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동장군이 설쳐 사람들을 힘들게 하더니 화이트크리스마스가 오려고 그렇게 추웠나 싶다.
크리스마스에는 눈이 와야 그 맛이 산다. 크리스마스에 대한 옛 기억은 온통 흰 눈 내리는 밤뿐이다.
아무려나 며칠 못 오른 산을 눈을 밟으며 오르는데 눈도 눈이지만 신선항 공기가 얼마나 맛나는지
나도 모르게 콧노래가 나와서 깜짝 놀랐다.
백운산 헬기장에 깨끗한 새 풍향계가 꽂혔다.
산책을 며칠 걸렀다고 이렇게 세상이 변하는구나 하고 또 놀랐다.
수년 만에 처음 풍향계를 세운 것 같은데 수직이 맞지 않아 한 쪽이 기울었다.
이왕 시멘트를 붓고 철 파이프를 잘라 만들려면 좀 잘 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산 중 등산로에서 발견한 잎벌레 한 마리.
이런 추운 겨울에 요런 곤충이 돌아다닐 수 있는 건지 신기하다.
검은 등딱지에 무지개 색이 보이는데 크기가 아이 손톱보다 약간 작다.
전에 발견했던 곳과 많이 떨어진 곳에서 '먼지버섯'을 또 발견했다.
인터넷 자료를 보니 '먼지버섯'은 일 년 내내 발생한단다.
백운산 정상의 산고양이.
하나 둘 숫자를 늘리더니 이젠 서너 마리가 늘상 보인다.
특히 이전에는 멀리서도 인기척만 난다 싶으면 달아나고 그랬는데
이젠 카메라로 겨냥해도 별로 도망갈 생각을 안 하고 제 볼일을 본다.
고양이이든 사람이든 자주 접하면 친해지기 마련인가 보다.
아무려나 이젠 혼자 와도 고양이가 친구해 주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