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종일 퍼붓던 비가 말끔히 갠 날.
이천에 자리한 '실크벨리CC' 클럽하우스 앞에서 본 풍경.
27홀 페어웨이와 그린을 모두 양잔디로 덮었는데
어제 내린 비로 습기까지 머금어 골프장이 완전 진초록이다.
더구나 페어웨이가 얼마나 넓은지 매 홀이 거의 축구장에 버금간다.
그러나 호사다마라고 골프장과 인접한 축사에서 나는 냄새가 이 모든 아름다움을 한 방에 날려 버린다.
사실 공을 잘 때리는 사람들이야 대충 넘어갈 일이지만
실력이 바닥을 기어 다니는 나에게는 이것이 좋은 핑계거리다.
따라서 이번에는 공 안 맞는 것을 모두 더위와 가축 분 냄새로 몰아갔다.
골프코스 어디서든 볼 수 있는 이천의 진산 ‘백족산’.
다리 백 개 달린 지네가 사는 산이란다.
클럽하우스는 ‘백족산’과 마주한 ‘임오산’(339m) 기슭에 자리했다.
두 산이 골프장을 바라보지만 정작 골프코스는 내내 평지로 이루어져
우리같이 게으른 사람들이 운동하기엔 꽤 괜찮은 곳이다.
18홀까지 내내 저 자세로 OB하나 없이 200m 티샷을 날리는 김프로.
‘백족산’을 수 십 번 올라갔다고 자랑하더니 괜한 말이 아니었다.
그리고 18홀 중 가장 맘에 드는 이곳. 나무 그늘이 티박스를 딱 가려주는 홀로
무더위와 골을 때리는 냄새를 막아준 인상적인 곳.
아무튼, 이번에도 싱글 스코어는 다음회로 미루며 인상적인 골프격언을 몇 개 나열하며 마음을 다져본다.
나이스 샷은 우연일 뿐
나쁜 샷이 좋은 연습이 된다는 것을 모른다면 골프를 마스터할 수 없다. -유진 R. 블랙(1950년대 세계은행 총재)
골프에서 50%는 心象, 40%는 셋업, 그리고 나머지 10%가 스윙이다. -잭 니클라우스(미국 투어프로)
골프 게임의 90퍼센트는 정신력이다. 제대로 플레이하지 못하는 골퍼에게 필요한 것은
레슨 프로가 아니고 정신과 의사이다. -톰 머피(미국 투어프로)
골프는 아침에 자신을 얻었다고 생각하면 저녁에는 자신을 잃게 하는 게임이다. -해리 바든(영국 프로 골퍼)
골프는 용사처럼 플레이하고 신사처럼 행동하는 게임이다. -데이비드 로버트 포건 (유명 골퍼이자 작가)
파 하나로 만족해야만한 무더위 속 라운딩.
저녁 7시경 벨리 코스의 마지막 홀에서 바라본 ‘일죽 IC’ 쪽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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