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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일기

영월 '요선정'

by 조인스 자전거 2011. 8. 4.

들어 내놓고 무릉도원이라고 하는 영월군 수주면 무릉리로 향하는 길.

그리고 그곳에 신선을 맞이한다는 요선암과 요선정이 있다.

 

 

 

'요선정'은 미륵암이라는 슬레이트 지붕의 작은 암자를 품에 안은 동산 위에 있다.

덮어 놓고 들어오는 사람들이 미웠는지 암자에서 도로를 막았다.

할 수 없이 좁은 길가에 차를 대고 걸어 들어갔다.

하기는 무릉도원에 차를 타고 들어 갈 수는 없다.

 

 

 

'요선정' 오르는 길은 아직 관광지 냄새가 안 난다.

요즘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시커먼 방부목 설치물이 없다.

그래서 좋다.

 

 

 

10분이 채 안 걸렸는데 벌써 亭子의 지붕이 보인다.

북쪽에서 오르는 길이라 빛이 강해 사진이 어둡다.

 

 

 

매미가 하도 울어대 찾았더니 가까운 나무기둥에 붙어 있다.

숲이 떠나가라 우는 모습이 도시 매미와는 벌써 다르다.

울음소리도 그렇고 생긴 것도 정말 싱싱하다.

 

 

 

'요선정'은 조선대 풍광 좋은 곳에 많이 세운 亭子 중 하나다.

이름은 절벽 아래에 있는 봉래 '양사언'이 명했다는 요선암이라는 바위 이름에서 따왔다.

이름으로 따지자면 우리나라 亭子 중 가장 아름다운 이름이 되겠다 .

 

 

 

'요선정'은 다른 곳과 달리 불상과 석탑이 亭子와 함께 있다.

바로 아래 미륵암에 딸린 부속 암자의 흔적 같다.

亭子에 앉아 한잔하기가 좀 껄끄러운 곳이다.

 

 

 

좌우지간 '요선정'에서 바라보는 경치는 일품이다.

서쪽 멀리까지 보이는 주천강이 소나무 사이로 길다.

요즘 비가 많이 내려 더 장관을 보여주었다.

 

 

 

영월 '주천강'은 '평창강'과 더해져 서강으로 이름이 바뀌고

정선 쪽에서 오는 '동강'과 합류하여 남한강이 된다.

남한강은 북한강과 만나 한강이 되어

서해로 들어간다.

 

 

 

북쪽으로 강처럼 보이는 법흥천도 길게 보인다.

이 계곡을 따라 20여 분 올라가면 그 끝에 유명한 법흥사 적멸보궁이 있다.

비가 계속 내리는 요즘이지만 계곡에는 피서객들로 만원사례다.

 

 

 

亭子에 앉아 바라본 마애좌불 옆모습. 마애불이지만 머리 부분은 형체가 분명하다.

조각 하다 힘에 부쳤는지 아니면 커다란 바위 전체를 이용한 석불인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묘한 부처상이다.

 

 

 

정 남쪽에는 자그마한 석탑이 하나 있다.

마애좌불과 마찬가지로 탑도 정돈된 모습이 아니다.

기단은 고려대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는데 상층부는 최근 것이란다.

하지만 다소곳한 모습이 요선정과 잘 어울린다.

 

 

 

잔뜩 흐렸던 하늘에서 해가 났다. 잠시였지만 요선정에 불이 들어온 것 같이 환했다.

정자 안 기둥에는 편액이 두 개 걸렸다.

... ...

携登宮呼兒酌 술을 가지고 루에 올라 따르게 하니

醉倚欄干白日眠 취하여 난간에 기대어 낮잠을 이루도다.

숙종 46년(1720년)에 숙종 임금이 지은 시의 일부다.

 

 

 

'요선정' 아래에 있는 주천강 요선암.

기묘하다는 바위들이 불어난 물에 모두 잠겼지만 요선정 못지않은 절경이다.

강물이 어찌나 시원한지 발이 시릴 정도였다. 산바람에 강바람에 삼복더위가 맥을 못 췄다.

 

 

 

물 앞에 서면 아이나 어른이나 구분이 안 된다. 

발을 물에 담고 누우니 무릉도원이 여기다.

바위에 걸터앉은 친구 모습이 오류선생 같았다.

 

 

 

 

亭子에서 강을 굽어보고 그 강물에 발을 담글 수 있는 신선이 노니는 곳

부천에서 2시간 반만 달리면 누구나 무릉도원에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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