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파크'에서 매년 열리는 ‘국화축제’ 구경을 한 번 해보자고 자전거를 타고 나섰다.
‘계양대교’ 아래에 달린 자전거 도로에서 본 서울 쪽 풍경이 시원하다.
기온이 갑자기 내려가더니 가시거리가 엄청나게 늘어났다.
축제장 서쪽 출입구 주변에 만개한 ‘구절초’들. 말로는 국화축제라고 하는데 어째 구경할만한 국화가 별로 없다.
그나마 좀 볼만하다 싶은 꽃을 이것저것 억지로 카메라에 담아 넣었다.
행사장 서쪽 출입구 쪽을 붉게 물들인 ‘노랑코스모스’.
코스모스에 비해 잎이 넓고 끝이 뾰족하게 갈라지며 꽃이 주황색이므로 구분할 수 있단다.
'노랑코스모스' 밭 한쪽에 자리한 즉석 염색 천. 장사꾼들이 널어 논 천 자락이지만 바람에 나부끼는 모습이 멋스럽다.
그 천을 염색한 물감의 원료가 되는 ‘쪽’ 밭. 쪽빛을 만들어내는 풀이라고 믿기 어려운 색깔.
쪽(藍)은 인류 역사상 가장 먼저 사용된 식물염료란다.
행사장 길가에서 자라는 ‘돼지감자꽃’. 일부러 가꾼 것 같지는 않은데 독보적인 아름다움을 뽐낸다.
아름다움을 때와 장소가 맞아 떨어질 때 느낄 수 있는 감정이라 본다면
쓰레기 매립장에서 이 가을에 곱게 핀 돼지감자 꽃이야말로 최고의 궁합이다.
그런가 하면 쓰레기 매립장과는 전혀 어울릴 수 없는 ‘오이풀’이 꽃을 피웠다.
실처럼 가는 줄기 끝마다 매달린 앙증맞은 꽃들이 귀엽다.
‘자작나무’ 가로수가 만든 오솔길. 본래 빽빽한 자작나무 숲이 인기가 높지만
뻥 뚫린 길에 선 자작나무도 꽤나 운치가 있다.
군락을 이룬 ‘긴산꼬리풀’. 드림파크에서 잘 자란 식물들은 대개가 숙근초다.
한 번 심어 놓으면 매년 저 혼자 알아서 잘 큰다.
쓰레기 매립장에서 곱게 자란 ‘금불초’.
곧은 줄기와 황금색깔이 살아 움직이는 쓰레기 들에게 한 차례 설법을 펼치는 듯하다.
가을 들꽃의 대명사 ‘쑥부쟁이’. 쓸쓸한 가을에 가난과 애처로움을 가득 담아 피운 꽃.
쑥을 캐러 다니던 대장장이 딸이 죽어서 피운 꽃.
멀리서 본 행사 중앙 광장 풍경. 어떻게 보면 꽃보다는 장사꾼이 더 많은 것도 같고
꽃밭의 바람개비가 꽃보다 더 예쁜 것 같기도 하고 국화보다는 코스모스가 더 많은 이상한 국화축제다.
이곳에서 이상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위해 가꾸는 '억새' 숲.
'억새'는 어디서나 답답한 속을 시원하게 만든다.
국화축제장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는 꽃밭. 백일홍, 노랑코스모스, 그리고 코스모스.
축제장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 보잘것없이 낮은 곳이지만 이곳에서 보는 전망은 꽤 좋다.
'백일홍' 꽃밭 가운데를 지나는 통로. 정면 가건물은 이동용 화장실로 사실 저곳이 볼만하다.
'국화축제'라는 이름은 달았지만 올 해 이곳에서 가장 멋진 곳은 여기 ‘호박터널’이다.
코스모스 꽃밭 가장자리를 따라 이어지는 ‘호박터널’에서는 싱싱한 코스모스를 최대한 가까이 볼 수 있고
이처럼 기상천외한 풍경을 구경할 수 있어서다.
터널 지붕에 달린 크고 둥근 흥부네 호박과 수세미들이 지나는 사람들을 반긴다.
예전에 보지 못 했던 신기한 구경거리 앞에서 드는 생각.
앞으론 '국화축제'라 하지 말고 ‘드림파크 호박축제’라 하면 어떨까 싶다.
아니면 드림파크 코스모스축제도 좋고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며 축제장을 나와 바로 옆에 자리한 ‘아라뱃길’ 자전거도로로 들어섰다.
‘정서진’ 쪽 풍경으로 오후 네 시경 풍경.
축제장에서 가까운 인천서 서구 검암동 ‘시천 가람터’ 쪽 풍경. 검암역에서 막 출발한 인천경전철 2량짜리 열차가 다리를 지난다. 우리나라 경전철 역사에서 그나마 가장 성공한 열차란다.
저녁 무렵이 되니 가시거리가 더 좋아졌다. 귀갓길, 게양대교에서 본 풍경으로 왼쪽부터 IFC몰, 63빌딩, 전경련회관.
한반도가 안쓰러워 그러는지 하느님께서 요즘은 파란하늘을 자주 보여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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