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열한 시 ‘마추피추’ 행 기차를 타기위해 기차역으로 들어갔다.
알파벳만 안 보인다면 딱 우리 시골 간이역 풍경이다.
마추픽추로 가는 철로는 협궤에다 구간 거리도 짧은데 열차는 세 종류나 된다.
식사까지 제공하는 최고급 ‘하이람 빙엄’ 열차가 논스톱으로 지나간다. 기차 삯이 ‘꾸스꼬’에서 왕복 오백불이 넘는단다.
그리고 그 다음 등급 ‘페루레일’
그리고 우리가 타고 가는 905호 열차 ‘잉카레일’.
열차마다 비용은 좀 차이가 있으나 분위기는 다 거기서 거기란다.
운 좋게 맨 앞 칸 일번 좌석에 앉았다. 기관사 바로 뒤다.
협궤 위를 달리는 열차는 조심스럽다. 달리는 속도가 칙칙 폭폭 수준이다.
미지의 세계로 달려가는 기차. 은하철도 구구구를 타면 이런 기분이 들까 모르겠다.
그런데 마추픽추까지 계속 달릴 줄 알았던 기차가 갑자기 멈춘다.
삼박 사일 정통 잉카 트레킹이 시작되는 역이란다. 승객들이 꽤 내린다. ‘KM.82 역’ (쿠스코에서 82Km 떨어진 곳)
이곳에서 내리면 왼쪽으로 보이는 등산로를 따라 텐트에서 자고 먹으며 저기 삼천 사천 고지를 넘어
이천 팔백고지 마추픽추에 닿는 단다. 오 마이 갓.
우리는 언제나 우회하며 편안함을 쫓는 쪽이다. 기차는 협궤 위를 슬쩍슬쩍 비틀며 전진한다.
귀엽게 생긴 터널 아니 구멍을 지나며 폭폭 칙칙 기차는 달린다.
2010년 폭우로 마추픽추를 찾았던 수천 명의 관광객을 고립시켰던 바로 그 우루밤바 계곡.
지금은 맑은 물이 콸콸 흐른다.
깊은 산골 협곡에서 마주친 같은 회사 기차. 때가 때인지라 송구영신이 생각난다.
기차는 한 시간여 달려 종착지인 '아구아스 칼리엔테스'(Aguas Calientes)에 도착했다.
이 마을은 그러니까 마추픽추 오르는 베이스캠프인 셈이다.
소박한 ‘아구아스칼리엔테스’ 역 입구.
이제 길은 기념품가게로 들어찬 시장통을 지나 마을 중심과 연결된다.
‘아구아스 칼리엔테스’ 마을 중심가. 워낙 좁은 곳이라 마을 한복판이 열차 차량기지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고 ‘셔틀버스’를 타고 마추픽추에 올랐다.
'남아메리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페루, 마추픽추 2/3 (0) | 2013.01.03 |
---|---|
페루, 마추픽추 1/3 (0) | 2013.01.02 |
페루, '오얀타이탐보' (0) | 2012.12.27 |
페루, '우루밤바'에서 '오얀타이탐보'까지 (0) | 2012.12.26 |
페루, ‘우루밤바’ (0) | 2012.1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