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밤을 보낸 힐튼 호텔.
모양이 그것 참 영국다운데 어째 건물 뒷모습이 앞보다 더 낫다.
두어 시간 버스를 타고 달려 점심 무렵, 이천 년 전 로마제국의 군 주둔지인 '체스터'에 도착했다.
'체스터'는 로마시대의 성곽이 온전하게 보존된 영국에서 이름난 역사도시다.
천 팔백 년대 지은 ‘체스터 시청사’. 체스터, 레스터, 랭커스터, 맨체스터, 윈체스터... ....
영국에서 ‘체스터’로 끝나는 지명은 모두 로마 제국 시대 군부대의 주둔지였단다.
시청사 바로 앞에 있는 ‘체스터 성당(Chester Cathedral)’. 행사가 있는지 성당 중앙을 몽땅 의자로 채우고 있다.
10세기에 수도원으로 처음 세워졌다는 성당 건물이 웅장하고 아름답다.
성당 문을 나서니 비가 후두둑 떨어진다.
비가 시작된 체스터 중심 사거리 표정 영국에서 이정도의 비는 비도 아니다.
체스터 중앙로.
‘Raws’라 불리는 이곳 건물들은 2층 회랑이 건물마다 연결되어 있어 비가 와도 걱정이 없다.
거리 건물들이 회랑으로 연결되어 비 맞지 않고 쇼핑을 즐길 수 있다.
12시가 가까워지자 ‘Chester Cross Proclamation’ 가 시작된다. 일명, ‘외치는 사람’이 중세시절 공무원 복장으로 나타났다. ‘Town Crier Proclamation’는 이곳 사거리에서 ‘오늘의 뉴스’를 알리는 행사다. 18세기부터 행해졌다는데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정오에 실시한다. 월요일이 빠진 이유가 재밌다. 일요일은 모두 쉬는 날이라 전할 할 내용이 없었단다.
멀리서 ‘Town Crier’가 관광객과 이야기 나누는 퍼포먼스를 보다가.
건물 2층으로 연결된 회랑을 따라 남쪽으로 향했다
‘디강(The Dee)’ 으로 향하는 남쪽 도로를 따라 내려오다 뒤돌아본 중심가.
비가 내리는데 다니는 사람들이 꽤 많다. 유명한 체스터의 시계탑이 거리 끝에 보인다.
안내판 뒤의 서쪽 성곽. ‘디강(The Dee)’이 체스터를 에워싼 형태다.
안내도의 빨간 선이 아직도 온전히 남은 성곽인데 성곽을 쌓는데 사용한 돌도 붉은 빛을 띠고 있어 실감 난다.
점심 먹은 식당. 건물과 나무의 환상적인 조화.
마침 비가 오는데 나무가 건물에게 우산을 씌워주는 듯하다.
시청사 앞에서 다시 모여서 점심을 한 뒤 아일랜드 ‘더블린’을 향해 서쪽으로 달렸다.
버스 차창너머로 지나가는 ‘이니스프리의 호도(湖島)’ 같은 풍경들.
잘 자란 푸른 초장에서 양들이 편안하게 풀을 뜯는다.
넓은 풀밭에 비해 양의 숫자가 적은 이유는 겨울철 먹이 확보 때문이란다.
정 서쪽으로 두어 시간을 달려 도착한 ‘홀리헤드(Holyhead)’ 페리 터미널.
사십 여분 기다려 한 시간여 만에 ‘아이리쉬 바다’를 건넜다.
페리 선창에서 찍은 이곳의 명물 ‘사우스 스텍(South stack)’ 등대.
영국본토와 아일랜드 섬 사이의 ‘아이리쉬 해’를 밝힌다.
왼쪽은 기상관측소.
우리가 탄 배와 같은 패리가 옆을 지난다.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 아일랜드시내 표지판에는 게일어가 알파벳 위에 있다.
‘Dubh Linn’은 ‘Irish Gaelic’으로 ‘검고 낮은 곳’이란다.
음침하고 낮은 곳에서 곰곰이 생각을 하게 만드는 묘한 분위기가 나는 도시다.
‘예이츠’, ‘제임스 조이스’, 버나드 쇼’, ‘사뮈엘 베케트’ ‘조나단 스위프트’ ,,,
작은 나라이면서도 유난히 이름난 문학가를 많이 배출한 아일랜드.
그게 다 이름 탓이 아닐까 석양빛에 물든 ‘Clarion Hotel’ 방에서
별 황당한 생각을 하며 저녁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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