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겐'에서 '헴스달'가는 길에 들른 buskerud fylke 휴게소.
이곳에서 절벽 많다는 노르웨이의 천 길 낭떠러지를 실감했다.
밀려오는 공포에 쪼그려 앉아 간신히 카메라를 들이대는데 머리털이 곤두섰다.
위험방지 펜스는 고사하고 가로막은 줄 하나 없는 멀쩡한 낭떠러지 끝.
사람 죽이는 경치가 발치에서 펼쳐졌다. 구경은 맘대로 하되 알아서 조심해야 하는 곳.
그런데 낭떠러지 끝을 어떻게 요렇게 깨끗하게 마감했는지 참 견고한 단면이다.
한 치 뒤가 천길 계곡이지만 빗물이 절벽 끝에 편안하게도 고였다.
절벽 가장자리를 따라가며 오솔길이 있다. 왼쪽이 낭떠러지.
이런 곳에서 혹시나 '날 잡아봐' 했다가는 그냥 황천길로 가는 거다.
오금 저리도록 내리꽂히는 시선 사이로 작은 나무가 듬성듬성 운을 띄우는데
공포의 기운이 싸하게 계곡에서 밀려올라 왔다.
죽음을 동반한 아름다움이었다.
그래도 조심하라고 주의 표시 하나가 나무에 걸렸다. 여러 나라 문자로 썼다.
‘일부러 죽지 마세요.’
낭떠러지 끝에 폼을 잡고 일부러 섰다.
계곡에서 뭔가가 어깨를 잡아끄는 기분이다.
삶과 죽음이 깻잎 한 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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