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 중앙 공원에서 한창인 등, 로봇축제를 구경했다.
입구에는 트럼펫을 든 천사들이 늘어서서 입장객을 반긴다.
혼자서 지나려니 쑥스러워 잠시지만 얼굴이 뜨끈했다.
공원 주변은 온통 아파트 숲이지만 대개가 어둠속에 묻혔다.
반면 어둠속에서 빛으로 살아난 동화 속 주인공들이 몸을 드러냈다.
대개가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친근한 그런 모습들이다.
중앙공원을 대각선으로 지나는 중앙 통로 풍경. 실제 사진 속은 나들이 나온 사람들로 복작거리지만
장 노출로 찍었더니 잠시 움직임을 멈춘 마누라하고 뿌꾸만 잡혔다.
어둠속에서만 맛 볼 수 있는 재미중 하나다.
‘燈 축제장’ 한쪽에는 ‘정크 로봇전’이 열렸다.
폐 고철로 어떻게 저렇게 실감나게 만드는지 생동감이 넘쳐난다.
차가운 쇠로 따듯한 생명체 형상을 만들면 유난히 멋이 난다.
극과 극은 서로 통한다는 것이 이런 경우를 가리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런가 하면 종이인형은 말 그대로 빛으로 생명을 얻었다.
낮에는 그렇게 매가리가 없던 종이인형들이 어둠속에서 살아났다.
네온 빛과 별 차이가 없을 정도로 색깔이 선명하다.
이런 인형들은 어떻게 만드는지 최근 이 나라 저 나라 여기저기서 많이 볼 수 있는데
뭐든 만들어 세우면 가성비 최고의 조형물이 되는 것 같다.
이곳에 전시된 백 여 개의 등 조형물중 가장 멋진 작품.
연못물은 더럽지만 연꽃등은 휘황찬란하다.
이 또한 어둠이 주는 선물이 아닌가.
동화 속 주인공들이 여기저기 끼리끼리 모여 제각각 폼을 잡는다.
멀뚱하게 선 그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노래라도 좀 부르게 할 것이지 하는
개념 없는 생각이 든다.
개구리 소년 빰빠바, 개구리 소년 빰빠바 ~. 네가 울면 무지개 연못에 비가 온단다.
옛날에 이 길은 꽃가마 타고 말 탄님 따라서 시집가던 길.
여기든가 저기던가 복사꽃 곱게 피어있던 길 ~ .
가을 밤 공원을 풍성하게 만드는 '부천 로봇문화 등(燈)축제'.
등 구경은 물론이지만 삼삼오오 산책로를 따라 움직이는 사람들을 보노라니
지나는 사람 보는 재미가 그만인데 이것이 가을 때문인지 어둠 때문인지 등 때문인지 분간을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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