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한번 해보겠다고 여기저기 떠벌였던 자전거 국토 종주.
역사적인 출발 아침임에도 세상은 평소와 다름이 없다. 오전 아홉시 중동 아파트 사이길 풍경.
아라뱃길 초입에서 만난 오월 아카시아 꽃. 먼 길 떠나는 아침이라 그럴까 하얀 꽃떨기가 유난히 예쁘다.
방화대교 앞에서 누이와 만나 일정을 알 수 없는 국토종주 여행길에 올랐다.
자전거 타고 국토 종주를 다니는 사람들의 쉼터인 인증센터 내부.
아카시아 꽃 활짝 핀 오월 하남시 자전거 도로와 성격 괴팍하기로 나와 쌍벽을 이루는 누이의 늠름한 뒤태.
지금처럼 열심히 자전거를 타게 된 것도 사실 저 누이 덕이다.
미사리 자전거 길에서 만난 고들빼기. 가늘고 선명한 줄기와 끝이 네모진 꽃 잎, 그리고 쌉싸름한 이름이 기가 막히게 잘 어울리는 꽃.
점심은 한 시경 팔당 근처에서 했다. 먼 여정을 위해 열심히 그리고 남김없이 먹었다.
천지에 우거진 녹음을 헤치며 달리다 드디어 양수리 철교까지 넘었다.
쏟아지는 햇볕에 달아오른 몸뚱이를 이곳에서 잠시 냉커피로 식혔다.
오늘따라 팔당호에는 유난히 물이 많다. 예전에 보지 못했던 아름다운 풍경에 잠시 넋이 나갔다.
여기부터 자전거 길은 팔당호수를 끼고 달린다.
그러다 가끔 나타나는 터널은 시원해서 따로 쉴 까닭이 없다.
누나는 열심히 달리고 나는 잠깐씩 쉬며 이것저것에다 렌즈를 겨누었다.
팔당에서 양평까지는 옛 중앙선 철도위에다 레미콘을 부어 만든 자전거 길이다.
길과 같이 달리는 가로등에서 깃발이 휘날리는데 괜히 신바람이 난다.
드디어 양평읍 초입에 들어섰다. 멀리 서쪽으로 보이는 그림 같은 강변 풍경.
호수로 뻗은 전망대에서 인증샷을 만들었다. 우리 집 칠형제 중 가운데 토막인 넷째와 다섯째.
육십 대에 들어서도 그 모양과 역할은 변함이 없는 거다.
양평군립미술관 앞의 거리 조형물. 크기나 모양이 너무도 사실적이라 깜짝 놀라는데
이것 말고도 주변 설치물들의 양과 질이 대단해서 다시 놀랐다.
여주까지 가려다 이곳에서 하루를 묵기로 했다. 모텔에 여장을 풀고 저녁을 먹으로 나선 양평읍 구도심 풍경.
변하지 않은 옛날 모습에 사십 여 년 전 이곳에서 지냈던 누이가 감회에 젖는다.
뜻밖에 양평은 순대국으로 유명하단다. 내가 좋아하는 우거지 순댓국으로 저녁을 했다.
구십여 킬로미터를 달렸는데 생각보다 그리 힘들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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