰다. 신록이 오월에 붉은 단풍을 보니 그 풍경이 색다르다.
아름다운 경치에 반해 둑길을 오가며 연출 사진을 찍었다.
낙동강의 시작을 알리는 표석. 상주는 낙동강 지류에서 모인물들이 드디어 강을 만든 시작점이란다.
즉 제대로 된 낙동강은 이곳에서 완성되어 남해까지 칠백리길을 달리는 거다.
우리도 이곳에서 점심을 먹고 기운을 차리기로 했다.
강가 느티나무 아래 있는 오래된 매운탕 집에 들어가 점심을 주문했다.
식당 아주머니는 아무 말도 안 했건만 어떻게 알고 힘내라며 고봉밥을 주신다.
고봉밥 값을 하자며 먹자마자 부지런히 갈 길을 나섰다.
푸른 들에는 오월의 햇볕이 작렬하는데 그 가운데를 거침없이 내달렸다.
'상주' 구간 낙동강둑에 지천으로 피어난 보라색꽃 ‘지칭개’. 낙동 1경이라고 부르는 ‘경천대’ 앞 ‘용소’.
낙동강에서 제일 깊은 곳이라고 한다.
‘경천대’ 뒤에 있는 언덕에서 바라본 풍경, 우리가 달려온 자전거 길이 직선을 이루었다.
‘상주’는 예부터 산과 들이 알맞게 배치되어 두루두루 많은 특산물이 나온다는데
특히 곶감과 누에고치 그리고 쌀이 많이 나와 ‘삼백의 고향’이라 일컫는단다.
'상주 자전거 박물관'은 ‘경천대’ 바로 뒤로 지나는 자전거 도로가에 있다.
그냥 지나가면 박물관이 뭐라고 할 것 같아 일부러 들어가 둘러봤다.
최초로 사람이 땅에서 발을 떼고 달린 자전거 ' K.멕밀런' 자전거. 1839년 영국산이다.
‘경천섬’으로 들어가는 다리의 아치가 햇빛에 반짝인다.
국토 종주길 달리며 본 중 제일 멋진 다리인데 아직 이름이 없단다.
얼핏 보기에 짚신을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자전거 헬멧을 닮은 것도 같다.
‘상주보’를 지나자마자 올라탄 자전거 길. 자동차 길과 함께 지나지만 멋지고 튼튼한 길이다.
강과 산이 만들어 낸 멋진 그림. 국토 종주길에서 숱하게 만날 수 있는 경치 중 하나다.
‘삼천리 금수강산’이란 이런 풍경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상주시 낙동면과 의성군 단밀면을 잇는 ‘낙단보’ 낙동강 3대정자 중 하나인 ‘관수루’를 형상화 했단다.
네 번째 밤은 낙동강 ‘관수루’ 바로 아래에 있는 ‘바이크 텔’에서 보냈다.
모텔 앞에 만들어 놓은 자전거를 보관할 수 있는 무인 케비넷.
별표 누르고 비밀번호 네 자리 그리고 별표 하면 잠긴다.
이렇게 편리할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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