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 날짜를 보면 틀림없는 가을인데 골프장은 아직 여름이다.
간간히 내리던 비가 티업하는 순간 신기하게 멈추더니 운동하는 내내 낮은 구름이 하늘을 덮어
운동하기 최고의 날씨를 선사했다.
날씨가 받쳐주어 그러는지 선수들은 최고의 컨디션을 뽐낸다. 이 프로 김 프로는 거의 싱글스코어까지 기록했다.
그러나 난 오늘도 파 하나로 끝났다.
누가 뭐래도 골프만큼은 운칠기삼 운동이라고 믿기 때문에 오늘도 찢어진 골프화를 내세우며 핑계를 댔지만
오늘처럼 기삼을 절실하게 느끼기도 처음이다.
아무튼 엄청난 OB를 하나 내 지르고 공 내려간 곳을 내려다보니 산속에 마을이 하나 보이는데
순간, 조선시대로 돌아가고픈 자괴감 까지 들었다.
그렇게 슬픈 생각을 하다가 골프장 가운데에서 뜬금없는 산소를 만났다.
이 골프장을 만든 창신섬유 강금원 회장 묘라는데 노무현 대통령의 후원자였던 망자는
뇌종양으로 60세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떴단다. 본 적은 없지만 일찍 세상을 뜬 것을 보면 착한 사람이 분명하다.
오후 두 시정도에 빗방울을 보면서 티업을 했는데 전반전이 끝나자 파란 하늘이 나타난다.
스코어는 엉망이지만 골프하면서 이렇게 좋은 날씨 만난 것은 처음인 듯하다.
후반전 마지막 세 홀은 날이 너무 어두워서 조명 불빛을 받으며 볼을 쳤다.
그리고 보니 2017년도도 이제 다 가 버리고 세 달 밖에 안 남았다. 올해도 역시 싱글 스코어는 틀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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