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진일기

농막의 여름

by 조인스 자전거 2015. 8. 29.


여름이 가고 있다. 잔뜩 흐린 날이지만 원경이 얼마나 좋은지 강화대교를 건너는데 개성 ‘송학산’이 뚜렷이 보인다.

강화 본섬과 삼산 섬을 잇는 다리의 교각들이 얼추 다 들어섰다.





농막에 들어서자 여기저기 꽃과 벌나비가 추수에 분주하다. 사진 찍는 것은 난 몰라라 하고 꽃에 머리를 처박고 꿀 따는 벌 한 마리.





매해 비실거리던 대봉이 열매를 많이 매달았다. 잎도 시커멓게 무성한 것을 보면 올해는 기대를 해도 되겠다.





세 달 만의 방문이지만 그새 풀과 나무가 얼마나 자랐는지 완전 다른 세상이다. 새순이 나오는 족족 따먹히던 두릅나무가 저렇게나 크게 자랐다.





'오갈피나무'에서 꿀 따는 이름 모를 벌 한 마리. 모르긴 몰라도 사람한테 좋으니 벌에게도 좋으리라.





햇살이 부스러지는 흰 배롱나무 꽃. 그 꽃 한 송이에 농막 안이 환하다.





병아리색 복숭아 봉투가 등처럼 빛난다. 개복숭아라고 흉만 봤더니만 올핸 열매가 실하게 열렸다. 얼마나 단맛이 나는지 배고플 때마다 따 먹었다.





가을꽃인 '취나물' 꽃이 서서히 기지개를 편다.





작년 잘라낸 참나무 가지의 흔적. 아픔의 흔적이 저리도 말끔하다니 과연 참나무다.





소금을 매단 것 같은 붉나무 꽃.

그렇기도 한 것이 가을이 되면 이 꽃이 핀 가지에 흰 열매가 달리는데  옛날 산중에서는 이 열매에서 소금을 얻었다고 한다.





복숭아나무에 올라가 열린 호박. 저놈이 왜 저곳에 저러고 있는지 미친 호박이다.





오월에 잘 닦아 놓았던 밭두둑이 저렇게 정글로 변했다.





모기에 뜯기며 풀을 뽑고 흙을 파서 작은 두둑 네 개를 넓게 두 개로 만들었다.





그렇게 땀을 흘리고 바라본 농막 앞 풍경. 하늘이 참 푸르다.





다음날 아침 ‘애기사과’ 초상화를 하나 찍었다. 실제는 도토리만한 크기이나 혼자 찍으니 크다.





참나무 등걸에 기댄 ‘덩굴별꽃’. 이제 곧 저 초록 열매가 흑진주처럼 변하리라.





대추열매는 다닥다닥 열린다. 저 초록은 대춧빛이 날 것이로다.





그렇게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놀다가 어제 만들었던 밭에 무와 순무를 각각 한판대기씩 심었다. 곧 가을인데 뭘 비닐을 할까 했는데 보습을 위해서 씌웠다.





뒷정리는 승호보고 하라고 하고 카메라를 들고 여기저기 농막 주변을 어슬렁거렸다. 기다란 '수세미'





올해는 농막 주변 모든 열매가 풍년이다. 밤을 잔뜩 매단 밤나무의 배경이 무지하게 파랗다.





‘때죽나무’ 열매. 저 예쁜 열매를 찧어 물에 풀어 놓으면 물고기들이 떼죽음을 당한다는데 그게 맞는 말인지는 의심스럽다.





아름답기보다는 무시무시하게 보이는 미국자리공 꽃과 열매.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식물 이름에 미국이 붙으면 어째 모두 잘 자란다.

사람이건 식물이건 대한민국은 미국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가.





농막 바깥을 한 바퀴 돌고 왔는데도 승호가 아직도 저렇게 밭을 다듬고 있다. 천생 농사꾼인데 평생 다른 일을 하고 살았다.





풀 나무를 보다 심심해 메뚜기도 하나 찍었다. ‘펄벅’의 소설에서 농작물을 집어삼킨 그 메뚜기 ‘풀무치’다. 다른 해와 달리 올핸 여기저기서 많이 보인다.





농막을 나서며 대문을 닫아걸다 만난 ‘여치’, 우리 앞을 가로질러 푸르륵 날더니 참나무 잎에 앉는다. 배웅하러 나왔는지 동그란 두 눈이 애교스럽다.

‘또 오시겨 ~’













'사진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애완견 달리기대회 구경  (0) 2015.09.14
부천 원미산  (0) 2015.09.12
인천수목원의 여름  (0) 2015.08.23
한여름 골프  (0) 2015.07.29
인천 수목원 여름 꽃  (0) 2015.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