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비죵' 마을 입구에 세워진 밀레의 그림 ‘만종’. 그것 참 크게도 세웠다.
사실 저 그림 진품을 처음 봤을 때 실제 크기가 작아서 깜짝 놀란 기억이 있어 큰 그림이 새삼스러웠다.
아무튼, 밀레 대신 그림이 우두커니 들판을 바라보고 있는데
이천 십 사년 삼월 하순 늦은 오후의 잘 일궈진 황토밭은 지평선이 보이도록 넓고 넓다.
들판에 서서 감회에 젖어들다가 생각지도 않은 꿩 부부를 봤다.
만종 속 부부가 환생을 했는지 별 희한한 일도 다 있다.
역광으로 본 밀레의 만종.
앞 동네가 ‘바르비죵’ 마을이고 오른쪽 들판이 밀레가 그린 ‘만종’의 그 곳이다.
어디쯤 성이 보이는 촌마을이려니 한 내 생각과 달리 ‘바르비죵’은 작고 꽤 현대적이었다.
마을 서쪽 한 편에 있는 '퐁덴블로' 시청. 말만 시청이지 오가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바르비죵은 마을 가운데로 지나는 도로 하나가 전부다. 길을 따라 카페, 레스토랑, 갤러리, 박물관이 알맞게 섞였는데
길가 벽에는 이곳에서 활약했던 화가들의 그림이 여기저기 걸렸다.
길가 많은 갤러리 중 어느 마당의 고목과 어울리는 조형물 하나.
건물 벽에 걸린 밀레의 이삭줍기. 이 건물은 당시 '바르비죵파' 화가들이 함께 활동하던 건물이다.
마을 중앙통 거리 풍경.
나무와 돌로 만든 알맞게 낡은 집들이 나름대로 옛 모습을 간직한 채 노인처럼 앉았다.
밀레의 아뜰리에 앞에 있는 멋스런 레스토랑 ‘만종’.
‘만종’ 이 저녁 종소리란 뜻이라는데 그림을 달리 해석하는 사람들은 죽은 아이를 위한 묵념이라고 하기도 한단다.
그리고 이 사진 한 장. 이것이 쇼윈도 속 그림인지 아니면 쇼윈도에 비친 반대편 거리 풍경인지
내가 찍고도 어떻게 찍힌 사진인지 구분이 안 간다.
사진도 그렇고 거리 갤러리 쇼윈도에 내건 그림들도 하나같이 밀레 분위기다.
땀을 흘리며 땅을 파고 곡식을 심고 거두는 농부의 삶.
심지어는 나무까지.
지금은 박물관으로 이름을 바꾸었지만 밀레가 살다 죽은 집이다.
밀레는 이곳에서 아홉의 식솔을 거느리며 죽을 때까지 농사도 짓고 아이도 만들면서 그림을 그리며 살았다.
밀레 집 쪽문. 일을 하면서 그림도 그렸다는 밀레. 쇠스랑을 들고 화구도 걸쳐 메고 저 문으로 드나들은 거다.
밀레의 이삭줍기 안내 그림.
대개 이런 풍경화들은 저 벌판이 아니라 이런 그림이 붙은 공동 화실에서 그렸다고 한다.
바르비죵 마을 남동쪽 끄트머리 '퐁텐블로의 숲'이 시작되는 지점.
이곳의 어떤 기운이 바르비죵파 화가들을 끌어 모았는지는 이곳에 와 봐야 알 수 있다.
'바르비죵'을 떠나며 차창으로 만난 자목련. 프랑스의 봄도 목련으로부터 시작 된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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