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첫날 묵은 호텔 ‘Hotels in Ludwigshafen’ 창가에서 내다본 풍경.
아홉시가 좀 넘은 시각이지만 이곳은 한밤중이다. 라인강을 지나는 사장교 조명이 혼자 멋지다.
다음날 이른 아침 호텔부근 구경도 하고 산책도 할 요량으로
호텔 앞 ‘Ludwigshafen (Rhein) Hauptbahnhof’역 구내로 들어섰다.
시간 잘 지키기로 유명한 독일 열차가 부지런히 들어오고 떠나는데 사람은 거의 없다.
프랑크푸르트에서 남쪽으로 백여km 떨어진 이곳 ‘루트비히스하펜 라인 중앙역’은
맨하임, Mainz, 노이슈타트 안데르, Weinstrasse의 접속점에 있는 공업지대의 기차역이다.
이름은 카톨릭 성인 ‘성 루트비히’에서 왔으며 분위기는 현대적이나 한마디로 삭막하다.
라인 강변 가까이 있는 중앙역은 이 사장교 탑이 랜드마크다.
위로 아래로 땅속까지 가로세로 철도가 지나지만 요즘 공업지역 대개가 그렇듯 부근은 썰렁하다.
역사 바로 위로 솟은 콘크리트 사장교가 한강 올림픽대교 탑과 무척 흡사하다.
새벽에 열차 지나가는 쇳소리와 죽죽 뻗은 직선이 가로세로로 얽혔는데 색깔마저 푸르스름하다.
장식하나 안 보이고 사람마저 없는데 그 풍경이 기괴하다.
더구나 이역만리 떨어진 낯선 곳이라 그 쓸쓸함이 배가 된다.
잠깐 시간이지만 하늘이 점점 밝아 오고 형광등 불빛이 힘을 잃어 가는데
노숙자커녕 종이 조각하나 안 보이는 다른 별 같은 역사 풍경.
넓은 역사 여기저기를 배회하다 밖으로 나섰다.
마주친 사람은 허겁지겁 빵을 씹으며 스쳐가는 몇몇 젊은이뿐
이른 아침 ‘Ludwigshafen (Rhein) Hauptbahnhof’은 그야말로 적막강산이다.
이층 고가 철도역사로 올랐다.
여기도 한적하기는 마찬가지 열차 하나에 사람 하나.
다시 일층 역사 로비로 내려오니 여기는 아예 기차가 저혼자 뱅뱅 돈다.
역사를 나서다 입구에서 바라 본 풍경.
앞에 있는 네모 건물이 첫날밤을 묵은 ‘Ludwigshafen Best Western Hotel’.
역 앞 지하철역사로 내려갔다. 플랫폼에서 바라본 시내 방향.
가고 오는 역에 서서 바라보는 풍경은 대개가 소실점이 있다.
한바탕 벌이고 살다가 점 하나 뒤로 사라지는 우리 사는 모습이다.
‘Ludwigshafen-Mitte’ 지하철에서 다시 위로 오르며 마주친 풍경.
스타트랙의 에스컬레이터가 혼자 윙윙 돌아가는데
독일 하면 떠오르는 것은 바로 이런 차가움이다.
그리고 축구, 맥주, 나치, 히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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