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니아 수도 '티라너'에서 아침을 먹고는 5시간 넘게 북쪽으로만 달렸다.
피서차량으로 붐비는 해안가 도로를 따라 가다보니
석회암 산맥이 앞을 가로 막으며 '코토르' 이정표가 나타났다.
Kotor 5Km.
이곳에서 잠시 바닷가 구경하고 가자고 해변길로 들어섰다가
버스 설 곳이 없어 헛걸음을 했다. 피서 차량이 정말 대단하다.
그래도 이 좁은 길로 큰 버스가 지나갔다.
'코토르'는 기원전부터 사람이 모여 살기 시작한 곳이라고 전해오는 해변 마을이다.
높은 성벽안의 마을은 오직 문 하나로만 출입을 할 수 있다.
오즈의 나라 분위기가 나는 번잡한 코토르 성 입구 풍경.
행사가 있는지 여기저기 알록달록 한 것을 많이 붙여 놓았다.
역사가치가 대단한 유적지이지만 지금도 사람들이 잘 살고 있다.
중앙 광장에 자리한 이 성당은 마을 건물 중에서 맏형님 격인 '성트리푼' 대성당.
1166년에 처음 세웠다고 하는데 증개축을 거듭해
지금은 말쑥한 모습으로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다.
그 앞에는 상대적으로 작게 보이는 '루카' 정교회 성당이 있다.
중세 도시는 광장을 중심으로 중요 건물들이 한 꺼풀 싸고 그 다음 주거지가 있고
마지막으로 성곽이 모두를 에워싸고 있는 형태다.
중세에 지은 집들이지만 지금도 그때 그모습 그대로다.
하긴 돌로 만들었으니 혹시 허물어져도 다시 쌓으면 된다.
이곳 사람들 모습은 자체가 구경거리다.
관광객이나 주민이나 눈 마주치면 서로 웃고 지난다.
성 안에서 돌아다니다 문득 고개를 드니 절벽 같이 가파른 석회암으로 된 산등성이에 성이 있다.
얼핏 보면 보이지 않아 마치 보호색을 이용해 만든 것 같았다.
저곳에 오르면 코토르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는데 떠날 때쯤 발견해서 못 올라갔다.
여행은 사전 공부가 필요함을 다시한번 절감했다.
성의 남쪽은 제법 성 분위기가 났다.
성 외곽을 두른 해자에는 산에서 내려오른 맑은 물이 콸콸 흐른다.
날이 더워서 그런지 여기가 제일 인기가 좋았다.
골목을 걷다 고양이 무리를 보고 깜짝 놀랐다.
고양이는 원래 혼자 다니는 동물인데 그것 참 볼거리다.
성 밖으로 나왔다. 밖은 다른 아드리아해안의 도시처럼 바로 바다와 연결된다.
성 밖 광장은 햇살이 뜨거웠지만 크루즈 선에서 내렸는지
관광객이 많이 돌아다녔다.
작은 부두에 산더미만한 배가 있으니 더 크게 보인다.
돈만 내면 세계여행을 한 방에 해주는 배다.
코토르항은 아드리아 해 밖에서도 한참 들어와 있는 천연적인 항구다.
그래서 그런지 바다가 호수같이 잔잔했다. 이 아름다운 항구도시는 지난 1979년 대지진으로
건물의 70%가 무너지는 대재앙을 겪었다는데 어디를 봐도 지진의 흔적은 없었다.
점심은 전망 좋은 부둣가 식당에서 했다.
오징어 먹물로 지은 밥은 맛은 없었지만 분위기로 먹었다.
할 수만 있다면 다음에는 저 큰 배를 타고 와서 다른 걸 먹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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