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망디 해안가 ‘도빌’은 ‘옹플뢰르’에서 버스로 삼십 여분 걸리는 가까운 마을로
옛 마을 ‘옹플뢰르’와 달리 일 년 내내 국제적인 행사가 열리는
부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부자들을 위한 부자들의 도시다.
‘투크강’을 사이에 두고 ‘투르빌’과 마주한 이곳은
테니스,
승마
골프,
요트와 카지노 같은 갖가지 놀이 시설이 잘 갖추어진
휴양과 쇼핑, 스포츠, 게임, 공연을 한 번에 해결하는
토털 패키지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이름이 났단다.
오락과 레저를 겨냥해 만들어진 프랑스판 라스베가스인 셈이다.
'도빌’과 개천 하나를 마주하고 있는 ‘투르빌’의 카지노 호텔
원래 이곳은 허허 벌판이었으나 ‘투르빌’ 때문에 ‘도빌’을 건설했는데
지금은 ‘투르빌’을 제치고 더 유명한 마을이 되었다.
도빌 해안가에 즐비한 호화 맨션들.
여름철 휴양을 위한 파리부자들의 별장이라는데 여름을 빼고는 빈집이 많단다.
도빌의 랜드마크 ‘프롬나드 데 플랑쉬’(promenade des Planches)
우리말로 한다면 ‘나무마루 산책길’로 1923년에 만든 해변 방갈로.
관광 사진을 보면 건물 처마 위로 배우들의 사지을 죽 달아 놨던데 바람에 다 날라 갔는지 안 보인다.
대신 현관 나무 난간에 이곳을 찾은 많은 영화인들의 이름들이 씌어 있다.
서양배우에 관해서는 문외한인 이 몸이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
이곳이 세계적으로 그 이름을 알리게 된 것은 1966년판 영화 '남과 여' 때문이다.
우리에겐 주제곡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그
야릇한 제목으로 한 몫을 한 영화다.
2km에 달하는 도빌 해변의 장관.
이곳에선 매년 봄, 가을로 미국 영화제와 아시아 영화제가 열린다.
영악한 장삿속으로 열리는 이영화제에서 봉준호 감독의 할리우드 데뷔작인 ‘설국열차’가
미국영화제의 폐막작으로 상영되기도 했다.
아무튼 그냥 봐서는 별 볼 것도 없는 해변에서 증명사진까지 찍고 나니
나도 그 장삿속에 넘어간 사람 중 하나가 되고 말았다.
해변은 지금 손님맞이 준비가 한창이다.
트랙터들이 오가며 무지하게 넓은 모래밭을 고르고 있는데
성수기 때는 이 모래사장을 덮는 파라솔이 장관을 연출한단다.
모래사장을 나오며 건너다 본 이웃한 마을 '투루빌'(Trouville).
가운데 뻘건 지붕이 어시장이고 왼쪽이 시청사 건물.
'도빌'에서 점심을 먹었다. 이곳의 유명한 음식은 홍합요리란다.
대한민국에서는 개평으로 주는 홍합도 여기 관광객에겐 특식이 되는 거다.
여기저기 먼 나라 구경을 다니다 보면 참 별 것들 갖고 장사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홍합탕과 같이 나오는 거대한 감자튀김. 사람 생긴 것대로 논다더니 맛도 별로 없다.
이렇게 해서 오전에 벌써 세 군데의 관광지를 들렀다.
오후 여정은 ‘도빌’처럼 영화로 이름난 마을 ‘쉘부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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