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하순 한탄강 CC클럽하우스에서 바라본 ‘동송읍’ 쪽 풍경.
부천에서 두어 시간 북쪽으로 올라왔다고 이곳은 아직 겨울풍경이다.
하지만 골프장내 필드 주변은 봄이 완연하다. 남북으로 기다란 ‘보개산’ 능선이 보얗다.
이 좋은 봄날에 뭔 가트를 타고 다니느냐면서 걸어오시는 저분.
오늘은 개나리 색으로 일부러 옷을 맞춰 입고 나왔다.
하긴 봄 풍경 속에 움직이는 사람들이 모두 슬로우 모션이다.
기다리는 사람들도 그렇다.
사람들만 그런 것이 아니다. 볼을 기다리는 그린도 한가하기 이를 데 없다.
하지만 볼을 치기 시작하자 모두가 힘이 솟는다. 힘과 정확성이 뛰어난 다이나믹 진프로
차분하고 세밀한 스타일리쉬 홍프로
침착 예리하고 칩샷의 고수 아이언 이프로
오비가 전문인 막무가내 유프로
모두가 나름대로 열심히 두들겨 팼다.
공이 날라 간 저 멀리 북으로 내달리는 봄의 뒷모습이 얼핏 보인다.
시간이 흐르자 날씨는 봄이 아니라 여름이 되었다. 서쪽에 자리한 철원의 명산 ‘금학산’의 의연한 모습.
자고로 골프란 산 같은 저런 자세로 임해야 하건만.
봄에 취해 네 명 모두가 우정의 샷을 날려버린 경치만 멋진 홀.
오른쪽 한탄강에다 볼 네 개를 기꺼이 헌납했다.
볼 네 개를 맞고도 말이 없는 한탄강. 그런데 그 맑던 강물 색깔이 오늘은 영 아니다.
어디가 아프지나 않은지 걱정이 된다.
탁한 강물과 달리 유난히 선명한 복숭아 꽃. 여기 꽃들은 화려함보다 깨끗함이 더 돋보인다.
이발소 그림처럼 생긴 풍경 하나. 한낮의 봄볕이 하늘에서 쏟아진다.
마지막 18홀의 페어웨이.
이제 막 그린으로 옷을 갈아입고 있다. 12시에 시작했는데 5시가 넘어 끝이 났다.
예전과 반대로 전반전에는 잘 풀렸는데 후반전에는 죽을 쒔다.
부천에서는 벌써 진 개나리가 여기선 한창이다.
평양이나 신의주 아니 중강진 개나리는 지금 어떤지 이곳에 오면 늘 북쪽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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