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정선군 고한읍에 있는 '정암사' 입구.
맑고 찬 물에 산다는 열목어가 있다는데 생각하고 보니 흐르는 물이 예사롭지 않다.
정암사 경내.
이름만 궁이지 적멸궁은 사진 정면 지붕이 살짝 보이는 작은 암자다.
신라의 자장율사는 7세기에 중국에서 부처님 사리와 가사를 갖고 와
우리나라 다섯 군데에 적멸궁을 지었는데 그 중 하나가 이곳이다.
'적멸'이란 열반(涅槃, Nirvana)을 뜻하는 말로,
그러니까 적멸궁이란 불사리를 봉안함으로써 부처님이
항상 이곳에서 적멸의 법을 설하고 있음을 뜻한다.
적멸궁에는 불상을 안치하지 않는다고 한다.
대신 보궁의 바깥쪽에 사리탑을 세우거나 계단을 만들기도 하는데
정암사 적멸궁은 뒤편 천의봉 중턱에 사리탑을 세웠다.
사진 왼쪽의 잘생긴 나무는 이 절을 세운 신라 자장율사가 저곳에 지팡이를 퍽 꽂았다는데
후에 그 지팡이가 뿌리내려 자란 가문비나무다.
담장 너머로 보이는 '적멸궁'.
앞쪽 기와부분이 푸르게 빛을 발하는 것이 다른 곳과 뭔가 다른 신비함을 전해준다.
십여 분 적멸보궁 뒤에 있는 가파른 산비탈을 올라 부처님 진신사리가 있는 '수마노탑'을 뵈었다.
고려시대에 처음 만들어 수차례 보수가 된 칠층석탑은 회녹색을 띤 석회암으로 쌓았는데,
얼핏 분황사 모전탑의 축소판 같아 보이기도 한다.
'수마노'란, 돌의 무늬가 말의 뇌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귀한 돌이라고 한다.
그 돌을 벽돌모양으로 일일이 깎아 쌓은 탑이라 해서 '수마노탑'이라 부르는 거다.
보기에 그렇게 귀한 돌처럼 보이지 않지만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탑이다.
현재 국보로 지정받기 위한 작업이 진행 중이란다.
내려오다 만난 '정암사' 경내 뒤쪽을 흐르는 계곡물.
열목어 서식지라는 안내판이 있는데 열목어는 보이지 않고 시원한 물만 기운차게 흘러내린다.
Nirvana 울타리 너머 검은 한 쌍의 나비가 정분을 나눈다.
암수로 나뉜 것들이 치루는 한여름 풍경.
팔랑팔랑, 파드닥 푸드덕, 추락할 듯 오르내리는 격렬한 몸짓이
나비라고 다르지 않네 그려.
적멸궁 입구에서도 주고받는 관계는 계속된다.
살아 움직이는 것들의 업보다.
'정암사'를 떠나며 고개를 드니 태백산 천의봉 중턱에 '수마노탑'이 말없이 내려다본다.
부처상이 없는 적멸궁은 이곳을 찾는 누구에게나 같은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누구시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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