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두나무' 고목에서 활짝 핀 꽃
사람과 달리 꽃은 늙은 나무가 젊은 나무보다 더 예쁜 꽃을 피우는가 싶다.
이 자두나무는 연식을 모를 정도로 고목인데 꽃은 기가 막힐 정도로 쌩쌩하다.
요즘 한창 절정인 과일나무 꽃들은 서로 생김새가 비슷해서 뭐가 뭔지 구별하기 어렵다.
거기에 벚나무까지 함께 피는 바람에 더 정신이 없다.
아무튼, 자두나무 꽃의 특징은 멀리서 보면 '청매' 처럼 파르스름한 느낌이 든다.
연두색 꽃자루가 꽤 커서 흰색과 혼합 효과를 보여 그런 느낌이 드는데 여튼 색다르다.
백운산 과수원 자두나무는 나이를 가름할 수 없을 정도로 고목이지만
신통치 않은 열매와 달리 꽃 하나만큼은 정말 화려하다.
자두나무의 특징을 하나 더 들자면 꽃이 대개 서너 개씩 그룹을 지어 핀다.
또한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끈을 고치지 말라'는 경구에 들었을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많이 자라는 과실수라 하겠다.
딱딱한 등산로를 뚫고 나오는 '대사초' 싹의 경이로움
하기는 아스팔트도 뚫고 나오는 놈들도 있으니 요건 애교로 봐 주자.
백운산 나들목에서 발견한 '종지나물'
우리나라 재래 제비꽃들과 생김새가 크게 달라 눈에 띈다.
누군가가 들고가다 흘렸는지 근래 백운산에서는 처음보는 꽃인데 반갑지가 않네.
멀리 숲속에서 간간이 보이는 숲속의 산벚꽃들이 햇빛을 받아 반짝인다.
길가에 죽 늘어선 만개한 벚나무들과 어쩌면 저리도 다른지
대개가 그렇지만 꽃도 적당해야지 너무 많으면 질린다.
'긴병꽃풀'
개체수가 점점 줄어들지만 매년 같은 곳에서 피고 있다.
찌그러진 모양의 꽃이 매력 덩어리.
'각시붓꽃'
물 마시러 냇가에 내려앉은 '멧팔랑나비'
물이 깨끗해서 맛있겠다.
이름 모르는 '신초'
밀나물 같은데 두고 봐야 겠다.
오늘의 주인공 '줄장지뱀'
재작년에 한 번 보고 백운산에서 두 번째 만남이다.
작고 가늘고 색깔도 보호색이라 자세히 찾아봐야 볼 수 있는데
이런 놈들이 내 눈에 들어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신기하다.
이놈은 소나무 군락 아래 낙엽이 잔뜩 쌓인 곳에서
해바라기를 하다 눈에 띄었다.
대저 곤충들은 사람 눈에 띄면 냅따 도망을 가는데
이놈은 도망을 가다가 갑자기 멈춘다. 포기를 했는지 아니면 생각을 바꿨나?
따라서 놈과 둘이 소나무 아래에서 한참 사진을 찍고 찍히며 시간을 보냈다.
이놈의 특징은 꼬리가 도마뱀보다 무척 길다. 얼핏 두세배는 돼 보인다.
줄장지뱀은 4월부터 활동하고 5월에 짝짓기를 해서 6-7월에
풀이나 돌 또는 고사목 아래 흙을1cm 정도 파고 알을 낳는다.
겨울에는 돌 틈이나 땅속에서 겨울잠을 잔다.
비슷한 색깔과 크기와 생김새의 '아무르장지뱀'도 있다.
색깔과 모양은 비슷하나 등쪽의 무늬가 많이 다르다.
'아무르장지뱀'은 도마뱀 중에서는 유일하게 합법적으로 사욕 번식이 가능한 종이라고 한다.
그건 그렇고 수백만 년 전 공룡의 이웃이었던 '줄장지뱀'이 돌아다니는 백운산을 볼 때
작지만 꽤 건강한 산이라는 생각이 들고 앞으로 잘 보존해서 지구가 끝장날 때까지
함께 해야 하지 않겠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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