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서 산지 십여 년 만에 처음으로 ‘원미산’에 올랐다. 떡갈나무 위로 쏟아지는 오월 햇빛이 눈부시다
오월 신록이 저 색깔임이 틀림없겠다.
산에 오르면서도 놓지 못하는 저놈의 스마트 폰
저 물건은 우리에게 과연 뭘까 늘 묻고 또 묻지만 답이 없다.
‘원미산’ 둘레 길에서 본 서쪽 방향의 ‘부천 리첸시아’. 부천에서 제일 높은 66층의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사는 사람은 어떤지 몰라도 일단 보기에 멋있다.
둘레 길 걷는 내내 짙은 아카시아향기가 따라온다. 아카시아 향을 맡으면 왜 그렇게 옛 생각이 나는지.
동구 밖 과수원길 노래 때문인가.
‘원미산’ 둘레길이 이리도 넓고 숲이 우거졌는지는 정말 몰랐다.
길가 ‘숲길은 산소 공장’ 이라고 써 놓은 안내판을 보고 숨을 크게 한껏 들이마셨다.
기분 좋게 길을 지나는데 새한마리가 휙 공중을 가른다.
무슨 새인지 궁금해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우리 텃새 ‘쇠딱따구리’다.
다른 딱따구리에 비해 크기가 작아 ‘쇠’를 붙여 ‘쇠딱따구리’라 했단다.
‘원미산’ 정상은 해발 168m. 정상에 있는 ‘원미정’에서 카메라를 들고 숨은그림찾기를 했다.
우리 집은 물론 우리가 늘 건너다니는 횡단보도까지 보인다. 이렇게 정다운 산을 여직 안 와봤다니...
‘부천 종합운동장’과 그 뒤 ‘도당산’이 바로 앞이다.
보이지는 않지만 저 산 너머에는 ‘백만 송이 장미공원’이 있다.
앞으로 보름만 기다리면 그곳에서는 장미향이 진동하겠다.
북서쪽의 ‘계양산’(395m)
‘윈미산’ 높이는 ‘계양산’의 반도 안 되지만 그 숲길은 계양산보다 백 배 더 좋은 느낌이다.
서쪽. ‘신흥로’ 따라 일렬종대로 늘어선 ‘위브더 스테이트’
그 뒤 멀리 보이는 산이 인천 효성동 ‘철마산’
남서쪽. 가운데 ‘부천역사’가 보이고 그 뒤는 '거마산'(205m)
남동쪽. 가운데 ‘유한대학’과 ‘성공회대학’ .
그 뒤는 ‘건지산’(134m)이고 더 멀리 ‘관악산’(632m)이 희미하게 보인다.
동남쪽. 앞이 ‘홈플러스 소사점’ 멀리 기다란 능선을 자랑하는 광명 ‘도덕산’.
동북쪽. 왼쪽부터 ‘남산타워’,
목동‘ 하이페리온’, ‘63빌딩’이 희미하다. 가운데 까만 점은 뭔지 모르겠다.
동쪽. 왼쪽 ‘한국아파트단지’ 뒤가 ‘온수산업단지’. 멀리 ‘관악산’ 앞이 금천구.
정남쪽. 오른쪽 건물이 ‘서울신학대학’,
앞이 ‘세종병원’. 그리고 뾰족한 ‘소래산’(299,4m)
한 눈에 담은 ‘도당산’. 그 뒤 멀리 일산 신도시도 보인다.
‘재선충’ 예방주사 맞고 있는 소나무씨. 사람 같은 소나무 형색을 보니 잊히지 않는 숲 얘기가 생각난다.
이제야 깨달은 인간들의 반성문, 즉 사람만이 잘난 세상이 아니라는 것.
늦었지만 세상 모든 동식물이 어깨동무하는 세상이 되자는 거다.
‘생태주의’라고도 부르는 언제 들어도 좋은 그런 사상이다.
아카시아 꽃 활짝 핀 사이로 들어난 벌건 흙길. 오랜만에 보는 원시 풍경에 맘까지 찡하다.
소비도시 부천에 이런 곳이 있을 줄이야.
계속 놀라는 나를 보고 둘레길 그늘에서 찔레꽃이 한마디 한다.
‘높은 산만 산이 아니로다. 산은 다 산이니... ’
헉. 원미산에는 찔레가 산신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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