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산 등산로에 들어서자마자 만난 '넓적송장벌레'들의 짝짓기
5월 숲은 그야말로 곤충들의 러브호텔이다.
야행성으로 주로 밤에 죽은 사체들을 먹어 치우는 놈으로 냄새가 지독하다던데
이놈들은 대낮에 일을 치루고 냄새도 안 나는 것으로 봐서
좀 별난 송장벌레인 듯싶다.
백운산 산책 다닌 지가 3년 째인데 오늘 처음으로 뱀을 만났다.
놀랍기도 하고 한편 다행이다 싶은 것이 산이 건강하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옛날 우리 어릴 때는 '무살치'라 불렀는데 사전을 찾아보니 '무자치'가 맞는 말이다.
아무렴 이제 다람쥐만 보면 육지나 다름없는 영종도가 되겠다.
'황각다귀'
오늘은 다른 날과 달리 별난 곤충들을 많이 만났다.
일부러 찾으려고 하지 않지만 여름이 가까울수록 그냥 눈에 들어오는 곤충들이 많다.
'얼룩점밑들이파리매'
한 시간여 인터넷을 뒤져서 이름을 알아냈다.
개암나무 잎에서 자주 발견된다는 곤충으로 벌처럼 생겼으나 파리목으로 구분되었다.
매처럼 공중에서 먹이를 덮친다거나 파리를 잡아 먹어서 파리매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다리무늬침노린재'
잎벌레인 줄로만 알고 인터넷을 열심히 뒤지다 포기했는데 우연히 이름을 알게 되었다.
길고 날카로운 침을 갖고 있는 꽤 이름난 노린재다.
'갈색여치' 약충
성충도 징그럽게 생겼더니만 어린 모습도 흉측하기 그지없다.
'사슴풍뎅이' 암컷이 발 아래쪽에서 붕붕거리며 정지비행하는 모습을 찍었다.
카메라 셔터 속도때문인지 아니면 내 손이 떨려서인지 깨끗하지 못하지만
나름 공중부양한 모습이 그대로 전해 온다.
'찰피나무' 아래에서
'팥배나무'
'밤나무'
'졸참나무'
'산오리나무'
'산딸나무'
'굴피나무'
'신나무'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서어나무' 아래에서 5월은 푸르다를 되뇌었다.
'푸르다'는 어떤 특정한 색깔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란다.
맑은 가을 하늘이나 깊은 바다색도 되지만 풀이나 나뭇잎처럼 밝고 선명하다는 뜻도 있다.
따라서 5월은 하늘도 푸르고 숲도 푸르고 숲을 거니는 마음들도 푸르다.
'영종도 산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종도 갯벌, 왕눈물떼새 (5) | 2023.05.29 |
---|---|
영종도 갯벌, 뒷부리도요 (0) | 2023.05.28 |
송산유수지 산책길, 꽃게거미 (1) | 2023.05.26 |
백운산에서 보는 인천항 (0) | 2023.05.25 |
바닷가 산책, 긴알락꽃하늘소 (0) | 2023.05.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