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꾸를 데리고 가을이 한창인 인천대공원에 갔다.
맑고 싸한 공기가 우리를 맞는다. 어느새 가을이 깊었다.
수목원 곱게 물든 단풍잎이 햇살에 눈부시다.
얼마 가지 않아 뿌꾸가 벌써 혀를 빼어 문다.
날뛰느라 용을 써서다.
소풍 나온 꼬마들이 뿌꾸를 보고 달려든다.
엉킨 놈들을 간신히 떼어놓았다.
뿌꾸는 신이 났다. 거침없이 뛰어다닌다.
둥근 조각상들이 웃고
각진 조각상들이 '이놈' 하고 뭐라해도
뿌꾸는 끄떡도 안한다.
이리저리 날뛰다 한참 만에야 정신을 차린 뿌꾸.
우릴 보고 달려오는데 거의 공중을 난다.
‘해후’
잠시 후 둘 다 제정신으로 돌아 왔는데
때마침 제 또래 강아지가 한 마리 나타났다.
주인은 몰라라 하고 정신없이 수컷을 따라가는 놈을 간신히 붙잡았다.
뿌꾸가 이성에게 많이 굶주렸나 보다.
날고 뛰는 뿌꾸 덕에 두어 시간 호숫가를 거닐다 돌아섰다.
길가 빨간 찔레 열매가 오붓이 달렸다.
그런데 누가 한 알 땄네.
누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