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덥지근한 날씨에 집에 있기가 갑갑해 뿌꾸를 데리고 산책을 나섰다.
숲길 초입에서 마주친 다람쥐. 앗, 사람들이다.
꽃밭에 여름 꽃들이 한창이다. 꽃은 익숙한데 이름은 생소하다. ‘노비벨기아스터’(Aster novi-belgii)
‘루드베키아(Cone Flower)’. 해바라기와 코스모스를 더한 꽃.
단골 여름 풍경. 호랑나비와 참나리.
푹푹 찌는 습기 먹은 숲속을 한 바퀴 돌고 나오자 털 긴 뿌꾸는 초죽음이 되었다.
날아 갈 것 같던 기세는 다 어디로 가고 그 모습 가관이다.
시원한 그늘에 들어서자 급기야 배를 깔고 퍼지고 말았다.
'나 잡아 잡수'. 혀를 내밀고 헐떡이는데 뿌꾸 혀가 저렇게 긴 지는 처음 알았다.
‘물 줄 까요?’ 벌떡 일어서는 뿌꾸.
그늘에서 먹는 시원한 물 맛. 잠시 개와 사람은 한마음이 되었다.
팔랑거리며 날아가던 흰나비. 개망초 위에 앉았다. 여름이 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