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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아시아

남인도, 코친 '엘레피' 수로 둑방길

by 조인스 자전거 2011. 1. 28.

남인도 케랄라(Kerala)주 엘레피 수로에 있는 하우스보트 내부 모습.

자고 있으면 밤새 강을 따라 올라간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그대로다.

아쉬운 마음을 접고 배에서 내려 강둑을 따라 아침 산책을 나섰다.

 

 

 

 

엘레피 수로(Alleppey Backwaters) 방죽에선

새소리나 찰랑거리는 물소리만 간간히 들릴뿐 고요하기가 어디 천국같다.

따뜻한 풍경에 날씨에 기온으로 마음이 한없이 푸근한데 아담한 오솔길이 사람을 끌어당긴다.

무협소설에 나오는 무릉도원으로 들어가는 입구 같았다.

 

 

 

 

인기척 없는 황톳실 둑방길은 거의 비슷한 높이의 수로를 따라 끝없이 이어진다.

 

 

 

 

 

방죽 위에는 띄엄띄엄 아담한 집들이 자리 잡았다.

이른 아침 마당에서 저혼자 바쁜 암닭이 치장에 한창이다.

주변에 널린 코코넛 껍질만 없었다면 영락없는 우리의 여느 시골집 풍경이었다.

 

 

 

 

제법 넓은 길이 나왔다.

깨끗한 둑방길에 높은 코코넛, 바나나나무가 즐비하고 사이사이 예쁜 꽃나무들이 숨었다.

오가는 사람 하나 없는 남의 나라 새벽길이 우리 집처럼 편안하다.

 

 

 

 

둑과 물 높이가 거의 비슷해서 수로 물이 세숫대야에 떠 놓은 물 같다.

 

 

 

 

 

나무로 엮은 울타리 아래에 빨간 겹 봉숭아가 눈에 들어온다.

이곳에서 보는 동식물은 우리 것과 신기할 정도로 같은 것이 많다.

 

 

 

 

둑방길 여염집 울타리 너머는 넓은 바나나 밭이다. 일 년 내내 열리고 따고를 반복하는 곳이겠다.

 

 

 

 

한보따리가 바나나가 공중에 매달렸다. 그 풍성함이 별나라 같았다.

 

 

 

 

 

수로를 따라 한 시간여 산책하고 돌아 왔는데도 배는 아직 한밤중이다.

지금 생각해 보니 모든 것이 천천히 흐르는 별나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