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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일기

김장 도우미

by 조인스 자전거 2015. 11. 30.

배추를 절여 파는 것도 황송한데 이제는 절인 것을 헹궈서까지 팔고 있단다.

하기는 버무린 김장 속까지 파는 곳이 있다니 참으로 감사한 세상이다.

 

 

 

 

그래도 무 채 써는 일은 아직 우리의 몫이다.

사위 둘이 오랜만에 합심해 만든 무 채 한 보따리.

 

 

 

 

김장 과정 중에 가장 중요한 일.

김장 속을 버무리는 것은 늘 봐도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

 

 

 

 

먼저 고춧가루로 색깔을 입히고

그다음 생새우에 새우젓 등등이 일차로 들어가는데

 

 

 

 

뜻밖에 장모님이 뭘 하나 꺼내들고 나서신다.

이것은 그 옛날 ‘아지노모도’ 그러니까 바로 ‘미원’이었다.

몸에 안 좋다고 흉도보고 그랬는데 잘못된 정보였다며 한참 들어부으신다.

하기는 저거 먹으며 이렇게 아들 딸 다들 잘 컸으니 뭐라 할 것도 없다.

 

 

 

 

다음에는 비슷한 물질인 설탕도 한 사발 넣는다.

그래야 김치가 시원한 맛이 난단다.

 

 

 

 

그렇게 하얀색 양념들 이것저것이 들어간 김장속에다

이번엔 초록빛 나는 이것저것들을 줄줄이 넣는다.

누구 손인지 참 오동통도 하다.

 

 

 

 

이제 들어갈 것이 웬만큼 들어간다 싶으면

가장 힘든 공정인 버무리기가 시작되는데 이것은 허리힘이 있는 사람이 해야 한다.

그런데 어떻게 앞장서서 나서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 

할 수 없이 남녀 구분 없이 나이순으로 했다.

 

 

 

 

그렇게 버무리면서도 뭐를 자꾸 집어넣는데

뭘 집어넣었는지 지금 생각해 봐도 뭔지 잘 모르겠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이것은 또 무엇인고 내가 찍은 사진인데도 생각이 안 난다.

하여튼 다 몸에 좋은 거다.

 

 

 

 

완성된 김치 속.

엄청난 양이다.

 

 

 

 

김치 속이 많은 것 같았으나 두 시간이 채 안 걸려 

 

 

 

 

이렇게 되었다.

이 애들 수영장처럼 생긴 버무리매트 덕에 올 김장은 쉽게 했다.

 

 

 

 

배추 160kg 김장 완성품.

차로 꽤 많이 운반하고도 이렇게나 남았다.

 

 

 

 

그리고 단출하게 공보가주로 일을 마감하려 했는데

김장속이 하도 맛있어 소주를 더하는 바람에 결국 또 블랙아웃이 되고 말았다.

불쌍한 내 뇌세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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