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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이집트 룩소르의 왕들의 계곡 2/2

by 조인스 자전거 2009. 12. 16.

왕의 계곡 끄트머리에 있는 '투트모세 3세' 무덤.

계곡을 비집고 올라가서 다시 내려가야 도달하는 곳이다.

폭이 좁아 1명 정도밖에 못 올라가는 저런 곳에 무덤을 만든 사람도 용하고

도굴한 도적놈들도 용하다.

 

 

 

 

 

2개 무덤 속을 들어가 보고 계곡을 나오는 길.

왕의 무덤을 이 계곡 속에 숨겨 만든 이유가 도굴을 방지하기 위해서였다지만

한 곳에 몰아서 만들어 놓았으니 도굴꾼에게는 노다지를 발견한 셈이 되었단다.

보물은 다 사라졌지만 많은 그림은 아직도 있던 자리에서 생생하다.

인간은 가고 예술은 남아 이렇게 긴긴 구경거리가 되고 있다.

 

 

 

무덤 앞마다 서 있는 안내판. 이집트 상형문자에 아랍어에 영어가 잘 어울린다.

터널의 구조와 벽화를 한눈에 보여준다. KV는 발견된 순서.

 

 

 

파수꾼.

금, 은 보화가 다 사라진 지금 뭘 지키는 것인지 이해가 안 가지만 이집트 유적지에서는

저기 저렇게 움직이지 않고 미라처럼 앉아 있는 사람들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다.

그 풍경이 하나도 이상하지 않은 게 또 이상하다.

 

 

 

 

왕들의 계곡 길가에는 지금도 이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처음에는 인디아나 존스 촬영장인 줄 알았는데 한참을 지켜보니 실제 상황이다.

어슬렁거리며 돌조각을 주워담는 건장한 남정네들 힘이 아깝다.

 

 

 

길 한편으로는 노랑머리, 검은머리, 선글라스에 카메라 든 관광객이 북적이고

다른 편에서는 먼지 뒤집어쓴 힘든 노동의 현장이다.

관광객은 일꾼들을 구경하고 일꾼들은 관광객을 구경한다.

둘 다 어슬렁거리는 음침한 계곡이었다.

 

 

 

왕가의 계곡을 구경하고 산 너머에 있는 '하트셉수트 장제전'을 찾아가는 길.

길가 마을 풍경이 황량하기만 하다. 햇볕은 쨍쨍한데 사람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보기만 해도 목이 마른 그런 풍경.

 

 

 

 

버스를 타고 계곡을 커브로 크게 휘어 도니 바로 '하트셉수트 장제전'이 나타났다.

3,500년 전 이집트 여왕이 만든 죽음의 신전이다.남자들이 쩨쩨하게

계곡에 묘를 숨겨 파고 있을 때 이 여장부는 아름다운 죽음의 신전을 보란 듯이 만들었다.

비록 건물은 개축한 것이라고 해도 건물의 위치는 정말 기막힌 곳이다.

뭘 갖다 세워도 멋있을 것 같은 기막힌 장소다. 그러나 이곳은 97년 11월

성대하게 열린 심야 야외 음악회에 이슬람 과격분자들이 난입

아무 관련 없는 수십 명의 관광객을 사살한 곳이기도 하다.

한없이 아름다우면서도 으스스한 그런 느낌이 드는 곳.

 

 

 

다시 산자의 땅인 나일 강 동쪽 가에 섰다. 생각보다는 물이 맑다.

3000 천 년 전 무덤을 뒤지고 다니다 보니 흐르는물도 예사롭게 보이지 않네.

우두커니 앉아 있는 쇠백로 한 마리 저 새도 그럼 그때 그 새이겠다.

 

 

 

 

하얀 돛단배 '펠루카'를 탔다.

종일 사막에 데워진 몸뚱이가 시원한 강바람에 스멀스멀 거린다.

 

 

 

 

여기 저기 같은 배가 둥실 떴다. 내가 내 배를 저렇게 못 보듯 저들도 지 모습은 못 보겠지만

저기서도 날 보며 나와 같은 생각을 한다 생각하니 내가 사는 모습은

내가 보는 풍경이겠고 내 생각도 남이 하는 바로 그 것일 것이라니

내가 저고 저가 나고 우리는 물처럼 섞여 강물이 되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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