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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고

영산강 자전거 종주 (담양댐까지)

by 조인스 자전거 2014. 10. 6.

점심을 먹고 느긋한 맘으로 자전거에 올라타는데

강 가운데로 지나는 아슬아슬한 징검다리를 건너는 청춘남녀가 보인다.

좋아서 저리들 하겠지만 인생길도 만만치 않다는 걸 저들이 알까 모르겠다.

 

 

 

 

광주시 상류 쪽 영산강은 한강이나 낙동강에 비해 강바닥이 온전하다.

곳곳에 생태 수변공원이라고 저렇게 간혹 산책로가 있을 뿐이다.

 

 

 

 

광역시를 벗어나자 강변으로 대나무 숲이 보이기 시작한다.

대나무의 고장 ‘담양군’이다.

 

 

 

 

늘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을 읊조리는 친구가

남들이 수도 없이 지나갔을 길을 따라 신나게 내달린다.

저 친구는 뒤에서 보면 늘 몸이 오른쪽으로 쏠린다.

우파라는 것을 속일 수가 없나보다.

 

 

 

 

강둑 위에서 바라본 가을들판. 색상표가 따로 없도다.

 

 

 

 

한참 달리다 서서 사진하나 찍고 또 달리고 찍고 하면서

담양댐까지의 거리를 좁혀 나갔다.

 

 

 

 

이제 막 시작한 자전거길 따라 대나무 가로수가 잘 자란다.

정성껏 심고 가꾼 흔적이 역력하다.

 

 

 

 

영산강 자전거 길은 우회구간이 꽤 많다.

동쪽으로 달리던 길이 서쪽으로 바뀌기도 한다.

 

 

 

 

담양댐까지는 15.7km 긴급신고는 119

 

 

 

 

눈앞으로 피라밋처럼 생긴 뾰족한 산이 하나 나타나더니

그에 맞춰 햇살이 하나 짠 떨어진다.

하늘의 조화다.

 

 

 

 

못 가본 길에는 모든 것이 볼거리다.

길가로 늘어진 감나무 가지에 대봉이 붉게 물든다.

 

 

 

 

'담양읍'에서 잠시 쉬었다.

이곳에는 관광지가 꽤 많은데 저녁 무렵이라

어디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고픈 맘이 들지 않는다.

 

 

 

 

담양 ‘전남도립대학교’에서 ‘담양댐’으로 가는 자전거길.

자전거 딱 한 대가 지나갈 수 있는 좁은 흙길로 서로 마주치면 염소싸움을 피할 수 없다.

하필 저쪽에서 촌부가 하나 다가온다. 내가 비켜 주어야지 하는데 그분과 나는 길은 가운데 두고

서로 비켜 주었다.

 

 

 

 

그 멋진 길에 이어 나타나는 길은 코스모스 길이다.

코스모스가 난장을 이루는데 이렇게 흐드러진 꽃길은 처음 봤다.

자전거가 힐링힐링하며 구른다.

 

 

 

 

더구나 이 길은 우레탄 길로 푹신푹신하다.

자전거보다 걸어가는 것이 더 빠를 정도인데 앞서 가는 아이들은 아예 자전거를 끌고 간다.

 

 

 

 

낑낑거리며 푹신거리는 길을 따라 오르다보니

드디어 멀리 목적지인 '담양댐'이 보인다.

 

 

 

 

두 시간이면 되겠지 했던 담양댐을 세 시간 더 걸려서야 도착했다.

담양댐에서 편안히 사진을 찍으며 쉬다가 다시 금성 버스터미널을 향해 신나게 내려와 달리는데

길가에 발갛게 익은 감이 보인다. 사진을 찍어 보자고 급정거.

카메라를 찾는데 이런 카메라가 없다.

 

 

 

 

맙소사, 카메라가 있고 없고 문제가 아니라 댐을 다시 올라갈 생각이 먼저 든다.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로 헉헉대며 컴백 댐을 하는데 별 생각이 다 난다.

아무튼 카메라 가방은 우리가 쉬었던 의자에 혼자 토라져 앉아 있었다.

쏘리, 마이 다링.

 

 

 

 

그렇게 또 한 번 쇼를 하고 날이 어두워 광주까지는 차로 이동했다.

금성발 광주행 버스에 올라 차창으로 내다 본 ‘광주 광천 터미널’

시내까지는 차가 얼마나 막히는지 한 시간이 더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