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식사를 하면서 선상유람을 시작했다.
넓고 거울같이 잔잔한 수로를 큰 배는 소리도 없이 나간다.
수로에는 갖가지 배들이 적당한 간격으로 왔다 갔다 한다. 하지만 하나같이 조용하다.
두드드드드~
수로 가장자리 깁숙하게 정박한 배들도 꽤 있다.
바다에서 왔음직한 분홍색으로 치장한 제법 큰 배도 보였다.
베니스 곤돌라처럼 앞뒤가 솟구친 배 한 척. 땅 위 집보다 배가 더 크다.
모처럼 큰 소리를 내며 배가 지나간다.
사위가 겁나게 조용한데 이놈이 정적을 죄다 깨뜨린다. 역시 작은 놈이다.
흙을 소중하게 싣고 아슬아슬하게 내달린다. 물이 지천인 이곳에선 흙을 배달하는 모양이다.
큰 수로를 중심으로 양쪽으로는 갈라져 나간 샛길 수로도 많다.
웃통을 벗어젖힌 사공이 힘차게 배를 저어 들어간다.
삼모작이 가능한 이곳 논 풍경은 신기하기만 하다.
벼를 베는 곳도 있고 비료 주는 곳도 있고
이곳처럼 모를 심는 곳도 있다.
수로 가장자리에서 조용히 주낙을 들추는 사람이 보인다.
수로 전체가 낚시터로 치면 최고의 조건인데 낚싯대 놓고 앉아 있는 사람은 못 봤다.
그나마 이 분이 이곳 엘레피 수로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어부 였다.
시간이 좀 지나자 여기 저기 활동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작은 나룻배가 사람을 가득 싣고 강을 가로지른다.
멀리 우리 배와 같은 배가 지나간다. 창문 2개가 방 하나를 이루는 구조다.
지나가며 보니 유람선의 종류가 꽤 많다.
물 위를 나아가나 움직임하나 느낄수 없는 고요한 '엘레피 수로',
요란한 모습의 유람선도 분위기 때문인지 모터 소리는 정말 작다.
평화가 내려앉은 엘레피 수로의 아침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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