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투아니아’ ‘빌뉴스’의 아침 거리 풍경.
패키지 여행지에서 아홉시 출발은 어디서나 느긋하게 아침을 맛볼 수 있어 좋다.
아침 식전에 산책을 나섰는데 숙소 바로 옆으로 엄청나게 큰 공원이 있어 한 바퀴 돌았다.
울창한 나무 사이로 지나는 산책로가 하나같이 한적하고 아름답다.
새들만 지저귀는 낯선 공원 아침공기가 얼마나 상쾌했던지.
‘리투아니아’ 공원 휴지통은 땅속에 있다. 눈에 안 띄니 그것이 꽤 괜찮은 아이디어다.
혹시 빠지지나 않을까 걱정이 되나 빠지면 쓰레기가 되니 본인 창피다.
인도에서 그리고 이탈리아 교황청 뜰에서 봤던 ‘메나’를 공원에서 만났다.
여기 북유럽에서 다시 보니 신기하고 반갑고 그랬다.
시간이 많아 정조준해서 잘 잡았다.
아침 식사 후 버스를 타고 북쪽으로 향했다. 달리는 차창 밖으로 건초 수확이 한창이다.
사진에는 안 보이지만 밭에서 일하는 인부들이 대부분 여자다.
거기다가 비키니 차림으로 일하는 처자가 있어 기함했다.
초여름 ‘발트해’의 농촌 풍경을 즐기며 북쪽으로 한참 달렸다.
리투아니아 국경을 넘어서 ‘라트비아’의 ‘바우스카’라는 도시로 건너왔다.
오전 관광 일정은 ‘라트비아’의 ‘베르사이유’라 부르는 ‘룬달레’ 궁전이다.
벌판에 외롭게 섰지만 매우 아름다운 궁전이었다.
이 건물은 18세기 중세 공국의 궁전으로 시작되어 갖은 풍상을 겪다가
지난 1970년대 초에 이르러 리모델링 후 박물관으로 용도를 변경하였는데
지금은 이곳 ‘바우스카’의 명물로 자리매김 후 식당까지 차리고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건물 외관을 보자니 본관과 정원 크기만 다를 뿐 ‘베르사유’ 궁전의 판박이다.
햇빛이 좋아하는 민족이라 그런지 유럽 정원엔 큰 나무가 없다.
오늘따라 날씨는 쾌청한데 관광객도 별로 없다.
솜사탕같이 꾸며놓은 나무가 정원에 줄지어 섰다.
아름답고 고급스러운 거대한 정원을 마음대로 돌아다니자니 왕이 따로 없다.
파란 하늘을 머리에 이고 포도 덩굴이 철망을 감고 자라고 있다.
부기에 두어 달만 지나면 멋진 포도 터널이 만들어지겠다.
‘룬달레’ 궁전 건설에는‘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겨울궁전을 설계한
이태리계 건축가 ‘바톨로메오 라스트렐리(Rastrelli)’가 참여했고, 그 외 ‘미하일 그라프’,
‘주키니’ 등 당대 유럽 유명한 건축가와 예술가들이 거들었다고 전한다.
인터넷 정보를 보자니 건물은 러시아 지배 당시 유명한 여제 예카테리나 2세가
자기의 남자 친구에게 선물로 주는 수모를 당하기도 한다.
궁전의 침실은 건물 한가운데 있다.
‘베르사유’ 궁전에서 본뜬 것이라고 하는데
왕이 잠자리에 드는 시간에 맞추어 특별한 행사까지 열렸다고 하네.
‘베르사유’ 궁전에서 700여 개의 방이 있다고 하는데 여기는 138개 방이 있단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궁전에는 뭔 방을 그렇게 많이 만드는지
왕의 욕심이 방마다 그득하게 보인다.
망루 지붕에 보금자리를 만든 황새 가족도 봤다.
그러니까 이 궁에는 황새의 방까지 치면 139개 방이 되겠다.
궁전에서 점심 후 발트 해안선을 따라 북쪽으로 향했다.
‘라트비아’의 최초 최대의 ‘가우야’ 국립공원에 속한 ‘시굴다’라는 마을에 도착했다.
풍광이 수려하여 ‘라트비아의 스위스’라 불리는 곳이다.
가이야 국립공원 내 ‘시굴다’ 지역의 '투라이다 성' 입구.
산이 보이지 않는 발트 삼국의 성들은 죄다 평지에 있고 크기도 다 고만고만한데
‘투라이다’ 성은 다른 성과 달리 언덕에 있어 그나마 성 기분이 난다.
사일로 같은 망루에서 내려다보는 경치가 일품이다.
이 성은 처음 1214년 리가의 대주교 거주지로 건립되었는데
이곳 원주민이었던 ‘리브인’들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성 역할을 잘 수행했고
지금은 주변과 잘 어울리는 라트비아 최고의 아름다운 건축물이 되었단다.
1776년 파괴되어 20세기 중반에 완전히 복원된 성이란다.
지금은 박물관으로써 많은 민속자료까지 전시하고 있다.
망루에서 내려다본 성과 주변 경치.
위로 보이는 강을 사이에 두고 적과 대치한 형태다.
성 입구에 있는 작은 교회.
생김새가 아메리카 개척시대의 청교도 스타일인데
뜻밖에 발트 삼국에서 제일 오래된 목조 교회란다.
이곳 기념품 판매장에 걸린 열쇠고리들.
중국 여행지에서 자주 봤던 것인데 여기까지 와서 걸렸다.
발트 삼국에서 제일 큰 ‘구트마니스’ 동굴의 위용.
그러나 동굴에 들어서자마자 깜짝 놀랐으니 맙소사, 저 모습이 입구이자 끝이다.
하기는 산이 없으니 골이 없고 골이 없으니 동굴이 있을 리가 없겠다.
‘시굴다’가 ‘라트비아의 스위스’라는 말은 누가 갖다 붙였는지
스위스의 산, 들, 강을 아무리 연관 시키려 해도
무엇 하나 연상 되는 게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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