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도 슬픔에 잠겨 나흘 내내 잿빛이다.
아파트 화단에 라일락이 꽃을 활짝 피웠다.
진한 라일락 향기 아래에서 슬픔을 느꼈다.
흐르지 못하는 눈물이 가슴속에 멍울진다.
4월 어느 봄날에 들이닥친 산 같은 주검 앞에서
산 사람들은 모두 죄인이 되었다.
우리는 이 죄를 무엇으로나 갚을거나.
자식 앞세운 저 부모의 새까만 가슴은
또 누가 위로해 줄거나.
기다림과 안타까움과 원망만 가득한 팽목항.
출렁이는 바닷물은 아무 말이 없지만
부디 살아나와 모두를 놀라게 할
기적의 생환을 우리는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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