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카이저 빌헬름 기념교회’ 저녁 풍경.
우리나라 남대문처럼 도로에 둘러싸여 섬처럼 고립된 오래된 교회다.
본당 건물은 2차 대전 때 연합군의 폭격으로 망가진 건물 옆에 신교회 건물을 세웠다.
60여 년 동안 상처 입은 몸통을 가림막으로 가리고 있는 원래 성당과
신축한 건물이 둘 다 엉거주춤한 모습으로 서 있어 이름이 났다.
베를린 관광 마지막 날 늦은 저녁을 먹고 호텔로 들어왔는데
호텔방은 어째 이리도 휑하게 넓은지 다시 밖으로 나갔다.
유럽의 거리는 해만 지면 적막강산이다.
아홉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지만 거리에는 사람 그림자도 없다.
별로 갈 곳 없는 우리는 거리에 앉아 외로운 불빛들과 친구했다.
쏜살같이 달려간 트램이 남긴 흔적도 담고
좍좍 갈라지는 가로등 불빛도 담으며 텅빈 거리에서 저녁을 보냈다.
트램이 지나간 10초의 흔적.
5초 동안 달려온 헤드라이트 불빛
다음날 아침 호텔 창밖. 아침에 창밖 바라보는 것은 습관이 되었다.
일주일의 반을 비와 함께 지내면서 생긴 버릇이다.
오늘은 버스타고 출발한 프랑크푸르트를 비행기로 되돌아간다. 동풍이 세게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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