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까지 핸드폰을 끼고 사는 마누라가 오밤중에 예약한 맛 집.
모바일 커머스의 맛을 찾아서 미세먼지를 뒤집어쓰고 간 곳은
높은 건물을 머리에 인 지하 식당이다.
화생방 훈련 끝나는 기분으로 가쁜 숨을 내쉬며 식당 문을 들어서자
인상 좋은 아주머니가 따뜻하게 데운 작은 방으로 안내해 주는데
잠시 옛날 중국집이 생각나서 뭉클했다.
이 집은 주인아주머니만 친절한 것이 아니라 서빙 하는 남자아이도 그렇다.
아무튼, 따뜻한 방에 앉아서 차례로 들어오는 음식을 하나 둘 받아먹자니
맛은 말할 것도 없고 그 기다림마저 즐겁다.
메인 요리, 캐나다 본토에서 먹는 것보다 더 맛이 나는 ‘버터구이 랍스터’.
보기는 좋으나 랍스터의 살 부위는 저 집게발과 왼쪽의 꼬리가 다다.
그래도 전체 맛은 훌륭하다. 다 먹으면 밥에 국을 또 준다.
따라서 맛은 물론이고 거기에 배까지 부르다.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