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승호와 삼산도로 들어갔다. 작년 가을에 들렀으니 근 열 달 만의 방문이다.
그새 강화 본섬과 삼산도를 연결하는 교각이 모두 모습을 드러냈다. 이제 상판만 얹으면 섬 하나가 또 육지로 변하겠다.
오월 신록에 잠긴 주변 경치를 감상하는데 정적을 깨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군 보트가 하나 내달린다.
쏜살같이 나가는 군 보트를 보니 여기가 최전방이라는 것이 새삼스럽다.
농막에 들어서 이곳저곳 두리번거리는데 승호가 느닷없는 하늘소 한 마리를 잡아든다.
‘여러분, 안녕들 하신가?’
도토리나무 기둥에 올려놓으니 한눈에 구별이 안 될 정도다.
그 완벽한 보호색을 보며 또 한 번 조물주의 위대함을 엿본다. ‘우리목하늘소’ 또는 ‘떡갈나무하늘소’라고 부르는 종.
농막 주변은 가는 꽃 오는 꽃으로 분주하다.
작년에 빨간 열매를 예쁘게 매달았던 보리수가 올해도 예쁜 꽃을 수없이 피웠다.
지고 있는 라일락 꽃송이 위에 앉은 ‘멧팔랑나비’. 흑백으로 만난 꽃과 나비의 어울림이 색다르다.
‘흰철쭉’에는 벌 한 마리가 머리를 들이밀었다. 더듬이가 유난히 기다란 ‘배벌’이다.
그 또한 흑백의 조화다.
배벌은 ‘콩배나무’ 꽃에도 앉았다.
카메라를 들고 농막 안을 어슬렁거리는데 ‘딱새’ 한 마리가 휙 내려앉는다.
나 좀 찍어 봐라 하는 품세인데 하필이면 복잡한 곳에 앉아 저러고 있다.
잿빛 머리, 검정색 목덜미, 붉은 갈색의 가슴 배가 멋지게 어울린 텃새다.
만개한 ‘옥매’
멀리서 봐야 이름값을 하는 나무.
‘서부해당화?’
일하는 친구 어께에 올라앉은 ‘털두꺼비하늘소’
등에 튀어나온 두 혹이 색다른 하늘소다. 꽤나 심심했나보다.
‘금낭화’는 역광으로 볼 때 가장 아름답다. 언제 봐도 오묘한 그 생김새는 우리를 감탄하게 만든다.
농막 바로 앞에 만는 밥상 같은 상추밭. 밥그릇 들고 가서 앉아 먹어도 되겠다.
올 해 갑자기 번성한 ‘덩굴별꽃’
별 같은 흰 꽃과 까만 열매가 아름다운 잡초인데 그 어린 모습도 꽃과 열매에 버금간다.
반퇴한 인생.
은퇴한 풀때기
‘꿩꿩’ 거리며 떠들던 장끼 한 마리가 논둑을 쏜살같이 달린다.
먼 거리에서 갑자기 찍는 바람에 사진은 엉망이나 꿩의 소담스러움이 그대로 전해온다.
저녁 먹으러 가다가 바라본 ‘석포리’ 북쪽 풍경. 교각 뒤로 보이는 먼 산이 북한이다.
다음날 ‘석포리’에서 ‘외포리’로 향하는 N보트에서 찍은 풍경.
5일간의 황금연휴로 몰려든 나들이 차가 ‘외포리’를 완전 메웠다.
수도권 서부에서 어디 쉴 만한 곳이 강화를 빼고는 없어서라는데
강화를 찾는 사람들은 대개가 차 안에서 그 아까운 시간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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