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천리포 수목원을 찾았는데
비 때문인지 관람객이라고는 우리 일행뿐이었다.
관찰한 많은 나무 중에서 사진이 괜찮게 찍힌 나무들을 골라서
인터넷을 뒤져가며 상세내용을 정리해 보았다.
천리포수목원은 충청남도 태안군에 있는 우리나라 최고의 수목원이란다.
미국에서 귀화한 민병갈 박사(Dr Carl Ferris Miller)가
오랜 한국생활 중에 1960년 초부터 부지를 매입하여 시작한
우리나라의 본격적인 수목원이다.
버지니아 목련 '헨리힉스' (Magnolia Virginiana Henry Hicks)
목련은 당연히 봄에 꽃을 피우지만 이 목련은 여름에 꽃을 피운단다.
이 수목원을 만들고 가꾼 민병갈 선생이 자기 고향에서 갖고 와 번식시킨 목련이다.
꽃이 필 때 이파리 색깔도 변하는 '개다래'
개다래나무는 꽃이 필 무렵 해서 흰 잎들이 여기저기 나온단다.
꽃이 워낙 작아 벌이나 새가 잘 찾지 못해 벌이나 새가
멀리서도 꽃처럼 생긴 이파리를 보고 찾아오도록 잎이 희개 변한단다.
꽃이 떨어질 무렵이면 하얗게 변했던 잎은 다시 초록의 건강함을 되찾는다.
'물레나물' 꽃망울
희귀한 황목련 '옐로 버드'
꽃 핀 모습이 노란 새처럼 보인다 하여 이름 붙여진 목련.
목련과 다르게 꽃보다 잎이 먼저 나온다.
'호랑가시나무'
호랑이가 이 나뭇잎에 붙은 가시로 등을 긁는다 하여 이름을 얻은 나무.
'구골목’이라고도 부르는데 나무줄기가 개 뼈를 닮았다고 해서 붙인 별칭이다.
'까치박달'(Carpinus cordata Blume)
목재는 물론이고 잎과 꽃이 유난히 예쁜 나무.
산림청 국립수목원 금년 6월의 나무로 선정했단다.
'호랑가시나무'
'굴거리나무'
남부 지방 산속에서 자라며 굿을 하는데 이용한데서 이름을 얻었다.
한자어로는 ‘교양목’이라고도 부르는데,
이는 새잎이 난 뒤에 지난해의 잎이 떨어져 나간다는,
즉 자리를 물려주고 떠나는 교양 있는 사람을 본 따 이름을 얻었다.
일찍 자리를 물려주고 떠난 교양 있는 사람
'마취목'(Pieris japonica)
마취목이라는 이름은 잎에 독성분이 있어
소가 뜯어 먹으면 입이 마비된다하여 얻은 이름이다.
마취목을 달여서 농작물에 해로운 벌레, 파리, 구더기등의 살충제로도 쓴다고 한다.
꽃이 가지 끝에 이삭모양으로 예쁘게 피는데 주로 흰색 꽃이 많지만
종류에 따라 분홍색, 붉은색 꽃도 있다.
'모감주나무'
염주나무라고도 불리며 학덕이 높은 선비가 죽으면
묘지 옆에다 심어 두는 품위 있는 나무.
여름에 독특한 큰 노란 꽃이 지천으로 달려서 아름답고
가을에는 마치 꽈리같은 열매가 열리며
속에는 까맣고 윤기나는 단단한 종자가 들어있다.
삼지닥나무 (Edgeworthia chrysantha Lindl)
가지가 3개씩 갈라지고 닥나무처럼 나무껍질은
종이를 만드는 원료로 사용되어 이름을 얻음.
'가시주엽나무'(Gleditsia japonica var. koraiensis Nakai)
자기 잎을 즐겨먹는 낙타를 방어하기 위해
낙타의 키만큼 잎 대신 무시무시한 가시를 단 나무.
진화된 모습인지 낙타 약 올리려고 그렇게 생긴 것인지 볼수록 희한한 나무.
지금은 낙타와 상관없이 우리나라에서도 잘 자란다.
'복자기나무'
'삼색참죽나무'(Cedrela sinensis Juss)
참죽나무가 세 가지 색을 띠고 있다고 해서 삼색참죽나무라는 이름을 얻었다.
빨강 초록 노랑으로 잎 색깔이 일 년에 연이어 세 번 바뀐다.
'닛사나무'(Nyssa Sylvatica)
나무 가지가 우산처럼 아래로 향하는 수형 때문에
나무 아래 서면 밖에서 안을 잘 볼 수가 없는 나무.
요즘은 보나 안보나 지들 좋을 때로 할 짓을 합니다만
고전적인 연인들에게 인기가 좋은 나무란다.
초록에 그리고 봄비에 젖은 수목원의 망중한
블루베리 (Vaccinium corymbosum)나무
블루베리는 북미대륙의 몇 안 되는 토착 과일 중 하나.
선생은 생전 이 블루베리로 잼이나 술을 담가 먹으며 고향 떠난 향수를 달랬단다.
그래서인지 2002년 봄 그가 세상을 떠났을 때 이 블루베리는 꽃을 피우지 않았다네.
먼 타국에서 평생 독신으로 아름다운 수목원을 만들어 놓고 돌아가신 칼 페리스 밀러(민병갈).
선생의 이야기는 수목원을 둘러보는 내내 인간승리로 다가와 우리를 감동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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