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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일기

소요산 산행 (중백운대까지)

by 조인스 자전거 2014. 11. 19.

사람 많은 것이 질색인 승호 해성이와 드디어 호젓해진 소요산을 찾았다.

 

 

 

 

11월도 중순을 넘어 하순으로 향하지만 우리처럼 게으른 단풍나무 하나가 빨갛게 우리를 맞아준다.

 

 

 

 

소요산은 단풍만큼이나 원효와 요석공주이야기로도 유명하다.

경상도 경산군 태생의 신라의 원효는 경기도와 인연이 깊다는데

그가 해골 물을 마시고 큰 깨달음을 얻은 곳이 경기도 화성 쪽 ‘당항성’이고 전국을 떠돌며 수행하다가

자리 잡고 수행한 곳이 여기 소요산 ‘자재암’ 부근이란다.

 

 

 

 

소요산 등산로는 대개가 불교 사찰인 ‘자재암’을 지나서 오른다.

따라서 사찰 입장료 천 원을 내야 한다고 들었는데 앞 선 사람들이 모두 그냥 들어간다.

괜한 소리였나 하며 지나는데 매표소 여직원이 뛰어나오며 돈을 달란다.

경기도 동두천 시민 또는 65세 이상 노인들만 무료란다.

 

 

 

 

매표소를 지나 ‘자재암’으로 오르는 고개 마루에 선 해탈문.

저 문을 통과 했지만 해탈은커녕 유 무료 입장객을 한눈에 구별하는

귀신같은 매표소 여직원의 매서운 눈초리가 아직도 생각이 난다.

 

 

 

 

산성 같은 분위기가 나는 스님들이 수행처 ‘백운암’.

행여 지나는 등산객들이 보일까 빈 곳 하나 없이 쌓은 석축이 오히려 아름답다.

 

 

 

 

낮은 언덕을 올라 작은 모퉁이를 돌자 나타난 작은 ‘자재암’.

원효가 맘속에 일어나는 욕정을 자재했다하여 얻은 이름이란다.

그리고 보면 자재하라 함은 모든 종교를 아우르는 교리임이 분명하다.

 

 

 

 

‘자재암’ 앞마당에 선 세 중늙은이. 남은 인생 부디 자재하며 살기를 빌며 찍은 증명사진.

 

 

 

 

‘자재암’ 앞마당에서 내려다 본 청량폭포. 2011년 쏟아진 폭우에 무너진 곳을 원형축대로 다시 쌓았는데

폭포와 어우러진 둥그런 석축이 그것참 아름답다.

 

 

 

 

원효의 수행 이야기는 대개가 우리에게 잘 다가온다.

당나라 행 해골 물도 그렇지만 이곳 ‘자재암’에 얽힌 이야기는 더 그렇다.

 

 

 

 

비가 거세게 내리는 어느 날 이곳 원효의 움막으로 여인이 한분 찾아온다.

오들오들 떨고 있는 비에 젖은 처자의 모습은 육감적이었다.

 

 

 

 

원효는 일갈한다.

"너는 도대체 어째 나를 유혹하는 것이냐?"

그러자 처자는 대답한다.

"호호호, 스님도 괜한 말씀을 어디 제가 스님을 유혹합니까?

스님이 저를 그런 맘으로 보시면서"

 

 

 

 

여인의 목소리는 귓전을 때리고 머리를 때리고 맘을 때리는데

서서히 정신을 차린 스님은 처음 빛을 발견한 듯 세상 모든 것이 명료해 졌다는 거다.

‘해탈’.

 

 

 

 

‘자재암’ 속 원효의 이야기는 재밌지만 ‘자재암’에서 이어지는 등산로의 조망은 빈약하다.

계속 숲만 보이던 마른 나무사이로 드디어 풍경이 하나가 보이는데 서쪽 방향의 ‘소요산역’이 있는 들머리다.

 

 

 

 

‘자재암’에서부터 계속된 오르막길이 끝나자 나타난 ‘하백운대’.

조망은 별로이나 탁 트인 빈 공간이 시원하다.

 

 

 

 

탁 트인 공간을 더 시원하게 만들어 준 풍경 하나.

잡다하게 써 논 계몽조의 문구를 그것참 통쾌하게도 뚫어 버렸다.

'해탈'

 

 

 

 

'하백운대'에서 이어지는 능선 길은 계속 이어져 ‘중백운대’로 향한다.

 

 

 

 

등산한 날 중에서 이렇게 좋은 날은 처음인 듯하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기온에 보이는 것들은 하나같이 깨끗한데

제법 가파른 능선을 따라 오르지만 말 그대로 어디 공중을 소요하는 기분도 든다.

 

 

 

 

'하백운대'에서 이어진 또 한 봉우리에 오르자 '중백운대'다.

바위 절벽가까이로 낙락장송이 집단을 이루었는데 하나같이 멋진 풍채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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