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전거 타고

자전거 국토종주 (달성~창녕)

by 조인스 자전거 2013. 6. 5.

민박집에서 하룻밤을 잘 묵고 새벽에 길을 나섰다.

주인집 아줌마가 가다 드시라고 김밥도 두 줄 넣어준다.

연약해 보이는데 생각해 보니 서비스정신으로 완전 무장한 분이시다.

'남지읍'까지 가는 도중 험한 언덕길이 있다 해서 일부러 ‘우포늪’을 들러 우회했다.

1억 5천만 년의 전설 우포늪을 자전거로 올 줄이야.

 

 

 

'우포늪'에서 그 무한한 나이에 놀라고 그 엄청나게 넓은 면적에 다시 놀랐다.

여의도 면적만 하다는 여기 습지에는 무려 천여 종의 생물체가 산다는데

천년만년 살 것처럼 으스대는 우리들은 얼마나 보잘 것이 없던지.

 

 

 

뷰포인트 안내표시가 있어 어렵게 언덕을 올랐건만 이럴 수가 있나 사방이 나무로 둘러싸였다.

괜한 수고를 했다.

 

 

 

현풍시내를 지나는 지방도로를 달리다가 드디어 자전거길이 있는 ‘합천 창녕보’를 만났다.

‘루이즈 부르주아’의 거미를 닮은 '생명의 근원'이라는 조형물 아래를 지나

‘보’를 건너서 낙동강 우측 자전거 길로 들어섰다.

 

 

 

‘합천 창녕보’를 건너니 오광대의 원조 합천 탈춤인형들이 잘 오셨다며 반긴다.

우리 탈은 보기만 해도 무조건 즐겁다.

 

 

 

암각화가 그려져 있음직한 ‘청덕수변공원’을 지나는 자전거 길

석기시대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바위 절벽을 따라 목조 데크가 길게 깔렸다.

 

 

 

오늘은 누이가 힘이 드는지 평지에서도 자전거를 끈다. 하기는 남자인 나도 힘드니 오죽할까.

 

 

 

그러나 이상도하지 몸뚱이는 축 늘어지지만 정신은 갈수록 맑아진다.

모두 생전 처음 보는 것이지만 하나같이 반가운 풍경들이라 잠시도 한눈팔 시간이 없어서다.

 

 

 

가파르기로 소문난 '진동고개'를 향해 달리는 낙서면 구 도로.

사료용 ‘오처드그래스’가 길가에서 한들거리는데 그것참 운치 있다.

 

 

 

도로변에 있는 재밌는 경계석. 자전거를 즐기는 사람들만 아는 사실.

자전거에 한번 올라타면 어지간해서는 내리기 싫다.

 

 

 

금모래 은모래가 반짝이는 강변. 폐선처럼 모래 위에 올라앉은 준설선이 보인다.

실컷 부려먹고 버렸다 생각하니 그 모습이 장엄하다.

 

 

 

낙서면 정곡리 제방도로 위 휴게소. 낙동강 변에서 만난 제일 잘생긴 쉼터다.

 

 

 

이 쉼터는 멀리서 보기에도 멋있지만 그 속도 맘에 든다.

그리고 국토종주 내내 드는 생각이었는데 이런 곳이야말로

자판기 하나 있어 갈증을 풀게 해 준다면 그것이야 말로 금상첨화이겠다.

 

 

 

쉼터에서 바라보이는 강변 풍경.

 

 

 

이 부근은 강 둔치에 밀밭을 만들어 놓았는데 일부러 내려가 밀밭에 서서 한참 쉬었다.

이국적인 풍경이 색다르다.

 

 

 

급경사 박진고개 위 ‘바람재 쉼터’. 북쪽으로 우리가 달려온 길이 한눈에 보인다.

국토 종주하며 이런 풍경을 얼마나 많이 보는지 볼 때마다 산삼 한 뿌리씩 씹어 먹는 기분이 든다.

 

 

 

'박진고개' 정상에서 보는 내리막길. 보기만 해도 신바람이 절로 나는 풍경.

 

 

 

한참 평지를 잘 달리던 길은 드디어 마지막 고갯길을 만난다.

왼쪽 산 능선을 타고 지나는 산악도로인 ‘개비리 둘레길’ .

강 따라 흐르던 자전거 길이 난데없이 산꼭대기로 향한다.

 

 

 

‘영아지 마을회관’ 앞에서 바라본 시작점.

좁은 언덕길이 앞을 막아섰는데 마치 절벽 같았다.

이곳에서 잔치 국수를 한 그릇 먹고서야 언덕을 올랐다.

 

 

 

경사 심한 언덕을 한참 올라 내려다본 풍경.

힘들게 올라온 만큼 보여주는 딱 그만큼의 경치다.

 

 

 

이곳은 원래 지역 사람들의 낙동강 둘레길로 유명한 덕에

국토 종주 자전거 길을 연결시킨 곳으로 4Km가 넘는 산길이다.

길은 아름다운데 이름은 왜 이리 험악한지 ‘개비리’다.

 

 

 

고갯길을 서너 개 넘은 까닭에 힘이 빠져서인지 자전거가 구르지 않는다.

남지읍에 다다랐을 무렵 날까지 어두워져 이곳에서 하루를 묵었다.

모텔 이름들은 어디서나 주옥같지만 여기야 말로 지존 급이다.

이름 하여 ‘러브홀릭 모텔’ 창밖으로 멀리 낙동강 둑이 보인다.

 

 

 

'자전거 타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4 대강 ‘보’를 보며  (0) 2013.06.12
자전거 국토종주 (창녕~부산)  (0) 2013.06.09
달성, 하얀 민박집  (0) 2013.06.03
자전거 국토종주 (상주~달성)  (0) 2013.06.02
자전거 국토종주 (문경~상주)  (0) 2013.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